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리 Mar 14. 2020

달리기에 시간 내어주기

2020.3.13.

달리기를 시작한 지 일주일. 드디어 후반으로 갈수록 페이스가 빨라지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은 뛰다가 사지에 힘이 빠져서 결국 중간중간 걸을 수밖에 없었는데, 오늘 달리기 막판에는 정말 힘이 빠졌는데도 팔다리가 저절로 움직이는 경험을 했다. 계속하다 보면, 이번 달 말에는 느리게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달릴' 수 있을까?


일주일쯤 되자 슬슬 출처 모를 짠순이 마인드가 고개를 들었다. 이제 집에 가서 씻고 옷 갈아입고 나면 금방 저녁 무렵이 되어 있을 거야. 이렇게 매일 황금시간을 달리기에만 쓴다고? 아깝지 않아?


이래서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게 힘들구나. 새 습관을 만들려면 내 일상의 시간을 일부 내어줘야 하는데, 나는 매번 그게 초조하고 불안했다. 학생이나 직장인일 때는 늘 우선으로 둬야 하는 일이 있었으니 그렇다 치고, 대체 지금 달리기 같은 좋은 활동에 내 시간을 내어주지 못할 이유가 뭐야. 글은 아침에도 저녁에도 새벽에도 쓸 수 있어. 초보 러너에게는 가장 따뜻하고 밝은 시간을 내어줘야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일부러 만들려고 할 정도의 좋은 습관들은 늘 번거롭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30초 이상 정성스레 손 씻기, 종이컵 대신 머그컵 쓰고 설거지하기, 벗어둔 옷은 바로 제대로 걸어두기, 매일 일기 한 편 쓰기, 한 달에 책 한 권 이상 읽기 등등. 뭔가 더 편해지는 방향으로는 사실 굳이 노력을 할 필요도 없으니까. 씻고 정돈하고 공부하고 운동하고... 그런 것들을 굳이 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삶은 '편해' 지겠지만, 동시에 가라앉는다.


내 삶에 습관 하나를 더 들이려면 시간 활용에 신경을 좀 더 써야겠다. 그러니까 당분간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목표를 추가한다. 아, 오늘은 벌써 새벽 한 시네.

매거진의 이전글 합니다 북토크 넷이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