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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리 Jun 28. 2020

일은 그저 일이라는 위악

20.6.28.

왜 회사는 나를 그토록 어쩔 줄 모르게 했던 걸까. 일은 일이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그저 일일 뿐이기도 하다. 그걸 알면서도 자꾸만 치우친 말을 내뱉다 보면 앞뒤가 맞질 않았다.


회사를 다니는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푸념의 끝은 늘 모르겠다, 로 끝났다. 객관적으로 보면 회사ᅳᆯ 다니면서 퇴근 후에 사이드 프로젝트 착착 하면 되는 상황인데 왜 불만스러운지 정말 알 수 없었으므로.



마지막으로 기자에 미련을 가졌던 건 2018년 상반기. 여느 때처럼 시사 공부 따위 하지 않고 있다가 허겁지겁 서류를 썼다. 운이 받쳐줬는지 2차 면접까지는 ᅩᆯ라갔지만 거기까지였다. 당연한 결과란 걸 알았다. 필기나 1차 면접은 운과 임기응변으로 될지 몰라도 고차면접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게 아니었으니까. 그때 ᆮ은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기자를 포기할 마음. 면접을 준비하면서 내게는 더이상 기자 공채를 뚫을 텐션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 다른 하나는 같이 면접 스터디를 했던 사람들. 정확히 말하면 같이 떨어진 사람들(...) 그들은 나중에 다른 기자 공채에 붙었다. 그새 기자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시작한 사람도 있다. 오늘은 그들을 만났고, 각자의 직장에 적응해가는 그들의 고민을 들었다. 원래 그런 거라는 말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다. 각자의 고난을 뭉개뜨리고 싶지 않았다. 힘들지, 말고는 그들에게 건넬 마땅한 말을 찾지 못했다.


일은 그저 일이라는 말은 조금 위악적이라서 정확하진 않다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하고 싶어 시작한 일에 깔려 의미는 개뿔 다 허무해지는 느낌도 알긴 하니까. 아무 말도 건넬 수 없었다.


그저 각자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길밖에 없을까?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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