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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리 Nov 27. 2022

토스 '유난한 도전'에서 꼽아본 4개의 장면

토스 책 다 읽었다.


나는 사실 토스를 거의 안 쓰는 편인데도 책에 나온 굵직한 성공 사례들을 다 알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그만큼 지난 몇 년간 토스가 우리 사회에서 화제의 회사였다는 거겠지.


챕터가 바뀌면서 해당 챕터의 주요 인물을 묘사하는 대목들이 좋았다. 이승건 대표 시점으로만 쓰였다면 다 못 읽었을 것 같다.


토스가 간편결제로 돈을 벌 수 없다는 걸 깨닫던 순간, 토스가 100명 규모로 늘어나면서 기존 문화를 잃을 위기에 처했던 순간, 토스대부를 접어야 했던 순간, 토스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던 순간 등등... 책에 묘사된 토스의 중요한 순간들마다 주인공이 다 달랐다.




가장 재밌었던 장면을 몇 개 꼽아 보자면,


(1) 2014년 카카오가 '뱅크월렛 포 카카오'를 내자 이승건 대표가 즉각적으로 '토스를 포기하자'라고 반응했다는 장면.


책을 읽어 보면 토스가 생각보다 더 카카오를 끊임없이 의식하며 성장해 왔음을 알 수 있는데, 잠시나마 카카오에 '알아서 기자'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니 지금의 토스나 이승건 대표의 이미지를 생각해 보면 정말 놀랍다. 심지어 '당시 여자친구'의 조언으로 마음을 돌렸다는 내용을 공개한 것까지... so 파격적이다.


팀원들은 이대로 끝낼 수 없다며 반대했지만, 당시 이승건의 심리 상태는 '알아서 기자'에 가까웠다. (57쪽)


(2) 대출비교 서비스가 폐기된 이후 대출 광고 배너를 시도하는 장면.


대출 광고 배너를 하자는 제안에는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사용자 경험을 해치고 가치를 제공하지 못할 것 같다는 게 그 이유.


하지만 막상 실행해 보니 달랐다. 사실 사용자들은 대출을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조차 몰랐기 때문에 배너 광고로도 분명 가치를 줄 수 있었고, '대출 하면 토스'라는 인식도 줄 수 있었다고. 당시 격렬하게 반대했던 한 구성원은 공개적으로 사과하기까지 했다고.


고객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로, 우리끼리 생각하는 '좋은 제품'에 대한 기준만 높았던 거예요. (134~135쪽)


(3) 토스 디자인 시스템(TDS)을 구축하는 장면.


2018년 성장세가 주춤한 토스는 앱 디자인과 기능을 정렬하기로 했고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실 나에게 토스는 항상 'UX가 탑티어인 스타트업'이기도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얼마 되지 않은 면이라는 게 놀라웠다.


올해 토스가 이모지 폰트를 내면서 생긴 논란에 대해 기사를 쓰기도 했는데, 이 파트를 읽으니 왜 토스가 굳이 이모지 폰트까지 내려고 했는지 더 확실하게 이해되는 기분. 그리고 왠지 '유난한 도전' 책 표지도 토스 디자인 시스템에 맞춰서 만든 거 아닌가 싶어졌다. 제목 폰트는 토스 프로덕트 산스인 것 같고.....(유난한 인간들 같으니라고...)

(cf. 토스의 이모지 폰트가 논란이 된 이유)


토스팀의 무게추가 사용자경험을 향해 기울고 있었다. (183쪽)


(4) '친구를 초대하면 나도 5000원, 친구도 5000원' 이벤트를 '친구에게 5000원 보내기'로 바꾼 장면.


소비자들에게 가는 보상의 총합이 줄었으니까 이상한 결정 같지만 사실 사람들은 '내게 이득이 되는 일을 친구에게 부탁하는 것'보다 '친구에게 이득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을 더 쉽게 느끼므로 더 효과가 좋았다고 한다. 비용이 반으로 줄어드는 것은 덤.


이렇게 잘 안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잘되는 것들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찾기는 어렵지만 한 번 찾으면 임팩트가 매우 크기 때문이에요. (158쪽)




외부인 시점에서 읽기에는 정보량이 좀 너무 많 한데, 토스를 열심히 분석하고 싶은 사람에게 라면 더없이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다. 나도 발제 거리 두 개 건졌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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