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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리 Mar 25. 2020

힘껏 움직이기

2020.3.24.

달리기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제는 5킬로미터 달리기가 부담스럽지 않다. 들쭉날쭉하던 페이스도 점점 고르게 정리되고 있다.


나는 요가나 필라테스, 홈트레이닝 같은 운동들을 좋아하지만 달리기에는 그런 운동들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힘껏 움직일 수 있다는 것. 몸이 앞으로 나아간다는 쾌감 자체가 강력한 보상이다.


달리기와 걷기의 차이는 두 발이 모두 땅에 닿는 순간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서부터 매번 내 몸이 땅에서 완전히 떨어지는 순간을 의식하며 달린다. 오른발로 땅을 디뎌 허벅지 힘으로 나를 공중으로 띄워 올린다. 왼발로 착지해 다시 한번 나를 띄운다. 오롯이 내 혼자 힘으로 위로 떠오르고 앞으로 나아간다.


회사를 다니면서는 항상 내 몸이 너무 피곤하거나 무리하지 않도록 보호하기 바빴다. 그런데 이렇게 숨이 가쁘고 땀이 흐르고 열이 오를 수 있는 몸이었구나. 달리기가 거의 끝나갈 때면 그동안 아껴 뒀던 힘을 모두 풀어 달린다. 도착지점이 보일 때까지 '힘껏'. 그 순간이 가장 기분 좋다.


이렇게 힘껏 움직일 수 있는 몸이라는 걸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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