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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제라도봄 Jan 10. 2024

너 살빠졌지?

다이어트 (2) - 책으로 시작한 정신무장 편

무언가를 시작하면 책부터 찾아보는 편이다.

자주 도움을 받고, 가끔은 이론에만 빠삭해지지만 다이어트도 도서관부터 가본다. 성공을 비는 마음으로 도서관에서 다이어트 책을 검색하고 그중 몇 권을 대여해 왔다. 그렇게 만난 책중 한 권이 "날씬 미녀를 따라 했더니 5kg 더 빠졌어요."였다. 얇은 만화책이었고 30kg를 감량한 전편이 있었는데 집 앞 도서관엔 없었다. 뭔가 세트로 봐야 할 듯한 마음에 다른 도서관에서 "너 살 빠졌지?"를 상호대차를 신청해 세트를 섭렵했다.


저자 와타나베폰은 95kg이 나가는 비만이었는데 어느 날 변기시트가 부서지는 충격에 그날부터 날씬한 여자들을 관찰하여 그녀들의 습관과 행동을 따라 해서 30킬로 감량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아직도 날씬하지는 않음을 인식하고 5kg 더 뺀 스토리가 2편이다. 내가 20킬로 빼는 것보다 5킬로 빼는 게 더 어렵다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헛소리를 사석에서 하고 다녔는데 30kg로 뺀 이야기와 5kg 뺀 이야기가 1권씩인걸 보면 헛소리만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뚱녀와 날씬 미녀로 관찰대상을 나눈다. (사실 이렇게 나누는 것은 상당히 불편함이 있지만 그것은 논외로 두고 아이디어만 받아들이기로 한다.) 살이 찌는 습관과 찌지 않는 습관을 요목조목 잘 나누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그 책 두 권의 내용 중 그중 공감이 가는 비교만 좀 정리해 본다.


뚱뚱한 사람은

- 변명이 많다. (먹을 핑계가 많다.)

- 다이어트 보상, 스트레스 해소는 먹는 것으로 한다.

- 맥주를 벌컥벌컥 마신다

- 배고프지 않아도 매끼 꼬박 챙겨 먹는다.

- 당이 들어간 음료를 즐긴다. 탄산음료나 쥬스류등

- 이왕 먹는 거면 맛있게 먹어야 해서 소스를 아끼지 않는다.

- 빨리 먹는다.

- 식재료는 가격대비 양을 기준으로 고른다.

- 식사 중 물 잔이나 술잔은 젓가락 쥔 채, 혹은 반대손으로 든다.

- 루틴이 없는 편이다.

- 오며 가며 입에 넣는 게 많다. (간식은 자기가 먹은 것이라고 생각 안 한다.)

- 배가 빵빵해야 포만감이 느껴진다.

- 최근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을 들은 기억이 없다.

- 건강식단은 맛이 없다.

- 저녁 반주가 일상이다.

- 편하게 한 끼 때우는 것을 자주 한다. (편의점 음식, 완성된 도시락등 고칼로리 음식들)

- 정체기가 오면 굶다가 폭식 후 다이어트 포기한다.

- 가격이 싼 식당에서 푸짐하게 먹는 것을 즐긴다.


날씬이들은

- 스트레스 해소나 보상의 방법이 매우 다양하다.

- 술을 즐기며 우아하게 마신다.

- 배가 고프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

- 야채가 많은 메뉴를 고른다.

- 살이 찌면 더 스트레스가 되므로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 먹는 데 시간이 걸린다.

- 배가 고프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 먹는다.

- 식재료는 같은 값이면 양이 적어도 유기농이나 질이 좋은 것을 고른다.

- 루틴이 일정한 편이다.

- 배가 부른 것을 괴롭다 느낀다.

- 본 식사 외에 간식을 즐기지 않는다.

- 배고프지 않은 상태가 되면 포만감을 느낀다. (포만감의 정의가 다름)

-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을 종종 듣는다.

- 건강식단이 더 맛있고 속도 편해서 좋다.

- 반주보다 천천히 술을 즐긴다.

- 혼자 먹는 한 끼도 예쁘게 잘 차려 스스로에게 대접하며 먹는다.

- 정체기는 체중 외 다른 것들이 변화하고 있는 시기라 생각한다. 초조해하지 않는다.

 (실제로 체지방률이 줄기도 한다)

- 한 끼, 하루 과식하면 그 이후 바로 조절한다.

- 조금 먹더라도 좋은 식당에서 예쁘게 먹는 걸 좋아한다.


그녀가 관찰한 날씬이들과 뚱뚱이들의 특징을 관찰해 보니 그간 겪어온 몇몇 지인들이 떠오른다. 한 사람이 저 모두의 특징을 가진 건 아니지만 상당히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내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살이 잘 안 찌는 사람을 따라 하는 것이다. 정체성을 다시 설정하고 행동해 보는 것이다. 미국 속담에도 있다. Fake it till you make it!


몸에 나쁘고 살이 찌는 음식이라는 걸 알면서도 입이 원한다는 이유로 몸을 망가트리는 음식을 너무 쉽게 혀뒤로 넘겨버려 왔다. 먹고 싶지만 참아야지 하다가 어느 순간 합리화할 이유가 하나둘 떠오르면서 넘어가는 것이다.  나를 위한다면서 보상을 한다고 선물을 준다고 입만 즐거운 음식들, 몸에는 벌을 준 건지도 모르다.


추성훈의 아내이자 일본의 톱모델이었던 야노시호는 인스턴트음식이나 패스트푸드를 먹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엔 그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생각해 보니,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의지로 버텨내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 내가 내 몸에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건강에도 다이어트에도 독인 음식들은 '먹으면 안 돼.'가 아니라 '날씬한 나는 이런 음식을 즐기지 않아.'로 접근해 보기로 한다.


스스로에게 야노시호의 정체성을 입히고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1. 몸에 좋은 것을 선물이라 생각하고 먹을 것.

2. 건강한 먹거리를 부족하지 않게 먹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음에 감사할 것.

3. 먹을까, 얼마나 먹을까가 고민이 될 때면 '내가 야노시호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이 방법은 상당히 효과가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의식적인 노력은 필요하다. 의지를 쓰진 않지만 새로 만든 내 정체성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의식하고 있는 것이 중요해 보였다.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 자동화가 되어 의식하는 노력도 필요 없어진다. 마치 운전처럼!) 핸드폰 배경화면을 야노시호의 사진으로 바꾸어 놓았다. 물론 이게 누구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 건 좀 창피하긴 하다. 혹시 독자 중에 이영애 다이어트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다이어트를 끝내고 접한 기사인데 어느 네티즌이 스스로를 이영애라고 생각하면서 음식을 조절해서 상당히 감량을 했다는 내용이다.

'와 이 글을 내가 썼으면 야노시호 다이어트가 될 뻔했네.' 하고 공감했다. 댓글은 욕도 비웃음도 꽤 많았지만, 이미 해본 사람으로서 정말 효과가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칼로리폭탄의 튀김이 눈앞에 있어도 한 조각만 집어 천천히 음미하며 먹게 된다. '야노시호라면 이런 음식은 요만큼만 이런 표정으로 먹겠지.'라 상상하면서.


아무런 준비도 필요 없다. 이런 마음가짐과 우리의 상식만으로 다이어트는 시작할 수 있다.

간절하게 듣고 싶었다.  책 제목처럼  '너 살빠졌지?' 라는 말!


식단 관련 책과 방법추천은 다음 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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