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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상용 Jan 07. 2022

[엄상용 칼럼] 어느 축제감독의 채무(?)

행사대행사 협력회사라고 한다. 혹자들은 시스템, 장비 회사 등으로 칭하기도 하고 마땅한 명칭이 없어서인지 그냥 협력회사라고 한다. 협력업체보다는 협력회사가 바람직한 명칭이다.


21년 2월부터 한국방송문화기술산업협회(구: 한국방송문화기술인협회)의 회장을 맡게 되어 소위 협력회사 대표들의 얘기를 심도 있게 들어본다. 대학졸업하고 바로 이벤트회사, 광고대행사를 거쳐 ‘이벤트넷’으로 독립하여 지속적으로 업계를 봐왔지만 협회장으로 회사의 사정을 들어보니 좀 더 깊숙한 내용을 듣게 된다.


한 마디로 ‘심하다’는 표현이 옳다. 어느 업계나 마찬가지겠지만 부채 문제 등 참으로 도의에 어긋나는 경우가 참 많다. 이런 환경에서 꿋꿋이 사업 활동을 하는 무수한 회사의 대표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이름만 대면 아니, 이내셜만 대도 금방 아는 유명한 축제감독이다. 사업을 하다보면 빚을 질수도 있고 채무가 있을 수 도 있다. 소위 부채 없이 사업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여하튼 사업에 따른 사정상 어느 정도의 통념상 인정범위는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런 마음이 없는 것 같다. 예를 들어 1만원의 채무관계가 있다. 내가 당장 돈이 없거나 변제할 마음이 ‘1’이라도 있다면 소액이라도 조금씩 갚아 간다. 일부 부도 혹은 망한 회사의 경우도 대표가 변제의사를 밝혀서 변제 혹은 탕감하겠다고 하는 약속을 했다는 얘기는 가끔 들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마음이 전혀 없다.


유명한 감독이다. 만약에 해당 되는 회사들이 약간의 독한 마음만 먹는다면 이 감독이 일하는 지자체에 내용증명 한 통이면 해결될 수도 있다. 물론 전액은 못 받지만 일부라도 변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일종의 악성 채무인 것이다. 모 회사 대표의 말이다. ‘생각 같아서는 얼마 전에 일했던 모 지자체(전라도)에 직접 전화를 해서 사정을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지만(의외로 협력회사 대표들, 순한 분들이 많아서 이러지는 않는다...) 더 괘씸한 것은 채무변제에 대한 얘기가 아예 없다는 것이다.


이름만 대면 아는 감독, 이름만 대면 유명한 축제의 감독을 맡아서 신문에도 나고 본인 SNS에서도 자랑삼아 얘기를 한다. 참으로 똑똑하고 감각적이고 명문대학을 나온 사람이다. 그럼에도 나 몰라하고 과거의 빚은 과거 일뿐~ 으로 일축하고 있다.

비단 위에서 얘기한 그 회사 대표 뿐이 아니다. 소위 협력 회사인 음향, 조명, 무대, 제작/렌털 등등 미수금이 즐비하다.


만약에 이들이 약간의 변심만 한다면 아마도 이 축제감독 매장 시키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최악의 방법을 쓰지는 않는다. 돈도 중요하지만 그 축제감독의 인생을 박살 낼 만큼 독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 이벤트넷 익명게시판에 이니셜만 올려도 바로 해결이 될 것이다.


부탁하고자 한다면, 물론 나는 그 협력회사와 무관하다. 다만, 어느 정도 양심과 상도의가 있다면 미수금에 대한 해결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해당 회사 대표와 상의라도 하는 최소한의 예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 회사는 오늘 같은 강추위에서도 본연의 업무를 위해 작업을 한다.


제발 전화라도 해서 ‘미안하다’라는 말이라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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