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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제라도봄 Jan 17. 2024

중요한 건 배고프지 않은 식단

다이어트(3) - 책으로 배우는 식단

느리지만,

한 끼도 굶지 않고,

배고픈 날 없이,

못해먹겠다 싶을 만큼 힘든 날도 없이

다이어트를 했다.


지난번 글에 쓴 대로 마음가짐은 충분히 준비가 되었다. 그런데 무엇이든 맛있게 감사해하며 먹을 마음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닭고야(닭가슴살, 고구마, 야채)만 계속 먹는  못할 짓이다. 아니 아무리 맛난 것도 삼시 세끼를 계속 먹을 있는 건 없다. 평생도 수 있는 식단이 필요했다.


[참고링크]

다이어트(2) 너 살빠졌지? (brunch.co.kr)

다이어트(1) 다이어트-마음의 허들을 넘다. (brunch.co.kr)


식단에 의지를 쓰지 않는 것, 혹은 아주 작게 쓰는 것은 다이어트의 핵심중 핵심이다. 은행대출처럼 개인별 한도가 있는 의지를 하루 3번이나 마주하는 식사에 써버리면 다이어트는 지속하기 힘들다. 어쩌면, 먹을 것의 유혹은 3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배가 고플 때마다, 먹고 싶은 것이 떠오를 때마다 의지를 불태워 허기나 식욕과  싸워야 한다면 다이어트는 성공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무엇보다도 배고프지 않은 식단이 필요했다. 도서관에서 만난 식단 관련 책 중에 소장해야겠다 생각한 책이 '초격차다이어트' (이정윤-맛있는 책방)이었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은 책이다. 이 책이 권하는 식단은 매 끼니마다 건강한 단백질음식 100g(순수단백질량이 아니다.), 건강한 탄수화물음식 100g, 그리고 채소는 배부르게 먹는 식단이다. 어느 유명 다이어트 방식에서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는 것을 초반에 권하는데. 탄수화물을 극도로 줄여본 사람은 안다. 탄수화물이 가정의 평화와 인류의 평화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걸. 혼자 살면 몰라도 아이와 가정과 직장이 있는 사람들에게 탄수화물을 며칠간 끊는 것은 쉽지 않다. 좋은 탄수화물을 적당량 먹는 것은 평화뿐 아니라 그리고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될 듯했다.


tip1. 닭고야 말고도 먹을 것은 많다!                                   

건강한 단백질에 닭가슴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닭가슴살. 닭안심, 돼지고기 등심, 돼지고기 앞다리살, 우둔살, 두부, 두부면, 새우, 오징어, 참치캔, 연어. 가자미살, 계란 등을 번갈아 먹었다. 또 좋은 탄수화물도 고구마뿐 아니라 귀리와 쌀을 반씩 섞어 지은 밥이나 단호박, 감자 등이 있다. 초당 옥수수철에는 생으로 초당 옥수수를 탄수화물 리스트에 올리니 매일 단백질과 탄수화물 고르는 재미도 있었다.


채소는 당근은 생으로도 먹고 라페를 만들기도 하고 채쳐서 올리브유에 소금만 살짝 넣고 볶으면 단맛이 한 껏 올라와 밥반찬으로도 좋고 샐러드랑 같이 먹어도 좋아 자주 먹었다. 파프리카는 그냥도 먹고 얇게 채 썰어서 샐러드 야채에 섞으면 특유의 단맛이 드레싱의 부족함을 채워준다. 브로콜리는 끓는 물에 데쳐 소금만 살짝 뿌려 먹어도 되고, (아이들은 참기름과 소금에 살짝 무쳐주면 초장에 찍어먹는 것과는 다른 별미다.) 에어프라이어에 바싹 구우면 정말 맛있다.(에프에 브로콜리를 구우면 수분이 빠져 데친 브로콜리와는 완전 다른 맛이 되니 꼭 트라이해 보시길!) 애호박은 프라이팬이나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먹고, 양배추는 찜, 볶음, 샐러드로 먹고 배추는 살짝 쪄서 액젓과 참기름 약간 넣어 무쳐먹기도 하고 유자폰즈 소스를 뿌려도 먹었다.


비트와 당근은 찜기에 쪄서 소금, 허브가루 뿌리고 올리브유를 듬뿍 둘러 먹으면 요리에 가까운 맛난 음식이 된다. 한 번에 쪄놓고 냉장고 보관한 뒤 조금씩 꺼내먹으면 귀찮다는 핑계를 대기 힘들다. 그리고 숲의 버터라 불리는 아보카도는 잘 익혀서 냉장고에 넣었다가 잘라서 소금과 후추를 뿌려 먹으면 흡사 참치회를 먹는 듯한 느낌을 주고 좋은 지방이 풍부하기 때문에 꽤 포만감을 준다.

이때는 글을 쓰게될줄 몰라 식단 사진이 네장뿐인것이 아쉽다.



tip2. 적절한 소스는 다이어트의 활력소!

이 책이 매우 실용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시판소스를 다이어트에 적절히 이용해서 무미건조할 수도 있는 다이어트 식단을 매우 다채롭게 만들어준다. 책에 소개된 소스들이 매우 많은데 그 모든 것을 구비하진 않았다. 우선 집에 있는 것을 먼저 활용하면서 하나씩 추가해 나갔다.


책에 없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것들만 설명을 붙여보면 사진 맨 왼쪽 허브가루는 심플리오가닉 all-purpose seasoning은 이름 그대로 모든 데에 쓴다. 구운 고기에도 뿌리고, 파스타에도 뿌리고, 샐러드에도 잘 어울린다. 그 옆의 레오나르디 화이트발사믹식초는 샐러드를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게 해 주었다. 로메인이나 유러피안 샐러드 채소에 사과나 파프리카, 당근을 채 썰어 곁들이고 드레싱대신 화이트발사믹식초와 올리브유, 그리고 올퍼포즈시즈닝을 뿌려주면 매일도 먹을 수 있는 샐러드가 된다. 운동을 열심히 한날은 보상으로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를 치즈그레이터로 갈갈 갈아 뿌려 먹으면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다. 알룰로스는 설탕대신 단맛이 필요할 때 조금씩만 넣었다.


사진엔 없지만 레이크쇼어의 홀그레인머스터드와 삼광와사비도 퍽퍽한 고기를 먹을 때 도움을 주었다.



tip3. 상황에 맞는 루틴을 만들자!

회사를 다니니 세끼를 다 식단을 할 수는 없었다. 아니, 할 수 있겠지만 점심까지 챙겨 다녀야 하면 금방 지칠 것 같아서 현실에 맞게 조정했다. 집에서 먹는 두 끼는 초격차다이어트의 식단으로 하고 점심 한 끼는 되도록 면보다는 밥을 반공기 먹고 나머지는 눈으로 조절하면서 야노시호의 정체성을 가지고 먹었다. 또한 식간에는 물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아침은 바쁘니깐 찐계란과 그릭요구르트, 방울토마토 조금, 사과반쪽과 고구마나 단호박 정도 내에서 양을 조절해서 먹었다. 저녁은 야채를 좀 더 푸짐하게 차렸다. 포만감을 주는 야채구이나 샐러드를 곁들이고 육류와 생선을 100그람 이상 굽고 찌고 볶아 먹었다. 저녁 탄수화물은 대부분 귀리밥이었던 거 같다.


주말엔 치팅데이도 가졌다. 아무거나 막 먹는 치팅이 아닌 건강한 탄수화물을 평소보다 좀 더 먹는 정도의 치팅. 그리고 주말에 한 번씩은 적당히 술도 마셨다. 술을 사랑하는 남편과의 시간도 중요했기에 아무 날이나 기분 내키면 맥주를 몇 캔 씩 함께 마시는 습관은 양해를 구하고 버렸지만, 주말 밤 와인 서너 잔, 맥주나 소주 서너 잔 정도는 부담 없이 마셨다. 물론 그러면 주말에는 유지는 할 수 있어도 감량은 힘들다. 천천히 가기로 한 거니 괜찮았다.




가끔은 밤 11시즘 잠자리에 누우면 배불리 먹었던 채소가 금세 숨이 죽었는지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 날씬한 사람들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을 종종 듣는다고 했다. '어머 이제 위가 비어서 잠을 자도 위도 푹 쉴 수 있겠다. 이것도 내 몸에 선물이지." 하고 잠에 들었다. 이게 습관이 되고 나자 늦게 먹으면 잠자리에 누웠을 때 속이 편하지 않다는 감각도 느끼게 되었다. 건강을 위한 내 감각들이 살아나고 있구나. 이 또한 감사다.

매달 조금씩 빠진 흔적들


** 나의 다이어트가 다 끝난 후에 알게 되었지만 꼭 권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 추가해 봅니다. 유튜버 최겸의 책(다이어트 사이언스)과 영상들을 보면 건강을 위한 팁들이 매우 많습니다. 누군가가 어떤 방식으로 성공한 다이어트라 해도 다른 누군가에겐 맞지 않을 수도 있지요. 어쩌면 제가 한 방식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것을 그의 책과 영상, 여러 사례를 보면 깨달았습니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원한다면 꼭 참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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