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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찌네형 Nov 22. 2019

다음 세대엔 좀 변하면 안될까?

그 첫 번째는 결혼문화 및 육아문화

신경 써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보고 싶지도 않은 남의 눈치와, 혹 나를 향해 곱지 않은 말들을 하고 있을 것만 같은 시선들로 인해, 나는 참 피곤한 시간을 보내왔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고 본다.

비단 나뿐이 아니고,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이라면, 또한, 동시대를 사는 남자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 봄직한 일들을 적어본다.


참고로 동시대의 남자라고 한정한 이유는, 내가 여자가 아님으로, 천리길과 같은 여자분들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 없음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


1. 결혼문화


대한민국의 결혼문화는, 내가 결혼하는 것도 스트레스지만, 남의 결혼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가 너무 많다. 결혼 전에 챙겨야 하는 문제는 너무 복잡하고, 뭐하나 넘어가려 하면, 그 마음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둘 간의 결혼인 것을, 집안문제까지 크게 되어, 때로는 난처한 상황도 자주 벌어지곤 한다.


한 가지만 분명히 하자면, 결혼은 결혼 당사자들이 가장 행복해야 하며, 그 둘이 행복하다고 한다면, 주변의 그 모든 것들은, 그게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 둘의 판단에 맡겨놓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또한, 당사자들도 결혼을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최대한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불필요한 사항은 최대한 없애고, 가장 필요한 것들에만 집중해야 하겠다. 누가 누가 뭘 했고, 어딜 다녀왔고 하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정말 둘만을 위한 행복한 시간이 되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래도 한번 하는 결혼인데..]라고 생각하며, 내 모든 걸 쏟아부어봐야, 결국 한번 하고 끝나는 것이다.

그 한 번에 치르는 정신적, 물질적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아, 그로 인한 다른 기회비용을 놓칠 수 있다.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복잡한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비용 또한 뭘 하던지 만만치가 않다.

결혼 후에 보지도 않을 웨딩촬영은 어떠하며, 어디에 두었는지 알지 못하는 한복에 수십 수백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 어디에 쓸지 알지 못하는 패물들이나, 값어치가 의심되는 비싼 웨딩드레스에 쓰일 돈으로, 집과 같은 한번 쓰고 버려지지 않는 것들에 힘을 모으는 게 좋을 수 있다.


결혼 본식은 어떤가.

주례는 어떻게 할지, 축가는, 친구들은 많이 올지 안 올지를 걱정하여, 주례나 심지어는 친구들도 돈으로 산다는 말이 있었지만, 정작 그런 결혼식은 30여분남짓,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다들 기억 속에 남아있을까 의문이다.


한동안 스몰웨딩이 업계 화두처럼 되다가도, 다시 사람들의 눈치가 있는지, 예전만 못한 느낌이 든다.

내 사촌동생은, 2일을 줄 서 양재 시민의 숲의 무료 야외 결혼식장을 빌렸으며, 드레스부터 신부화장까지, 모든 결혼식 비용을 아끼고 아껴서 더 나은 미래에 투자한 경우인데, 나는 그런 동생과 제수씨의 판단, 그리고 양가의 결정이,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하는 결혼문화라고 생각한다.


우수겟소리지만, 한 번은 결혼식장 옆에 마련된 [정산소]를 들어간 적이 있었다. 식대를 계산하는 곳인데, 결혼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보통 식대는 현금으로 계산한다. 나는 계수기에서 끝없이 돌아가는 돈들을 보며,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예식장이 가져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렇듯, 내가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결혼식은, 한마디로 너무 피곤하다. 결혼식을 하는 나도 그렇지만, 주말마다 식장을 찾아다녀야 하는 하객들도 피곤하긴 마찬가지이다. 과연 어디까지 가야 하고, 또 얼마를 내야 하는 것일까 하는 고민, 누가 얼마를 내서 나도 얼마를 내야한다는 보이지 않는 통념과, 그 돈을 주고 몇명이 밥을 먹고 갔네 마네 하는 결혼 이후의 서운함들은 여전히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2. 육아 문화 


육아를 굳이 문화라고 생각하는 것은, 임신 이후의 대부분의 패턴은 정해져 있지 않나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한민국에서 육아가 힘든데, 그 외에도 육아를 준비함에 있어, 너무 지켜야 할 것들 <?>이 많다.


그리고, 이건 전적으로 남성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여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말들일 수 있다.


우선 임신을 하게 되면, 남성들은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잘 모른다. 그저, 어느 드라마에서 본, [먹고 싶은 게 있을 때, 밤낮을 구별 말고 사다 줘야 한다]라는 거라면, 남성들은 [근데 왜 그래야 하는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최대한 구해오려고 노력할 것이다. 여성들은 특히 임신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남성들의 작은 [엇박자]에도 크게 반응할 수 있고, 문제는 그 반응이 평생을 간다라는 상식은 익히들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힘들 때, 남편이 도와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기억에 오래 남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인 육아분위기를 넘어, 꽤 오랫동안 한국사회에 육아와 관련되어, 나는 다음세대에는 물려주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다.


적당히 배가 불러오면, 남성들은 그 뜻도 분명치않은 태교여행을 준비해야 한다. 누군 어딜 다녀왔다더라...라는 말들은 육아카페나 주변친구들을 통해 습득되고, 그렇게 다들 간다고 하는 오키나와나 괌, 사이판, 멀게는 하와이를 다녀온다. 물론 제주도를 포함 국내여행도 많지만, 왠지 대다수 사람들이 외국을 선호하는 것 같다. 


대한민국에는 산후조리원이 있다.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이렇게 대중화 된 것은 대한민국에만 있다. 물론, 아이를 낳은 여성입장에서 산후조리원은 편한 공간임에 틀림없고, 힘들어진 몸을 추수리기에 이 만한 공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산후조리원의 시스템은 조리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아이를 낳은 이후, 아이를 분리시키는 것에 대해 이질감이 있었다. 힘든 산모를 편하게 하고자 하는 조치라 생각하면서도, 아이를 볼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한다던지, 시간을 정해 아이를 산모가 있는 방으로 데리고 가고, 또 시간이 되면 데리고 나오는, 그런 시스템에 뭔가 이상했다. 흔히 말하길, 생후 아이와 엄마와의 유대관계는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중요할텐데 말이다.


대부분 2주간의 산후조리원을 끝내면, 집으로 산후조리사를 보통 2주정도 고용하게 된다. 원래는 친정엄마가 와서 봐주는게 일반적이라는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 있을테니, 통상 친정쪽에서 사람을 붙여준다. 같이 숙박하면서 돌봐주는 형태가 있고, 월~금 또는 월~토 등, 그 시간과 서비스는 비용에 비례해 다양하게 제공된다.  


아이들의 물건들은 어떻고, 먹는것들은 어떠한가. 인터넷을 통해 전해지고 알려진 내용들은, 마치 나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하는 건 아닌가 한다. 한국에 안팔면 직구를 해서라도 구입해야 하고,  그런 제품이 아니면, 큰일나는것 같은 분위기로. 심지어는 나때는 기저기 가방으로 영국모 회사의 가방을 사야하는것만 같은 분위기가 돌아, 어딜가도 그 가방을 메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모든 것을 돈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럼 당연히, [그럴거면서 결혼은 왜 하니? 애는 뭐하러 낳니?]라는 반발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유도 알지 못하는 태교여행과, 계속 고급화되어 부담만 쌓이는 산후조리원과 육아물품들은 분명 한번 집고 넘어가야 하는 사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산후조리원과 같이, 산모를 위한 서비스가 필요하다면, 그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부담이 되는 것도 현실이다. 출산율도 한없이 떨어지는 요즘, 지자체가 돈으로 지원하는 것 보다, 좀 더 합리적이고 산모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해보면 안될까? 선심성 공약들만 뿌리지 말고 말이다.   




결혼도 그렇고 육아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행복해야 할 시간이며, 가장 편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는 해야하는 거니야? ]라고 서로에게 당연하듯 말하는 것 보다는, [왜 그렇게 해야하지. 남들이 다 하니깐, 우리도 그렇게 해야하나?]라고 한번쯤 생각해 봄직 하지 않을까 한다.


나는 이렇게 지금의 사회에 씌여져 있는 보이지 않는 틀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또는, 그 필요성은 인정하되 최대한 합리적으로, 그래서 그로 인한 사회의 불편이 없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냥 이유도 모르고 지켜야 하는 것들, 해야하는 것들이 아직도 사회에는 너무 많이 남아 있는게 아닌가 하고, 정작 그로인해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그냥, 이해력이 부족한 나만의 생각인 것일까 하는 자책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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