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상담 비용 총정리, 정신분석부터 EMDR, TMS, 인지치료까지
1. 정신과는 약만 주는 곳? 정신건강의학과(정신과) 상담에 관하여
정신과를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분들은 종종 ‘정신과 상담’에 대한 호기심과 큰 기대를 갖고 있는 분들이 계십니다. 영화 굿 윌 헌팅의 ‘숀 교수(정신과 의사)’처럼 인격적으로도 훌륭하고 환자에 대한 애정과 따뜻함이 묻어나는 상담을 기대하기도 하지요.
한편 여러 번 정신과를 옮기며 다양한 정신과 의사를 경험해 본 분들 중에는 ‘정신과 상담’에 대해 부정적인 경험을 한 분들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무런 감정 없이, “잠은 잘 주무세요? 식사는 잘 하세요? 요즘 뭐 특별한 건 없으세요?” 갈 때마다 똑같이 물어보면서 관망하는 의사의 태도라던지,
‘뭐 좀 말해보려고 하면 ‘시간 없으니까 빨리 말해라’ 라고 한다던지,
다짜고짜 반말 하시는 분,
그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모니터만 바라보고 AI처럼 답변하는 분을 보면 ‘에휴 내가 뭔 얘기를 하겠냐. 입 닫고 약만 받아가자’라고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위에 관한 내용은 제가 <나는 오늘 내 주치의를 해고하기로 결정했다>라는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니 나에게 맞는 정신과 의사 찾는 법이 궁금하시거나 현재 정신과를 바꿀까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꼭 한 번 살펴보시길 추천합니다 .
https://blog.naver.com/jangeunha_linda/222884470659
정신과 약은 지난 수년 간 효과는 드라마틱하게, 부작용은 크게 줄이는 방향으로 상당한 발전이 있어왔습니다. 약물 중심의 치료가 강조되었던 건 이런 약물 치료의 발전도 있었지만, 특히 한국에서는 턱없이 낮은 정신과 상담 수가로 인해 정신과 의사들이 긴 상담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구조였죠.
그로 인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신과 진료에서 애초 기대했던 ‘질 좋은 정신과 상담 서비스’는 받지 못하고 짧은 시간 면담 후 약을 처방 받는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통합적이지 못하고, 건강하지 못한 생태계 구조 속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건 소비자들이었죠. 여전히 일부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약물 치료를 지나치게 강조하기도 하고, 반대로 일부 심리학계에서는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을 폄훼하거나, 약물의 부작용에 대한 불안을 조장해 소비자들이 통합적이며 최선의 선택을 하는데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신건강 이슈는 (필요 시)적절한 약물의 도움과 심리 상담, 운동을 포함해 통합적인 접근을 할 때 약물or 상담 한 가지만을 이용한 치료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약물 or 인지행동치료 등 한 가지 요법이 항상 최선은 아니며 문제 원인, 증상의 종류, 심각도, 상황 등에 따라 최적의 치료 프로그램 조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신과 상담 수가가 개선됨에 따라 더 오랜 시간, 질 좋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개원하는 개원의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받을 수 있는 상담 서비스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고 예상 비용은 얼마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신과 의사만 정신건강 관련 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신과 의사 외에 임상 심리학자, 정신과 전문 간호사 및 사회복지사 역시 전문적인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훈련 받은 전문가들입니다. 그러나, 차별적인 것은 정신과 의사만이 약을 처방할 수 있는 의료 전문인이라는 점과 정신과 의사가 제공하는 상담만이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경우, 의사 뿐 아니라 라이센스가 있는 전문 상담사들이 제공하는 상담은 보험이 모두 적용이 되기 때문에 상담 서비스 시장이 굉장히 크게 발전했죠.)
Anyway, 정신과에서 받는 상담은 정신분석상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소비자 관점에서 정신과에서 제공하는 상담은 어떤 것들이 있고, 효과는 어떠한지, 비용은 얼마인지 알아보고 비용 효과적으로 현명하게 서비스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정신과에서 인지행동치료를 제공한다고 해서 그 효과와 서비스 퀄리티를 100%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오랜 기간 상담에 관한 수련과 경험이 있는, 상담에 탁월한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야 질 좋은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변치 않는 사실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정신건강의학과의 경우 보통 기본 진료 외 추가로 정신분석, 인지행동치료, EMDR, TMS을 많이 운영합니다. 각 치료법의 특징과 비용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① 가장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정신과 기본 면담
: 일반적으로 우리가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는다고 할 때 진행되는 ‘(인지행동치료, 정신분석치료와 같이) 특별한 치료명’이 붙지 않는 상담입니다.
(1) 건강 보험 적용 여부 : 적용 O
(2) 통상 발생하는 비용 : 1만원~2만원 선
정신과의 외래 진료비(일반 면담/상담비)는 시간에 따라, 병원급에 따라 비용이 달리 책정이 되는데요,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 동네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해서 상담을 받는다고 하면 30분 상담에 7,700원 정도 비용이 발생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부분 상담+약을 처방 받으니 한 번 갈 때마다 1만원~2만원 수준으로 총 병원비가 발생합니다.
아래 이미지 오른편에 <개선>이라고 되어있는 표가 국가가 2018년부터 국민들이 비용 부담 없이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건강 보험 지원을 확대한 후의 본인 부담금 금액입니다.
개인 병원이 10분 미만 상담하는데 4,600원, 10~20분 6,000원, 20~30분 7,700원 정도 인데 반해,
대학병원은 10분 미만 상담에도 2만 100원으로 거의 5배 정도 차이가 납니다.
-일부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임상심리사들을 고용하거나 병원 옆에 상담센터를 별도로 운영해서 병원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진료와 약 처방을 받고 상담은 상담센터에서 받도록 연계하고 있어요. 이러한 경우는 사설 심리상담센터를 다니는 것과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상담 서비스에 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회당 45분, 50분에 7만원~12만원 정도의 상담비가 발생하는 것이죠.
② 인지행동치료(CBT) 상담
: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Behavioral Therapy)는 부적응의 원인이 되는 잘못된 생각을 교정하는 인지치료와 증상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교정하는 행동치료를 통합하는 용어입니다. 일반적 정신치료들이 무의식이나 성격적 문제를 목표로 한다면 인지행동치료는 증상이 되는 생각이나 행동 자체를 치료하는 것입니다.
인지치료는 우리의 생각이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완벽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 주지 않을 것이다>라는 잘못된 신념을 가진 사람은 쉽게 좌절과 우울감을 경험합니다. 한 번의 실수나 경험을 일반화하는 경향도 쉽게 우울과 불안을 유발합니다. 공황장애 환자도 신체 증상을 심각한 신체적 이상으로 인지하는 과대평가의 사고가 공포감을 유발합니다. 인지치료는 왜곡된 생각들을 검증, 교정하는 치료 입니다.
행동치료란 주로 증상적, 회피적 행동을 치료합니다. 예를 들어 오염 강박에 대한 행동치료는 오염된 손을 씻지 않고 참는 것을 첫날은 10분, 다음날은 20분, 다시 30분으로 점진적으로 늘리는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1) 건강 보험 적용 여부 : 적용 O
(2) 통상 발생하는 비용 : 2018년 7월부터 인지행동치료도 건강보험이 적용됨에 따라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회당 1만 6천원~2만원 대로 대폭 낮아졌습니다.
다만 정신과에서 정신과 의사가 진행하는 인지행동치료 상담 시간은 보통 5분~10분 이내로 아주 짧게 진행을 하는 병원이 많다는 점을 참고하셔서 사전에 꼭 전화 문의를 통해 인지행동치료 상담을 어떻게 진행하는 지 구체적으로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③ 정신분석 정신치료
: 사람의 행동에는 의식적 동기 이외에도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이 영향을 미칩니다. 무의식이란 억압되고, 쉽게 의식으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무의식 내 욕구나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여러 가지 정신의학적 증상들이 발생합니다. 정신분석은 자신의 무의식을 잘 이해하고 무의식 내 갈등을 조절하고 해소하는 것을 돕습니다.
★이론적 배경 : 자유 연상, 저항, 전이
정신분석은 무엇이든 느껴지거나 생각나는 것을 솔직하게 치료자에게 이야기하는 자유연상(Free Association)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내담자의 용기와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저항이란 치료과정에서 무의식에 접근하는 것을 피하려는 마음을 의미하며, 전이란 과거의 경험하였던 중요한 인물과의 관계와 감정이 치료자에게 재연되는 현상입니다.
학대를 받은 아동이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에 대한 신뢰를 느끼지 못한다거나, 아버지가 엄했던 사람은 사회 권위에 유달리 약한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를 사는 나는 과거, 특히 유년기 경험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정신분석은 자신의 행동과 감정이 과거 경험과 부적절하게 연관된 부분을 발견하고, 현재의 나를 이해 및 개선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1) 건강 보험 적용 여부 : 적용 X
(2) 통상 발생하는 비용 : 회기당(45분~50분) 최소 12만원 ~ 20만원의 비용 발생
(3) 상담 기간 : 면담은 주 1-3회에서 많은 경우 4-5회 진행이 됩니다. 1회 면담은 45분에서 5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기간은 최소한 3개월에서 6개월 이상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 수 년 이상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일부 병원에서는 그 최소 기간을 3년으로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
④ EMDR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혀진 요법입니다. 눈동자를 좌우로 움직인다는 독특한 기법으로 그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별다른 치료법이 없었던 PTSD 환자들에게 드라마틱한 치료 효과를 낸 사례가 많이 있어 미국에서는 많이 알려진 치료법입니다. 전통적인 상담과 다른 점으로 인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효과가 증명된 과학적인 치료법입니다.
외상과 관련한 부정적 감정, 기억, 인지 등을 떠올린 후, 치료자의 지시에 따라 연속적인 빠른 안구운동을 수행하면서 경험한 이미지나 감정을 보고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외상 기억과 감정이 최소화될까지 진행됩니다. EMDR 치료는 얼어붙어 있는 고통스러운 기억의 단편을 떠올리고 동시에, 안구 운동과 같은 양측성 자극을 주어 뇌의 정보처리시스템을 활성화시켜서 기억의 처리가 다시 일어나도록 하는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1) 건강 보험 적용 여부 : 적용 X
(2) 통상 발생하는 비용 : 병원 내 EMDR을 전문으로 훈련 받은 임상심리사가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50분에 10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다만 EMDR은 한 회기당 50분에 그치지 않고 2시간 정도 이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번 치료 받는데 20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⑤ TMS
: 경두개자기자극치료(TMS :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는 전도전자기 코일로 자기장을 발생시킨 뒤 뇌의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두뇌자극치료입니다. 약물치료의 대안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각종 불안장애, 우울증, 조현병, 수면장애 등에 확대 적용되는 추세입니다. 부작용 등으로 약물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 TMS는 대안이 되는 치료입니다.
초진 내담자는 의사와 면담을 통해 진단, 증상 심각도, 약물/상담치료와의 병용 여부 등을 평가받게 됩니다. 또한 경련성 질환이 있는 분, 뇌질환이 있거나 뇌수술을 받은 병력이 있는 분, 체내에 인공심장 박동기나 의료용 펌프 등이 있는 분, 머리에 보청기/수술용 클립/금속파편 등이 있는 분, 임산부 등은 TMS를 받지 못하실 수 있습니다.
(1) 건강 보험 적용 여부 : 적용 X
(2) 통상 발생하는 비용 : 30분에 3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일부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20회를 묶어서 50만원 정도의 비용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⑥ 최면 요법
: "편안한 자세로 가만히 눈을 감고 자신의 숨소리에 주의를 기울여 보십시오..." 최면을 유도할 때 처음 시작하는 말 중의 하나입니다. 최면은 서서히 자신의 몸과 마음 안으로 주의를 기울여 가는 것, 즉 마음의 문을 열고 보다 깊은 자신의 정신 세계로 향해 가는 것인데요,
최면치료 또는 최면상담(최면요법)은 암시에 대한 반응 능력이 향상되고 초점화된 집중력을 누리는 의식 상태인 최면의 특징을 활용해 다양한 개인의 문제 해결과 향상을 돕는 심리상담 방법의 하나로 1970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인정한 치료 기법입니다.
최면 요법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기존에 많이 시행하는 치료법에도 아무런 효과가 없거나 고통이 해결되지 않을 때 찾아가게 되는데요, 고통스런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 혹은 수술 직후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최면술 요법을 시도한 결과 통증 완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고된 육체적 노동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성인들에게도 최면요법을 적용한 결과 마취제‧약물을 사용했던 기존 치료법의 효과를 능가했다고 하는데요, 최면 요법의 대가로 알려진 밀링 교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최면 시술을 받은 환자 중 50~60%가 성공을 거두고 있고, 그 중에서도 나이가 어릴수록 효과가 높다”고 말합니다.
(1) 건강 보험 적용 여부 : 적용 X
(2) 통상 발생하는 비용 : 국내에서 치료요법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손에 꼽히는 만큼 비용은 천차만별입니다. 통상 1회 50분 소요되며 최소 30만원에서 50만원까지 비용이 발생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최면 치료 역시 EMDR과 마찬가지로 한 회당 100분 이상 연이어 진행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한 번 치료 받을 때 100만원 내외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생각하여야 합니다.
2. 심리상담센터 심리상담 비용
현재 우리나라는 상담사가 제공하는 심리 상담 서비스에 건강 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통상 1급 상담사 기준 1회기(45분~50분)에 10~12만원 내외 비용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건강 보험은 적용되지 않으나, 국가에서 다양한 무료 심리 상담 서비스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래 포스팅에서 무료로, 대면으로, 사설 상담센터 못지 않은 좋은 상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관들을 소개하니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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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헬스코리아 장은하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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