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너머의 공기 #1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간.
침대 옆의 탁자에 놓은 휴대전화가 울린다.
잠에서 완전히 깨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자연스럽게 전화를 받는다.
"안녕하세요. 에버그린입니다. 어떤 작업이 필요하실까요?"
자동화된 인사말로 상대방의 목소리를 기다려본다.
"사람이 죽었는데요. 청소가 필요해서요."
"아. 그러세요. 지역과 주택의 형태는 어떻게 될까요?"
"그냥 우선 비용부터 알려주세요."
고독사현장의 청소는 대부분 이런 패턴으로 시작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에게 많이 힘들지 않냐고, 정신적으로 어렵지 않냐고 묻는다.
하지만 특수청소는 둔감함을 가져야만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민감하지 않은 나는 어떻게 보면
이 일이 아주 잘 맞는다.
처음 사망현장을 방문했을 때에는 나도 많이 놀라거나 당황스러운 상황이 있었지만
그래도 다른 평범한 사람보다는 무던하게 현장을 맞이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처음 전화를 건 목소리를 들었을 때, 전해져 오는 느낌으로
현장의 상황을 상상해 볼 수는 있다.
대부분의 원룸과 반지하방에서 풍겨져 나오는 분위기는 유사하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공기 속의 미세한 냄새, 복도나 계단에서 나는 습하고 안 좋은 냄새
문 앞에 서서 문을 열기 전, 그때는 언제나 약간의 긴장이 된다.
이 문을 열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어떤 모습으로 돌아가셨을지
벌레가 얼마나 많을지. 많은 상상을 하기보다는 빨리 문을 여는 게 일하기에는 수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