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런 사람이야

자기개념 교육 심리 동기부여

by 주윤

들을 때마다 어깨가 작아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며 매일을 생생하게 사는 사람이 '나'였으면 합니다. 주변의 반대가 있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고집을 부릴 수 있는 사람이 '나' 였으면 싶습니다. 내 선택에 대한 확신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나는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일까?’

그 질문에 답을 하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합니다. 나다움을 알아야 내 다음으로 갈 수 있으니까요.

내 삶의 시작은 나

창의적인 사람의 공통점을 발견하려는 연구에서 칸트, 베토벤, 아인슈타인과 같이 인류의 혁신을 이끌었던 각 분야 위인의 공통점을 찾아보았습니다. 인류에 창의적인 생각을 건넨 덕분에 그들의 존재 전후로 세상이 바뀌었던 사람들의 공통점을 알아내면 창의성의 비밀 한 가지를 얻게 되니까요.

연구자들은 각 위인의 생활패턴, 연구방법, 연구 기간 등 여러 가지 자료를 수집하여 공통점을 찾아내고자 했습니다. 결과는 실패. 아무리 찾으려 해도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예를 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는 공통점을 찾는다면, 창의성을 위해서는 아침형 인간이 유리합니다. 하고 말할 수 있을 텐데 그럴 수 없었던 것이죠.


다만, 중요한 한 가지를 발견합니다. 바로 이 위인들은 업적이 될 만큼 가장 중요한 일을 했던 시각은 고정적이었다는 것이죠. 즉 그들은 자신의 집중력이 가장 극대화되는 시간이 언제인지 알고, 그 시간에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을 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새벽 시간일 수도 있고, 오전 10시일 수도 있고, 어두운 밤일 수도 있습니다. 아마존의 창업자인 존 베이존스 역시 자신의 집중력이 가장 활성화되는 시간인 오전 10시에 회의를 잡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의 강점과 약점을 아는 것, 내 역량이 가장 잘 발휘되는 장소와 시간을 아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 나에게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있을 때 내 삶은 내 것이 됩니다. 내 삶을 내가 살고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그 일의 방향에 따라 일하고 싶은 에너지와 끈기가 생깁니다. 동기의 시작은 나를 아는 것입니다.


나 이런 사람이야


개념은 공부할 때 중요하죠. 개념을 알면 복잡한 문제도 해결해 낼 수 있는 키를 쥐게 되는 거니까요. 마찬가지예요. 수학에만 개념이 있는 게 아니었어요. ‘나’라고 하는 이 복잡하고 거대한 우주에도 ‘나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자기 개념(self concept)'은 구체적인 경험 안에서 보였던 나의 생각과 태도를 수집하고, 이 행동패턴의 공통점을 추출하여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리한 것입니다. 나를 알고 싶다면 나의 말, 글, 행동, 특히 결정을 살펴보고 공통점을 추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의 말, 글, 행동, 결정을 보면 내가 보입니다. 새 학기 새 교실에서 긴장을 많이 하고, 낯선 사람들 앞에서는 말을 잘 못했던 경험이 자주 있었다면 이 경험을 모아서 ‘나는 수줍어’하고 정리하게 되죠. 이게 나예요. 30분 만에 10문제를 풀어야 할 때 ‘30분 만에 어떻게 풀어!’하는 게 나인지 ‘30분에 최대한 많이 풀어야지.’하는 게 나인지 살펴보세요. 어떻게든 숙제를 끝내기 위해 버스 안에서, 걸어가며 단어를 외웠다면 나는 책임감 있는 사람입니다. 아침에 공부가 잘되면 아침형 인간이 나이고, 저녁에 집중이 잘 된다면 저녁형 인간이 나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내 경험을 다 끌어모아서 한 문장으로 정리할 때 내가 선명해집니다.


의미 있는 주변 사람의 말도 들어보아야 합니다. 나를 오랜 시간 보아왔고, 나를 염려하며, 나의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의 말은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그들에게 남인 인상도 '나'인 거죠. 엄마께서 늘 '바쁜데도 뛰지 않는다.'라고 하셨고, 늘 점심을 같이 먹는 친구는 '넌 숟가락을 뜨는 속도가 남들의 0.7배야.'하고 말했다면 '나'는 행동이 느린 사람이 맞습니다. 나도 슬픈 음악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연애 이야기에 마음이 두근두근할 때도 있지만, '난 mbti 이상해. 난 F인데 T라고 나와.' 할 때, 주변 친구들이 일제히 "응? 뭐라고?"하고 쳐다본다면 나는 T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한 사람만 나에게 하는 말인 아닌, 주변의 다수가 나에 대해 하는 말은 '나'에 대한 자기개념을 파악하는 데 구체적인 도움을 줍니다.


강점도, 약점도 모두 ‘나‘입니다. 우리 삶은 양면색종이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한 쪽엔 자랑스러운 강점을, 다른 한 쪽엔 감추고 싶은 약점을 동시에 붙이고 있죠. 받아야들어야합니다. 양면이 모두 ‘나’입니다. 생각해보면 약점 덕을 보는 순간도 꽤 있습니다.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새학기는 두렵지만, 신중하고 천천히 나와 맞는 친구와 관계를 맺어갑니다. 기하파트는 강하지만 대수파트가 약해서 자주 당황했지만, 시험에서 당황할 때 나만의 대처전략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때론 나를 돕는 약점, 내가 쥐고 있어야합니다. 약점을 인정해주세요. 내 약점을 내가 인정할 때, 남들에게 들킬까봐 전전긍긍하며 감추려고 애쓰느라 에너지를 쓰는 대신 내 약점의 구멍을 메우는데 에너지를 쓸 수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건, 내 강점만을 편애하는 건 아닐겁니다. 강점과 약점 그대로를 수용할 때 내가 스스로에게 떳떳해집니다.

자기개념을 갖는 것은 왜 중요할까?


사람들은 자기개념에 따라 선택하고 행동합니다. 자기개념은 특정 방향으로 내 행동을 불러일으키고, 그 행동을 만족할 때까지 하게 합니다. 즉, 자기개념은 동기를 유발합니다. 그동안 샀던 샤프, 지우개, 필통을 보니 파란색이 많아요. 그러면 ‘나는 파란색을 좋아하는구나.’하는 자기개념이 생겨요. 노랑 지우개와 파란 지우개를 보면 파란색을 살 확률이 높아지죠. 마찬가지로 ‘나는 무채색 옷이 잘 어울려.’ 하는 자기개념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은 다음에 티셔츠를 살 때 검은색이나 회색 티셔츠를 살 확률이 높습니다.


자기개념은 '나'를 유리한 환경으로 데려갑니다. 나의 강점, 약점을 알면 그에 적절한 환경을 선택하고, 그 환경을 나에게 유리하도록 변형할 수도 있는 거죠. 나는 아침형 인간이야 하는 사람은 아침에 중요한 공부를 하고, 저녁형 인간이야 하는 사람은 저녁에 중요한 공부를 합니다. 나는 혼자 일 할 때 효율이 높은 편이야, 나는 팀프로젝트를 할 때 성과가 좋은 편이야. 하는 자기개념이 있을 때 나에게 유리한 방법으로 과제를 해결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자기개념은 원만한 대인관계를 돕습니다. 참으려 해도 참을 수 없는 상황은 누구나 한 가지씩 있습니다.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상황이 무엇인지 알고, 주변 의미 있는 사람에게 미리 말해두는 것은 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나는 나의 생각을 묻지 않고 결정하는 걸 싫어해. 달걀 프라이를 따로 담아줄지, 밥 위에 얹어줄지 미리 물어보면 좋겠어.'하고 미리 말해두는 거죠. 나를 알고 내 주변 의미 있는 사람에게 나를 알릴 때, 불필요한 오해와 싸움을 피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 자기개념 꽉 쥐기

좋아하는 마음은 나를 행복하게 해 준다고 했죠. 그렇다면 나를 위해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 하나는 무조건 좋아해 봅시다. 그게 무엇일까요? 바로 ‘나’ 예요. 내가 나를 좋아하는 것, 이건 너무 근사하죠. 좋은 나를 수집해 주세요.


아침에 피곤했지만 제시간에 일어나 학교에 도착한 나를 보며 생각해 주세요.
‘나는 성실하잖아.’
너무 졸렸지만 제시간에 과제를 낸 나를 보며 생각해 주세요.

‘나는 내 일엔 책임을 가지고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잖아.’

화가 났지만 마음을 추스르고 불만을 말했다면 생각해 주세요.

‘나는 매너 있게 내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야.'

이런 긍정적인 자기개념 한 문장을 마음에 꽉 쥐어주세요. 그 문장이 여러분이 침대에서 나오기 싫은 일요일, 실패 앞에 단단히 실망한 순간에 여러분을 일어서게 하고 두 다리에 힘을 주게 하고 척추의 기립근을 세워주는 힘을 준답니다.


이게 뭐 대단한가? 다 하는 거잖아. 하고 여기기보다는 아무 일 없는 오늘을 만들어낸 나의 수고를 스스로 알아주세요. 사실, 오늘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건, 여러분이 제 일을 구멍 없이 잘 해냈다는 뜻이에요. 세상의 일은 문제가 생기면 바로 드러납니다. 살면서 내가 원하는 시기에 내가 원하는 칭찬을 받기란 어려워요. 남들은 모르지만 나는 알잖아요. 오늘 내가 얼마나 성실했고, 꾸준했고, 참았고, 명랑했는지. 내가 오늘도 잘하고 있는 나를 발견해서 칭찬해 주고, 나를 기특하다 격려해 주세요. 나는 나라서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니까요.


우리의 눈은 밖을 향하고 있어서 내 안을 들여다보려면 노력이 필요합니다. 바깥으로 난 내 시선의 방향을 내 안으로 돌려 자신의 말, 글, 행동, 선택을 살펴보기를 바랍니다. 나를 좀 더 좋아하는 쪽으로 데려가고, 나를 좀 더 유리한 곳에 데려가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이렇게 나다움을 알 때 내 다음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