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의 입장에서 바라본 어도어의 민희진

by 하찌네형

우선, 나는 민 씨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녀는 그녀에게 주어진 일을 아주 충실히 해냈다. 이에 대한 개인의 프라이드는 높아졌고, 그녀에 대한 회사의 대응도 분명 높은 대우를 해주지 않았을까 한다. 뉴진스의 시작과, 그리고 지금의 뉴진스를 바라본다면, 내가 민희진이라 해도, 이 세상에 나에게 뭐라고 할 사람이 없을 정도로, 나는 잘하고 있다 스스로를 평가할 것이다.


그러나, 민희진도 회사원이다. 아무리 어도어라는 레이블의 대표를 맡고 있다 하더라도, 누군가에게서 돈을 받고 일을 하는 피고용인일 뿐이다. 나는 민 씨가 너무 훌륭한 나머지, 이 점을 간과한 게 아닌가 싶다.


회사에서 굉장히 열심히 일하는 사람,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내는 사람들에게 있어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그건 본인이 같은 집단에서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갖는 것 자체는 무리 없다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누가 무슨 일을 어떻게 지시하던지 간데, 다른 어느 누구보다 성실하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누가 그에게 비난을 하겠는가. 다만, 그게 과하면 그저 [잘난 놈]으로 끝난다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결과가 좋아도, 그냥 잘난 놈으로 치부되 버린다면, 그 말로는 분명하다. 누군가와 갈등을 빚게 되고, 그로 인해 의도치 않은 오해과 비난이 쏟아진다. 좀 더 나아가자면, 더 이상 회사에서 일을 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 나는 그런 경우를 너무 많이 봐 왔다.


내가 쓰는 회사에 대한 글의 대부분은 이런 식이다. 회사에서의 나잘란이 되어 버리면, 그 즉시 축출 당한다. 이건 일을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고용주라면 이라고 생각해 보면 된다. 너무 일을 잘하는데 싹수 없다면, 내가 지시하는 내용에 사사건건 반대를 한다면, 나는 어떨까. 그래서 그 반대했던 내용이 아무리 잘 된 결과를 가져온다 한들, 나는 심기가 불편하다. 아마 대다수의 윗사람 <?>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진급도 그런 일을 잘하는 사람보다는 나와 합이 맞는 사람이 올라가게 되는 거다.


다시 민 씨로 돌아와 보자. 그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 좋은 결과를 받았어도, 그도 피고용인인 이상, 고용주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 아무리 고용주의 얘기가 틀렸다고 해도, 나는 그냥 회사원이다. 중이 떠나면 되는 것인데, 내가 뭔가를 바꿔보겠다고 대들어 봐야, 나에게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내가 일궈 온 것들 가꿔 온 것들에 대한 아쉬움 일까도 생각했지만, 다 부질없다는 생각을 한다. 아쉽지만, 나는 그냥 고용된 사람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할 말이 많다. 당연하다. 지금까지 자기가 해온 게 얼마나 많겠는가. 난 그의 기자회견을 내용을 보고, 그 내용은 자신의 억울함을 표출하기 위한 것이지, 그래서 [하이브야 잘 들어라]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법은 잘 모르겠다. 근데, 이 게임은 민 씨가 이길 확률이 그리 높진 않을 것이다. 회사를 상대한다는 건, 그게 민 씨 정도 되었으니 이렇게 공론화가 될 뿐, 사실상 일반 회사원이 이길 확률 0프로에 가깝다. 그러니 [이 회사는 내 회사가 아니다. 나는 주어진 봉급에 합당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정도에서 정리하는 것이, 때론 비겁할지라도 편하다. 회사가 마음대로 춤을 춰 보라고 무대를 제공한다면 딱 그 무대에서만 춤추면 된다. 그 무대를 넘어 회사CEO의 책상위에서까지 춤 출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뉴진스. 하이브의 결정권자라면 이들을 어떻게 할까. 아이들이 뭘 몰라서 그랬다고, 그래서 타이르고 다시 시작하자고 설득할까? 아니면 인기 좀 누린다고 머리끝까지 기어올라 나를 욕보인 괘씸한 것들, 하면서 짧지 않는 계약기간동안 잡아둘까?


참고로, 나는 민씨같은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고 우리회사는 그런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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