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결혼 15년 만에 얻게 된 늦둥이 수연 양. 정말 귀한 외동딸입니다. 고2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딸을 보는 부모님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엄마를 안고 뽀뽀까지도 하는 애교 많고 공부도 잘하는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여학생이었어요.
갓반고라 불리는 고등학교에서 1학년 1학기 전교 7등이라는 성적을 받은 극상위권이면서 수시로 의대를 가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한 학생입니다. 의학 관련 동아리 부장으로서 활동도 열심히 하고 독서도 잘 챙기며 세특을 잘 채워왔어요. 그런데 1학년 2학기에 성적이 너무 많이 떨어졌네요. 알고 보니 작년 1학년때 아버님이 암진단을 받으시고 수술, 퇴원 후 재입원등을 거치면서 학생이 많이 힘들었던 듯합니다.
한 학기 내신이 3등급에 가까우면 사실상 의대는 수시로는 매우 어려워 보이긴 했는데 또 정시로 가기에도 수능점수가 영어와 국어 점수가 충분히 좋은 편은 아니더군요. 그래서 수시냐, 정시냐로 승제샘, 정식샘들도 의견이 갈리기도 했습니다.
최근 이 프로그램에 공부를 너무 잘하는 친구들이 계속 나와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과학천재소녀 편에서도 영어 외 전 과목이 100점인데 영어가 92점이라고 '속 터져'를 외치는 어머니 때문에 속상하셨던 분들도 많으신 듯하고, IQ139인 영어도 수학도 전국 수석급인 천재소녀가 대치동을 갈까 말까 하는 고민으로 나왔는데 대치동을 갈 수 있는 경제력까지도 있으신 분들이라, 많은 시청자들이 이래저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셨다고도 하시더라고요. 제 지인 중 한 명은 상위 0.1% 부자가 내 집마련 상담 프로그램에 나와서 집을 한남동에 살지 압구정동에 살지 고민이라고 하는 듯한 느낌이라며 꼬집었습니다. 사실 공부는 잘해도 고민이 없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학생들도 부모님도 절실했을 거라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이나 학부모님 시청자가 보기엔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 있는 점, 티처스 제작진 여러분들 보시면 한번 생각해 봐 주심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티처스'는 '영재발굴단'이 아니니깐요!
그런데 이번 편은 공부보다 더 눈에 띄는 장면들이 있어서 그 부분을 먼저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도전학생 가족은 시종일관 화목하고 서로에게 의지하면서도 서로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차분하고 온화한 인상의 부모님의 사이도 매우 좋아 보였고, 어찌 보면 다 큰 고등학생 딸과도 여전히 살갑게 사랑을 표현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보는 내내 참 마음이 따뜻해지고 좋았습니다. 딸은 아빠가 나이가 많으신 편인데 자신을 뒷바라지하다가 아프셨을지도 모른다며 눈물을 흘리고, 아버지는 아침저녁 피곤해 힘들어하는 딸을 안타까워하십니다. 엄마는 딸의 잠이 모자랄까 빨리 자면 좋겠다 사랑 가득한 눈으로 말해주시고, 딸은 엄마가 걱정하실까 잔다면서 방으로 들어가 남은 공부를 하고 잠듭니다.
특히 중간에 아버님은 "아빠는 항상 과정도 중요하다고 그랬잖아. 열심히 했는데도 안되면 꼭 의대 아니더라도 괜찮으니깐 너무 그걸로 스트레스받지 말고 공부하면 좋겠어. 네 꿈을 알긴 하지만 그게 혹시 아빠 엄마 때문인 건 아니니?" 그러자 딸은 "내가 의사를 하고 싶다는 계기는 우리 가족 때문은 맞아.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 지금은 내 꿈이야. 정말 사회적 공헌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간 아이는 의사의 꿈이 크게 없는데도 부모의 욕심으로 의대를 보내려는 부모님은 많이 나왔었지요. 그런데 이번 도전학생의 부모님은 정말 아이와 아이의 꿈 자체를 응원할 뿐 부담은 주고 싶어 하지 않는 모습과 그 근간이 되는 정서적 유대감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수연 양은 의사가 된다면 정말 많은 생명을 구하는 멋진 의사가 될 거란 믿음이 생기더군요. 그런데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의사가 안되더라도 좋은 부모님 밑에서 훌륭히 자랐기에 어떤 일로든 사회에 공헌을 하는 사람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부디 아버님 쾌차하시고 수연 양은 꿈을 이루어서 계속 행복한 가족으로 지내시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도전학생을 위한 티처스의 솔루션]
1) 수학: 안 풀리는 어려운 문제를 집요하게 고민하며 스스로 해결해 보자.
도전학생은 안 풀리는 문제는 10분쯤 생각해 보고도 풀리지 않으면 학원선생님의 설명을 듣는다고 했어요. 그러나 승제샘은 수연 양이 모의고사 수학 1등급이지만 항상 4점짜리 고난도 문제 하나정도를 틀리는 이유가 끝까지 고민하고 해결해 보려는 과정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콕 집어주십니다. 물론 이 방법은 개념과 유형문제를 능숙히 푸는 상위권 친구들이 고난도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한 방법입니다. 개념이나 기본 유형문제들이 안 풀리는데 오랜 시간을 고민하는 건 금물입니다. (그땐 개념숙지가 더 중요한 단계!)
2) 영어
(1) 고난도의 좋은 지문을 꼭꼭 씹어먹자.
양은 줄여 한 개의 지문이라도 어려운 지문을 완전히 해석하고 요약하는 연습을 함으로써 길고 난해한 지문이 많이 출제되는 갓반고 내신시험 준비에 도움이 됩니다.
=> 정식샘의 솔루션에 공부법 좀 공부해 본 이모가 첨언을 하자면 이 방법은 정말 정말 좋은 방법입니다. 영어뿐 아니라 난해한 국어의 비문학(독서) 지문에도 통하는 방법이거든요. 국어도 영어도 지문은 길어지고 문제풀 시간은 모자라니 다들 '기술'을 탐합니다. 최상위권인 도전학생도 지문에 많은 표시를 해가며 읽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꽤 많은 학원에서 그런 구조독해의 기술을 가르치기도 하는데 그 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지문을 완벽히 이해하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지문을 꼼꼼히 읽는 훈련을 하면 속도는 저절로 따라 올라갑니다. 속도보다 정확성을 우위에 두고 연습해야 속도도 정확성도 다 잡을 수 있습니다.
(2) 선지를 지우고 주관식으로 푸는 훈련
혼란과 혼돈을 주는 선지들에 현혹되지 않아야 함정을 피할 수 있습니다.
=> 이 부분에도 추가 팁을 드리자면 도전학생처럼 선지를 지우고 주관식으로 답을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그렇게 연습해도 좋지만 만약 그게 힘들다면 선지를 철저하게 분석하는 훈련이 매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선지 중 정답이 왜 정답인지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오답들을 하나하나 쪼개어 왜 오답인지를 확실히 분석하는 것입니다. 어떤 키워드가 들어가서 매력적인 선지로 보이지만 어떤 단어 때문에 지문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까지 전부 분석하는 것이죠. 또 내가 오답 중 매력적으로 느꼈던 선지는 더욱 꼼꼼히 분석하고요. 특히 평가원 기출문제 같은 좋은 문제들로 연습하면 더욱 좋겠지요. (오답들의 패턴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이 연습을 하다 보면 선지를 지우고 주관식 답을 작성하는 단계로도 넘어갈 수 있을 거예요. 이 방법 역시 국어와 영어에 모두 통하는 방법입니다. 가끔 국어의 비문학(독해) 파트에서 공부량이 많지 않은데도 잘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학군지에선 국어는 집을 팔아도 안되고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런 친구들은 아주 어릴 적부터 글을 꼼꼼히 읽는 것이 습관이 된 친구들인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