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몸에서 반응하고 있다.
40대.
여느 40대만큼이나 30대에 쌓아올린 고단백 고칼로리의 음식들과 종류를 가리지 않는 술로 인해,
배는 나오고, 몸은 커져 있는 그저 그런 아저씨로 변해 있다.
그 동안 다이어트를 안해본건 아니다. 그리고, 다이어트에 나름 성공도 했었다. 1일1식도 그렇고, 16시간 공복등, 세상에 나와있는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들은 전부 시도해 보었고, 효과도 있었다.
문제는, 그걸 꾸준히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였으며, 그런 음식들과 그런 식습관을 꾸준하게 유지할 만큼, 나 자신의 준비나, 내 주변상황이 그러하지 못했다. 늘 그런 핑계를 늘어놀 뿐이지만, 거래처와의 회식은 피할 방법은 없었다.
그러다가 TV에서 나오는 저탄고지를 보고, 평소 고기를 좋아하는 나로서, 한번쯤 도전해 볼만하다 생각되었다. 그냥 쉽게, 회식을 가더라도, 고기를 먹고 나중에 나오는 냉면이나 된장찌개만 안먹어도 되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했다. 175cm에 88kg가 되어있을 무렵이다.
결과적으로, 지금은 85kg이다. 시작한지 4주정도 되었으니, 대략 한달에 3kg정도 감량했다고 말할 수 있다.
간단하게 그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뭐, 귀찮게 칼로리를 계산하던가, 콜리라이스같은 듣도보도못한 특이한 재료를 써서 감량을 유도하지도 않았다. 어차피, 계속하지 않을거라면, 순간적으로 감량은 올 수 있겠지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1. 하루의 3끼는 많다. 아침에 많이먹고, 저녁을 굶고 싶었지만, 주변상황이 그렇게 되지 않거니와, 결과적으로 배가 고프면 잠이 안온다. 해서, 점심과 저녁만 집중했다.
2. 점심때, 밥은 먹지 않았다. 즐겨 먹은것은 보쌈과 뼈다귀해장국, 그리고, 내가 먹을것만 먹을 수 있는 자율배식식당. 최대한 밥을 줄였다. 가끔 동료들과 햄버거 먹으러 갈때도, 햄버거의 빵은 최소화 했고, 콜라등은 가급적 마시지 않았다.
3. 남들이 몸에 안좋다는 빵, 라면, 튀긴음식은 먹지 않았다. 특히 라면과 치킨은 엄청 먹고 싶다. 근데, 이것도 버릇인지, 좀 안먹기 시작하니, 먹고싶지만, 막 미칠것같고....뭐 그런 느낌은 없다.
4. 저녁은 야채와 삼겹살(또는 목살), 아니면 연어구이를 먹고, 주변 반찬은 최소화 한다. 가능하면 안마시려고 하지만, 와인은 마신다. 아...와인까지 뺏어가면, 정말 삶의 낙이 없을것 같다.
5. 배가 불러온다....싶으면 안먹는다. 그럼, 20~30분후에 딱 적당히 배가 불러옴을 느낀다. 몸이 마른 내 동생이 말하길, "왜 남은 음식이 아깝다고 그걸 몸에다 버려. 이미 어떤맛인지 다 알잖아"한다. 팩폭....
6. (이건 개인적인 것이지만) 먹방을 가끔본다. 맛있는 녀석들의 광팬이 된다. 그들이 먹으면, 왠지 내가 먹는것 같고, 그 맛도 느껴진다.
위에 처럼, 뭐 그렇게 특별한건 없다. 여기에, 시간날때마다 운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운동가기전의 내 몸상태를 체크한다. 꼭 가야하는게 아니라, 가고싶을때 가고자 한다. 이미 내 나이도 40을 넘었으니, 뭐든 몸쓰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젠 한번 다치면, 회복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는 나이다.
이렇게 하니, 내몸의 변화는 이러하다. 물론, 그냥 느낌일 수도 있다.
1. 피부가 좋아졌다. 한달동안 얼굴에 여드름하나 나지 않았다. 뾰로지...등등, 아무것도 없다.
2. 살이 빠졌다. 또는, 전날 좀 많이 먹는다 쳐도, 몸무게가 늘진 않는다.
3. 고지혈로 약을 먹는중인데, 원래 LDL이 155mg/dL정도 였지만, 지금은 80이다. 이게 전적으로 약에 의한 효과인지는 모르지만, 선생님 말로는 [많이 차이나네...]정도로 말하는걸 봐서, 조금 영향은 있다고 본다.
4. 탄수화물이 땡기지 않는다. 물론, 먹으면 맛있음은 불변의 진리지만, 이상하게도 "너무 먹고싶다"라는 생각은 안든다. 이게 일종의 탄수화물 중독에 있다가, 조금씩 헤어나오는..그런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5. 점심때 배가 많이 고프지 않다. 저녁을 19~20시에 먹으니, 다음날 점심이면, 약 16시간 공복상태의 유지일텐데, 배가 고프지 않다. 왜 그러지??
6. 변비가 왔다. 내 평생 처음있는 변비다. 검색하니, 전해질이 밸런스가 무너져서 그렇단다. 누구는 소금물을 마신다 하는데, 나는 고급지게<?> 하루 포카리스웨트 1.5L를 마신다. 마신지 며칠되지 않아 말하긴 어렵지만, 2일간은 변비걱정없이 잘 처리했다.
7. 생각해보니, 피곤하지 않는다. 내 아내가 항상 [오빠는 저녁이나 밤에 머리만 대면 잔다]고 했다. 나도 내가 언제 잠에 빠지는지 모를정도로 TV보다, 책읽다가 그냥 잔다. 근데, 저탄고지하고, 그렇게 잔 적이 손에 꼽는다. 특히, 적어도 최근에 그렇게 잔 적이 없다.
적어도 아직까지, 변비이외의 부작용은 없다. 전날 저녁을 굶거나 하면, 아침에 두통이 굉장히 심한 편이였는데, 이건 그게 없다.
계속 지켜봐야겠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