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시 일으키는 주문
배달을 긴 시간 이어서 하다 보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칠 때가 있다.
특히 늦은 밤이나 체력이 고갈된 날에는
네비게이션 안내만 기계처럼 따라가며 달린다.
눈앞의 길은 익숙하지만,
머릿속은 뿌연 안개처럼 멍하다.
그러다 문득, 말이 힘이 될 때가 있다.
몸이 피곤한 날일수록
머릿속이 텅 비는 날일수록
나는 입으로 소리를 낸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앞에서 우회전, 우회전! 그 다음 직진, 직진~!”
길을 잘못 들면 한참을 돌아가야 하는 지역에서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 입으로 반복한다.
혼잣말이지만, 생각보다 또렷하게 다가온다.
멀티 배달을 할 때면 더 분주하다.
어떤 메뉴를 먼저 전해야 하는지 실수하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읊조린다.
“족발 맛있겠네~ 족발, 족발.”
특히 콜라, 커피처럼 음료가 포함된 경우,
차에 두고 내리기 쉬워 더 집중해서 말하게 된다.
“콜라~ 콜라 챙겨야지.”
처음엔 실수를 줄이기 위한 습관이었는데,
점차 그 말들이 내 몸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었다.
그렇게 종종, 나는 랩퍼 또는 트로트 가수로 변신한다.
가장 확실히 체감되는 순간은,
음식을 배송지에 내려놓고 다시 주차한 차로 돌아갈 때다. 이때가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마지막 구간인데,
피곤하면 본능적으로 걸음이 느려진다.
그럴 때면 다시 말한다.
“뛰어!” 또는 “자, 뛰자 뛰자~”
예전엔 다그치듯 외쳤지만,
요즘은 마치 함께 일하는 파트너를 다독이듯 말한다.
“자, 힘내자. 한 번 더.”
그런 말 한 마디에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웃기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입 밖으로 꺼낸 말은 생각보다 더 가까운 힘이다.
마음속으로만 하는 다짐은 흐릿해지지만,
입으로 내뱉는 말은 진동이 되고, 리듬이 되고,
어느새 행동이 된다.
중요한 건, 내 귀에 직접 들리게 말하는 것이다.
생각으로 머물면 스쳐 지나가지만,
입으로 하면 내 것이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말한다.
“할 수 있어.”
“괜찮아.”
“자, 다시 한 번.”
그 말들이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