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남자의 눈동자는 늘 입 밖으로 내지 못한 말들을 담아 놓은 듯 누군가를 향해 말을 걸어왔었다. 가빈은 들어주고 싶었다. 서로의 몽글몽글 가지를 뻗고 나뭇잎을 펼쳐내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가빈은 남자의 목소리로 한 번 , 다음은 눈동자로 다시 한번 그의 맘 속을 들여다보곤 했다.
' 나. 좋아해요?' 가빈이 묻는다
'응. 그럼. '남자는 짧은 답변과 함께 온기를 품은 팔로 가빈을 안아 준다.
많은 이해는 언어를 통해서 이루어지지 않아도 된다고'생각했다
'진짜네. ㅎㅎㅎ' 가빈은 다시 한번 눈동자를 마주한다.
진실을 향한 pathway 란 마음 만으로 충분했다고 믿었던 그들 이였으니까 말이다.
둘 은 가만가만 서로의 눈으로 '하루를 일기장'을 써 내려갔고
둘 은 조심조심 서로의 맘을 어루만지며 '그들의 계절'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첫사랑은 지금이 되어 야만 한다는 '생각의 계절' 또한 가빈의 맘을 관통 중이었다.
같은 학과 생이었기에 둘 만의 시간을 갖기보다는 여럿의 무리 속에서 둘 만의 신호를 가득 담은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 가 고 있던 날들이 많아졌다. 캠퍼스에 찾아온 여름의 열기가 슬며시 퍼져가고 있는 시간이 다가오고 학생들 모두는 저마다 학기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 리포트 등 과제 제출에 여념이 없었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는 늘 용감하고 주저 없는 사람이 반드시 존재하다. 더위와 과제로 지쳐있던 모두 에게 한 줄기 단비 같던 용감한 과 학생의 한 마디
'1학기 종강 파티!! '
'오케이. 콜!!' 동감의 탄성은 이미 벌써 맥주 두 세잔의 기운을 채운 듯 모두의 작은 모임으로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술 집에서 서로 에게 '형' '선배' 호칭을 아우르며 서로는 한 배의 동지임을 확인하였고, 한가득 취기가 올라온 이들은 노래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오~~~~. 뭐야. 잘 생긴 데다가 노래도 잘하는 거야? '
귀여운 이모티콘의 부끄러움 이가 된 듯 불그레 수줍음으로 가빈의 눈은 남자의 바다에서 몰래 헤엄치고 있었다.
'저 남자. 진짜였다. 그렇구나. 역시'
사소한 선택에 불과하더라도 예상과 같아지고 결과 값이 눈앞에 현실로 구현될 때 우리는 이걸 '대박' '유레카(eureka)'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관적 확률(Subjective Probability)'
주관적 확률이란 의사결정자가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에 의거하여 주관적으로 어떤 사건 (Event)이 일어날 가능성에 부여한 일정한 값을 의미한다.
주관적 확률과 객관적 확률의 차이는 각 확률 유형에 따라 결정된다. 주관적 확률은 전문가의 지식과 의견에 기반을 두고 있는 반면, 객관적 확률은 논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사랑'이 선택이었던 적은 없다.
'사랑'은 자신의 안 쪽에 꿈틀 대고 있던 마음의 파장이 누군가의 이해로 받아들여지는 '순간 반응'이라 생각된다. 주관적 생각이 상대의 그것과 확률이 일치한다고 믿고 싶을 때 말이다. 믿으려 하는 맘이 강해질 때 우리는 그걸 '사랑' 한다고 말한다.
' 그래. 그래. 그렇지? 그렇지? 한 잔의 알코올은 혈류의 속도와 혈액의 분출 량을 높여 대상자의 기분을 자극하여 좋은 상태를 만들어 낼 수 있단다. 각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 덜 젊은 이들. 양육자. 어른이들. 알코올은 상상 만으로도 몇 초의 긴장을 풀어 주기에 어떠한 것 보다도 자극 적이며 확실하다.
점점 취기가 올라온 선배들, 각 과 동기들, 난리도 아니다. 대화의 목소리의 높낮이도 달라지면서 기분 좋은 쫑파티는 마무리가 되어 가는 시점 이 되어 가고 있었다.
'꿈이 뭐예요?' ' 뭐 하고 싶어요?'
가빈 이를 배웅해 준다며 나선 쫑파티 후 둘 만의 저녁 길에 가빈은 묻는다. 답을 기다리던 가빈의 눈에 들어온 무언가의 말을 하고 싶어 하는 남자의 눈동자, 한 걸음 뒤로 물러 서 보지만, 어두운 저녁 집 가까이 는 가로등과 셋 의 세상만이 존재했다.
'아. 이런 거구나. 그래. 이런 게 '사랑'이란 거 구나.'
허리를 감싸 안은 듯 한 실루엣 사이에는 하나의 그림자로 하루의 마침표를 찍어 가고 있었다.
디자이너의 꿈을 꾸던 가빈이. 기분에 따라 다채로운 색으로 바뀌고, 가벼운 동선과 공간을 이용하며 매일의 시간을 써 볼 줄 아는 디자이너. 보그 잡지 커버를 장식한 자신을 꿈꾸던 가빈이는 미술 시간이 제일 두려웠다.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의 천재성이 뇌 한 귀퉁이에 존재할 걸 상상해 가면서 슈퍼맨도. 블랙위도우도 그려 보지 않았던가? 4차원의 개념을 이해하며 마치 물리학이 본인과 친분이 있는 듯 설명을 해보기도 하며, 어느 예능에서 보아 온 유럽의 건축물의 이야기에 슬며시 끼어들어가 보지 않았던가? 초등시절 선생님께서 나눠 주신 무한 백지는 가빈이 에게는 너무나 많은 걸 담아낼 수 있는 것이었지만, 몇몇 친구들이 칭찬받을 만한 이야기를 펼쳐내는 동안 완벽하지도 못한 동그라미와 네모 만을 반복적으로 그려 낼 뿐이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온통 하나의 생각으로 휘감겨
정신이 혼미해진 가빈은 잠 만이 해결 책이라 여겨졌고, 그때 가빈의 머리를 스치고 갔던 그녀의 생각.
'이젠 동그라미를 그릴 수 있어, 나도, 이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