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진 보정어플이 알려준 화장의 세계

나는 49살에 박수무당이 되다고 ?

by 카레이서 최장한

요즘 스노우란 어플이 인기가 있다

맨얼굴을 화장한 것처럼 보여주거나 얼굴형태 이목구비의 크기 등을 성형수술 후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사진을 수정해 준다


남자들도 sns를 열심히 하는 분들은 스노우 어플을 열심히 쓰시는 분들을 많이 봤다

자전거를 같이 타다가 사진을 찍어 달라고 폰을 받으면 어플 모드인 경우가 반 이상이다

나도 몇 번 이것으로 같이 사진을 찍어 봤지만 이목구비가 큰 편인 나는 박수무당처럼 나와서 나는 내 사진을 찍을 때는 쓰지 않는다


전에 아는 형 형수가 직업이 무당이시라 본의 아니게 간접적으로 점을 본 적이 있는데 그녀는 내가 49살에 무당이 된다고 했다

나는 믿지 않았지만 와이프는 그 이야기를 듣고 걱정을 했다

하지만 49이 된 지금 알록달록하고 비싼 자전거 옷을 많이 사모으고 입고 다니는 것을 보면서 그 무당이 이걸 보고 무당이 된다고 착각했구나 하고 웃는다


어쨌든 이 어플을 보고 나서야 여자들이 화장을 항상 하고 다니고 그것이 얼마나 귀찮은 일일 것임을 간접적으로 알게 되었다


나도 sns를 열심히 하다 보니 외모에 더 신경을 쓰게 되었다

사진은 빛을 찍는 것이고 아무리 잘생기고 이뻐도 얼굴에서 나오는 빛이 입체적이지 못하면 사진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대로 평범하게 생겼어도 얼마든지 빛에 의해서 잘생기고 이쁘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인스타그램에 빠진 이유는 전에 자전거를 타다 아는 형이 동영상을 찍어 줬는데 웬 멧돼지 한 마리가 씩씩대면서 오르막을 올라가는 것 같았다

내가 거울로 나는 보면 나쁘지 않게 보이는 착시가 있는데 사진과 영상은 좀 더 객관적인 나를 보여줬다

누가 찍어준 나를 보면서 체중이나 외모를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그래서 합리적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현역인 연예인들은 나이를 잘 먹지 않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사진으로 나마 좀 볼만하게 보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관리가 안된 중년의 남성과 여성들은 자기 사진을 sns에 잘 올리지 않게 된다

자기가 봐도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남성글루밍 채널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다르게 보면 여자보다 피부도 나쁘고 더 못생긴 남성이 화장을 안하는 사실이 어떻게 보면 더 아이러니 한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49살에 무당이 되지는 않았지만 보정어플을 쓰는 대신 얼굴에 화장을 시작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남자의 화장은 남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약하게 해야 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