좋은 사람이 있다.
자주 만나지 못해도
마음은 자주 통하는 사람이 있다.
좋은 사람이 있다.
가끔 생생히 떠올랐다 아련히 흐려지는
또 다른 나 같은 사람이 있다.
좋은 사람이 있다.
몇 마디 안부에도 인생 전부를 회상케 하는
그림보다 더 그림 같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그런 사람이 있다.
문득
그 사람이 그립다.
인연은 필연이든 우연이든 늘 오고 간다.
인연에도 좋고 나쁨이 있다지만
흘러보네야 할 인연이 아니라면
그만을 위한 작은 공간에 소중히 담는 것은
오늘 내게 온 인연에 대한 가장 귀한 배려다.
좋은 인연을 마주할 때
손가락 끝에 그 사람의 향기 닿아
되도록이면 오래 기억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 그런 사람을 만났다.
수연무착(隨緣無著)이란 말이 있다.
인연에 자연스럽게 응하되
집착함 없이 하라는 말.
오늘 내게 온 이 연을 구속함 없이 대하려 한다.
가벼운 안부가 기쁨이 되는
하늘하늘 바람처럼
집착함 없이 오랜 머묾 없이
서로의 그리움에 응하려 한다.
그리하여 오래오래 그대 곁에 머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