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집중의 비결_정확한 공부의 시작

학습심리 청소년 공부법 교육

by 주윤

주의집중이 필요한 순간은 사람에 따라, 처한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중요한 설명을 듣는 순간일 수도 있고, 시험공부를 하는 상황, 시험을 보는 상황, 위험한 장소를 안전히 지나야 하는 상황, 면접이나 시합까지 100명의 사람은 100개의 각자 다른 상황에 부닥쳐있습니다. 공통점이라면 평소와 달리 긴장과 불편이 동반되는 상황이라는 것뿐입니다.


수천 개의 경우의 수, 평소와 다른 긴장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주의집중을 발휘할 수 있는 비결을 찾기 위해서는 개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복잡한 수학 문제도 결국 개념으로 풀어내듯 말이죠.


앞서 우리는 주의집중이 주변의 많은 자극 중에서 중요한 자극을 선별하는 주의력과 선별한 자극에 주의를 기울여 그 흐름에 몰입하는 집중력으로 구성됨을 이해했습니다.

주의집중 = 주의력(중요한 자극 변별) + 집중력(주의를 기울인 활동에 몰입)


개념은 꽉 잠긴 자물쇠를 열어주는 키(key)입니다. 키를 쥐고 비결을 찾아 자신 있게 기억의 부자로 가는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주의집중의 비결 1. 자극 최소화의 법칙


집중을 위해서는 우선 주의력을 발휘하여 자극을 선별해야 합니다. 여기에 주의집중력을 높이는 비결이 있습니다. 공부하기 좋은 공간은 비워두기입니다.


공부하기 좋은 공간은 불필요한 자극이 최소한인 곳입니다. 자극을 선별할 시간과 노력을 최소한으로 하는 거죠. 도서관의 빈자리를 떠올리면 더욱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책상 위엔 오늘 공부해야 하는 교재와 실제로 사용할 필기구, 연습장이면 충분합니다.


책상 위에 불필요한 자극은 우리의 집중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필통 속 여러 색의 필기구, 가위, 면도칼, 아니 필통 그 자체도 책상 위에 올라올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로 쓸 필기구만 책상에 올려두기를 권유합니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시시때때로 우리의 주의력을 도둑질합니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공부하다가 잠깐 스마트폰 알람에 반응하고 나면 다시 집중력을 찾을 때까지 평균 15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어렵게 노력해서 집중의 세계에 유영하고 있을 때 눈에 휴대폰이 보인다면, 잠깐 손으로 터치하고 다시 돌아와 집중하는 데 15분이 걸리는 셈이죠.


그 잠깐의 시간이 앗아간 15분이 모이면 어떻게 될까요? 8시간 동안 책상에 있었지만 실제 공부한 시간은 그 절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8시간 동안 공부한 것으로 인지하죠. 당연히 시험 결과도 만족스럽지 못할 것입니다.


문제는 공부에 대한 자기 개념 훼손입니다. 자기 개념은 자신의 과거 경험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이후 삶의 선택과 행동에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면, 빨강, 노랑, 검정 옷을 다 입어본 사람이 검정 옷을 입었을 때 잘 어울린다고 여겼던 경험이 있다면 ‘나는 무채색이 잘 어울려.’하는 자기 개념을 갖게 됩니다. 이 사람은 다음에 옷을 살 때 무채색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나는 8시간이나 공부했는데 결과가 안 좋았어. 역시 나는 안되나 봐.’ 이렇게 공부에 대한 부정적 자기 개념을 가지게 된다면 이 사람의 이후 행동은 어떻게 될까요?


기억하세요. 하면 됩니다. 하면 하기 전과 후의 나는 달라집니다. 단, 집중해서 할 때 됩니다.


공부하는 공간은 나와 공부할 내용으로 충분합니다. 빈 도서관 자리처럼 내 책, 쓸 펜, 시계만 올려둡니다. 음악은 끄고, 휴대폰과 태블릿도 넣어둡니다. 집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집에 들어올 때 신발을 벗고 들어오듯 휴대폰을 공부하는 방과 분리된 곳에 두는 것을 권유합니다.

태블릿을 활용하여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자료를 수집하고 필기하는 학생들도 자극의 최소화 법칙을 기억하세요. 태블릿의 홈 화면에는 학습 관련 앱만 설치되어야 합니다. 필기 앱, pdf뷰어, 타이머 앱을 제외한 다른 앱은 없어야 합니다. 우리의 주의력을 눈뜬 상태에서 도둑맞을 수는 없으니까요. 주의집중의 영향은 결국 나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주의집중의 비결 2. 중요한 자극은 단순하게


간혹 교과서를 한 번 스캔하면 다 기억이 된다는 유니콘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럴 수 있어요.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닐 뿐이죠.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님을 인정한다면 내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바로 자극을 단순화시키는 것입니다. 중요한 내용에 밑줄을 긋거나 형광펜으로 표시하는 것은 중요한 자극에 집중을 돕는 유용한 방법입니다. 밤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이 있어 기억하지 못하지만 달은 또렷하게 눈에 띕니다. 중요한 단어와 문구에 또렷한 달처럼 형광펜으로 표시하면 책을 펼쳤을 때 중요한 내용에 주의력을 발휘하기가 쉬워집니다.


특히 주관식의 경우 핵심어를 분명하게 쓰는 것은 단답형은 물론이고 서술형에서도 반드시 요구되는 능력입니다. 주관식 채점의 경우,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어를 분명히 사용했는지가 중요합니다. 학생이 제대로 이해한 것으로 보이지만 핵심어를 쓰지 않은 답안에 만점을 부여하기는 어렵습니다. 적확한 단어 사용은 정확한 주의집중에서 옵니다.


오답 노트를 만들 때 해당 문제에 적용되는 개념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입니다. 오답 노트의 유용성은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오답의 의미는 해당 개념을 잘 모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관련 문제를 푸는 경험 부족으로 중요한 정보를 변별하여 관련 개념을 연결 짓는 힘이 아직 빈약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결국 키(key)는 개념입니다. 계속 틀리는 문제의 개념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자주 보며 해당 개념과 친숙해져야 합니다. 문제를 관통하는 개념을 단순하게 파악할 때 여러 함정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공부는 굴욕적인 순간을 감수하는 활동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풀리지 않는 문제를 만날 때마다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매번 깨닫고 좌절하게 되니까요. 다만, 공부는 이미 아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아닌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일입니다. 이 마음으로 그 고독의 시간을 들일 때 우리의 생각은 정교해집니다.


굴욕과 고독의 시간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정확히 기억해야 합니다. 정확성은 대게 단순합니다. 단순하게 정리한 한 문장이 정확한 기억을 돕고, 수많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순간에도 공부했던 나에게 의미를 쥐여줍니다.



주의집중의 비결 3. 적정의 불편과 불안 이용하기


공부 정서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한번 물어보고 싶어요.


공부, 좋아하시나요?


사실, 좋아하기 어렵습니다. 공부는 굴욕적인 순간을 감수하는 활동이잖아요. 해야 하니 불편하고, 어려우니 좌절하게 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게 공부니까요. 그렇다면 공부가 힘든 우리는 공부정서가 엉망인 걸까요?


실제 우리의 정서는 긍정정서와 부정정서의 양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흔히 즐거움, 기쁨, 행복과 같은 긍정정서는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정서이지만 화, 불안과 같은 부정정서는 정신건강을 해치는 정서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늘 그럴까요?


긍정정서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할 때, 부정정서는 우리를 생존하게 합니다. 원시시대에 맹수를 보았을 때 느낀 ‘두려움’으로 머리가 쭈뼛서고 손에 땀이 나면서 도망가야겠다는 신체적 반응까지 더해진 덕분에 우리 인류는 살아남았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험이 보름 남았을 때와 하루 남았을 때 언제 더 집중되나요? 그렇죠. 임박했을 때입니다. 슈퍼파워가 나오죠. 시험 한 시간 전만큼 긴장감 있고 집중이 극에 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긍정 심리학자 프레드릭슨(Barbara Lee Fredrickson)도 정서의 확장 구축 이론에서 긍정정서와 부정정서는 각기 다른 유형의 학습을 돕는다고 밝혔습니다. 즐거움과 같은 긍정정서는 정답이 없는 창의적이고 확산적인 사고를 돕습니다. 편안하고 좋은 기분을 느낄 때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방식의 문제 해결 방법이 떠오르기 쉽죠. 반면 불안과 같은 부정정서는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판적 사고와 체계적이고 세부적으로 문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집중력을 불러일으킵니다. 학습유형에 따라 유용한 정서가 다른 거죠.

부정정서도 공부에 유용합니다. 실제 도서관과 교실을 떠올려보세요. 긍정정서만 공부에 도움이 된다면 교육열이 뒤지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지금의 도서관과 교실을 가만히 두지 않았을 겁니다. 편안한 소파와 은은한 조명,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음악이 흘러나오겠죠. 하지만 실제는 어떤가요? 딱딱한 의자와 책상, 그리고 밝은 조명, 청각적 소음이 최소화된 공간입니다.


예르케스-도드슨 법칙 (Yerkes-Dodson Law) 최적 각성 수준


실제 예르케스-도드슨 법칙 (Yerkes-Dodson Law)도 너무 낮거나 높은 불안은 학업 수행을 떨어트리지만, 적정 수준의 불안은 노력하는 행동을 끌어내 최적의 학업 수행을 이루어냄을 보여줍니다. 즉 적정의 불편과 불안을 이용하는 것은 집중력을 높이는 비결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불안을 경험하는 학생들이 모두 공부에 대한 부정적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불안이 노력을 증진하여 학업을 촉진한다는 연구는 불안의 긍정적 영향을 보여줍니다.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창업주인 빌 게이츠 역시 '늘 불안했다.'라고 말합니다. 빌 게이츠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을 오랫동안 해내는 사람들은 미래에 낙관적인 태도뿐만 아니라 편집증과 비관론을 동시에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불안, 불편, 긴장과 같은 부정정서가 힘을 발휘해야 대비할 수 있습니다.


공부정서는 공부를 좋아하는 마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불안을 느낄 때 스스로의 멘털이 약하다며 자책하거나 불안을 무서워하지 마세요. 불안해야 공부합니다. 적정한 불안과 긴장은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정서입니다. 불안과 긴장이 가져오는 주의집중을 경험하세요. ‘불안하고 긴장했지만, 견딘 사람이야.’하는 긍정적 자기 개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시험이 끝난 후, 집중했던 자신에 대한 뿌듯함과 편안함은 덤입니다.


주의집중의 비결 4. 공부할 양을 15~20분 단위로 쪼개기


공부는 많은 자극 중 학습에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해야 하는 고도의 노력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당연히 힘들어요. 수업시간 40~50분 내내 집중하기 힘들었던 스스로에게 자책은 그만해도 될 것 같습니다. 어떤 연구는 우리의 집중력이 나이 X 1분이라고 밝히기도 했으니까요.


2시간을 계속 한 가지로 집중한다? 그래요, 책을 한 번 보면 스캔하는 사람이 있듯 그런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도 놀이할 때는 그렇게 해봤죠. 하지만 그때도 간식은 먹었잖아요? 놀이도 아닌 공부를 2시간 동안 흠뻑 집중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여기도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죠.


공부할 양은 15~20분 이내로 쪼개어 충분히 집중하는 것을 권유합니다. 시험을 위해 10장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 한 번에 10장이 아닌 10문제에 15분으로 쪼개어 공부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잘 알려진 포모도로 기법 역시 최적의 집중을 위해 25분동안 집중하고 5분 간 휴식을 권유하죠. 시간의 압박이 뇌의 집중을 돕기 때문입니다. 저 먼 길을 한 번에 가려면 부담스럽죠. 한 걸음씩으로 부담을 덜어주면 시작하는 마음이 좀 더 가벼워집니다. 이때만큼은 눈과 손을 학습내용에서 떼지 않고 집중해 봅니다.


이 15분~20분은 휴대폰 알람이 아닌 아날로그시계나 모래시계를 활용하여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실제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님께서도 자신의 집중력이 15분 정도라고 하시며 15분 모래시계를 맞춰 연구하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과 양이 눈에 보일 때 시간과 학습량의 조절 능력이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주의집중의 비결 5. 집중이 잘 되는 시간과 장소 알기


창의적인 생각으로 그 사람이 있기 전과 후의 세상을 다르게 만든 사람을 위인이라고 하죠. 한 연구자는 베토벤, 아인슈타인, 칸트와 같이 새로운 생각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인물들의 공통점을 찾아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공통점을 찾기란 꽤나 어려웠다고 하죠. 미라클 모닝을 합니다. 새벽에 영감을 얻는 편이죠. 하고 공통점을 찾는다면 사람들에게 비결을 알려줄 수 있을 텐데 그 공통점이 없었다고 합니다.


단, 이 분들은 루틴이 있었다고 해요. 특히 자신의 중요한 연구나 일은 특정 시간대에 했다고 합니다. 즉 자신이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을 알고 그 시간에 자신의 중요한 연구나 일을 한 거죠. 우리는 모든 시간, 모든 순간 집중하기란 어렵습니다. 내가 집중이 가장 잘 되는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새벽일 수도 있고, 오후일 수도 있고, 늦은 밤일 수도 있습니다. 도서관일 수도, 집의 거실일 수도, 스터디카페일수도 있죠. 그 시간과 장소를 알아야 합니다. 내 집중력이 최적화되는 시간과 장소를 알고 준비할 때 주의집중이 헤매지 않고 정해진 곳으로 쉽게 찾아옵니다.


우리의 오감을 통해 들어온 새로운 정보는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단,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여 지각하고 주의를 집중한 정보만 우리의 소중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정확한 기억을 위해 주의를 집중하는 것, 기억을 위한 시작입니다.


다음으로는 실제 시험장에서 쓰는 능력, 즉 문제라는 새로운 정보를 보고 저장해 둔 기억을 끄집어와서 답안을 쓰는 기능을 하는 단기기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