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상영 Aug 12. 2021

홀로 걸으라

셋넷 여행 이야기 11 :낙푸르가는 길


23일 아그라     

  오토릭샤

인도 오토릭샤는 폭죽을 닮았다.

약속된 목표를 한 순간으로 좇아가는 짜릿함과

예측할 수 없는 야한 성질과

길들임을 거부하는 거침없는 질주까지

인도의 오토릭샤는 폭죽을 쏘옥 빼닮았다.

   

24일 낙푸르 가는 길     

  종교

태어나고 살고 죽음에 이르니

나를 사로잡는 신은 

나(우주)를 탄생(브라흐마)시키고 유지(비슈누)하고

해체(재창조-시바)시킨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3억 3천의 신들이 정답게 얽혀 있구나

(다신론적 일원 신앙-힌두교)

오래도록 살고 싶지만 결국 죽음에 다다르니

선(데바)을 그리워하며 악(아수라)과 기꺼이 동행한다 

벗어날 수 없는 아름다운 대립

아득하게 이어온 숙명적인 투쟁이어라     

 

  모순

인도 사람들은 금욕적이면서 에로틱해.

무지 속에 살며 무지를 숭배하고 

무지를 뛰어넘으려고 무모하고 뻔뻔스러워.

주저하지 않고 더럽히고 거침없이 파괴해. 

자신들을 지켜주는 시바신에 대한 대책 없는 믿음 때문일까 

정화되고 재창조되는 운명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아. 



* 셋넷 여행 이야기는 꼰대 교사의 여행일기다. 여행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감상은 기대하지 말기를... 첫 번째 이야기는 고향을 떠나 아직도 기나긴 여정을 마치지 못한 셋넷 졸업생들을 무작정 찾아갔던 교사 일기였다. 2008년 유럽여행은 오원환 감독(현 군산대 교수)이 로드무비 다큐영상으로 기록했고, 2009년 인도 여행은 졸업생 광혁(당시 재학생)이가 악전고투하며 영상에 담았다. 셋넷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2009 인도, 길 위의 기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