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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영 Sep 16. 2021

홀로 걸으라

셋넷 여행 이야기 17 : 병사의 휴식


2월 4일 타밀 지역 트리찌 가는 길 

    

  인도 뮤직비디오

쫄라왕조 사원 신비함에 흠뻑 취해 

발리우드 뮤직비디오를 본다.     

과도한 감정표현 

유치하기 짝이 없는 동작의 연속

자극적인 색상의 난무

떼 지어 화면을 메우는 군중들

반복되는 강렬한 비트의 연속     


상상을 비웃는 황당함에 허탈하던 찰나

거대한 남근상 신에게 온 삶을 바치던

수천 년 광란의 몸짓들이 다투어 당도한다.

하늘님 찾는 비루한 존재들의 아우성, 

미움을 모르는 몸짓, 빈부귀천 뒤섞인 냄새들이 

먼지처럼 아우성치며 온몸으로 파고든다.     


제국 채찍과 탐욕의 올가미에 굴하지 않는

위대한 인도의 힘이여 

편견에 사로잡힌 내 오감을 해체하라.

자본주의 낙원에서 추방된 

가여운 로컬버스조차 덩실덩실 막춤을 추는데

어찌할꼬, 내 어여쁜 꼬리뼈!      


2월 6일 마람뿌람버럼     


  시간

달빛, 뱅골의 바다는 

잠들지 못한다. 뒤척이며

파도, 세상의 배들은 

늙고 지쳤다. 병사의 휴식*

남인도의 깊은 밤.     


태양, 천 년의 바위는 

여전히 관능적이다. 꿈틀대며

바람, 따밀의 사랑은 

먼 시간 여정에도 찬란하다. 

신들의 늠름한 한낮.      


*로슈포르의 소설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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