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청소부

문 너머의 공기 #5

by 에버그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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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타드가 널려있는 집안.

바닥에는 혈흔과 오랫동안 부패한 체액이 함께 뒤섞여 있다.

여름철에 흔히 발견되는 고독사 현장이지만 부패가 심각하다.


고독사 현장을 가다보면 독특한 현장이 많이 있다.

오늘의 경우에는 다먹은 카스타드 빈박스가 정말 많았는데

고인이 생전에 카스타드를 좋아하셨나보다. 아니면 어린 시절 못사먹은 카스타드에 대한 미련이 남아 계속 드셨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외에도 포카리스웨트, 박카스 등 동일한 품목의 먹을거리가 산처럼 쌓여있는 현장들이 많이 있다.

고독사는 기본적으로 혼자 고립되어 있거나 자발적으로 독립하였다가 발생하는 사망사건인데

아무도 참견을 하지않으니 본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온전히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중년 남성분은 혼자 거주하시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셨다.

70년대부터 현재까지 발매된 모든 비디오게임기, 피규어, 만화책 일본원서 등

일본 70~80년대의 게임기와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모든게 집 안에 펼쳐져 있었다.

돌아가실 때까지 신규 발매된 게임을 구매하셔서 포장을 뜯지않은 새상품들도 많이 있었다.

의뢰인은 고인의 형님이었는데 안타까워하시면서 혼자 게임만 하고 만화만 보다가 죽었다며 안타까워하셨다.


나는 죽은 사람의 집을 들어가고 정리하기에 생전의 고인과 마주할 일이 없다.

단지 남겨진 짐들과 삶의 흔적들을 보고 유추할 뿐이다.

물론 내 추측이나 예상이 고인의 실제 삶과는 거리가 있겠지만,

고인의 집을 정리하며 다시 인생의 덧없음을 느낀다.

죽음은 항상 우리 주위에 가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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