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언제라도봄 Jan 31. 2024

샤넬대신 PT?!

운동치가 말하는 운동의 효과 5

중고딩이나 국영수, 인생은 음미체!


이 말을 듣고 무릎을 탁 친지 10년즘 되어간다.

인생은 음미체! 특히 그 방점은 '체'에 찍혀있는 거 같다. 음악이나 미술은 재주가 없어도 재능 넘치는 예술가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즐기기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러나 체육은 다르다. 김연아의 스케이팅과 손흥민의 멋진 슛을 감상한다고 나의 근력이나 유연성, 순발력은 1도 길러지지 않으니까.


스스로 몸을 움직여 근육을 붙이고, 균형을 잡고, 지구력을 키우고, 유연성을 늘려야 체력이 좋아지고 체력은 삶의 질을 올려준다. 그걸 머리가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차라리 다시 교실로 돌아가 국영수를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강도 있는 운동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둘째 낳고 잠시 필라테스의 강도와 빈도를 높여 근육을 붙여본 적이 있다. 근육량 1.2kg 늘리는데 꼬박 넉 달이 걸렸는데 감기에 걸려 일주일을 쉬었더니 그중 1kg 가까이가 순삭 되었다. 원래 근육이 잘 안붙는 체질인줄은 알았지만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달 일해서 돈을 벌었는데 일주일 쉬었다고 세 달 치를 빼앗아 가는 날강도가 어디 있는가. 당황스럽고 또 황당했다. 그럴수록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는 건 알았지만 날강도에게 다가가기가 꺼려졌다. 운동할 맛이 나지 않는다는 핑계로 다시 운동과 멀어졌다.



그러나 2021년 초여름 송장 같은 내 몸을 마주하게 된다. 오래 아파온 허리와 목, 아이 키우며 안 좋아진 손목, 무릎, 어깨관절에다가 한여름에도 샌들을 신기 힘들 만큼 심해진 수족냉증 그리고 8시간을 자도 사라지지 않는 피로까지 겹치니 더 이상 운동을 ''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생기지도 않고 쉽게 사라지는 신기루 같은 근력이지만 그 근력운동을 하던 때가 제일 체력이 좋았다는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내 발로 집 앞 헬스장을 찾아간다.


자기 주도적 운동이 안 되는 나에겐 비싸도 PT 말고는 답이 없었다. 물론 회당 6만 원 가까이하는 비용이 부담스러웠다. 주 2회 1년이면 6백만원즘 되는 돈이다. 남편도 나의 체력을 늘 염려해 주었기에 흔쾌히 하라고 하겠지만, 스스로를 설득할, 아니 누가 물어도 당당할 명분이 필요했다. 그래! 나에겐 샤넬백이 없다. '샤넬백대신 PT!' 이거다 싶었다.

"신랑! 나 샤넬백 대신 PT  해도 돼?"라는 질문에 남편은 "운동 열심히 하면 샤넬백도 사줄게!"


그렇게 1년간 샤넬백을 대략 100 조각내어 하나씩 몸에 넣었다. 정말 누구와 겨뤄도 지지 않을 자신 있는 운동치, 저질체력에게 일어난 변화를 살펴보자.


1. 중력이 약해진다.

그간 걸어 다닐 때 몸을 끌고 다니는 느낌이라고 하면 좀 과장이지만 중력을 이겨내며 내 몸을 데리고 다닌 느낌이었다. 운동 후 두 달이 지나자 발로 땅을 밀고 다니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중력이 약해진 느낌이랄까? 몸이 천근만근 무겁다면 다리에 근력을 키워 몸이 느끼는 중력을 줄여줘 보시길! 땅을 밀고 다니는 느낌은 생각보다 기분 좋다. 체중이 줄지 않아도 가벼워진 느낌이니깐!


2. 관절의 강해진다.

손목이나 발목, 무릎이 안 좋으니 부하를 걸면 큰 일 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실은 그 반대였나 보다. 그간 너무 쉬어서 약해져 있던 건지 운동을 하고 나서 외려 통증이 없어졌다. 올해로 요통 30주년이니, 오래된 요통은 중간중간 운동을 힘들게 한 적이 한두 번 있지만, 허리와 배에도 근육이 생기면서 요통도 훨씬 좋아졌다.


3. 근력이 주는 자신감

제일 신기한 것이 이것인데 분명 체력이 올라와서인지 아니면 근육이 늘어가서인지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외모자신감도 근력자신감도 분명 아니다. 그런데 일상에서 귀찮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덜 귀찮아지고, 엄두가 나지 않았던 일들을 해볼까 하는 동기가 생겼다. 운동 1년을 하고 나니 다이어트도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에 생에 처음 생겼고, 작년 말 브런치 입성도 늘어난 근육이 밀어준 것이 분명하다.


4. 수면의 질이 업

우리 엄마 표현으로 '머리만 대면 자는' 나는 누워서 '왜 이렇게 잠이 안 오지?'라고 생각한 날도 대부분 그 이후 기억이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를 '잘 자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잠이 쉬이 들지만, 7-8시간을 자도 피곤하고 늘 꿈을 꿨다. 그런데 운동을 시작하고 6개월쯤 지난 후부터 6-7시간 만 자도 개운한 경험을 시작했다. 운동 처음엔 운동이 힘들어서 실신하는 건 줄 알았는데 몇 개월 지나 처음처럼 힘들지 않아도 깊게 잘 자게 된 것이다.


5. 좋은 엄마(사람)가 된다.

확실히 깨달았다. 좋은 엄마는 체력이 좋은 엄마라는 것을... 요즘처럼 정보가 넘치는 시대 어떤 엄마가 좋은 엄마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내가 아프고 힘들면 머리로 알아도 행동과 말로 좋은 엄마를 하기가 매우 어렵다. 체력이 약할 혀 깨물어가며 다정한 엄마 코스프레였다면 체력이 좋아지니 진실된 다정함이 나오기 시작했다.


땅이 나를 끌어당긴다면, 관절이 여기저기 아프다면, 여러 모로 자신감이 떨어진다면, 수면의 질이 좋지 않다면 그리고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면 근육을 키워보자. 자기 주도적 운동만 한다면 명품백을 백 조각, 이백 조각내지 않고도 근육은 몸에 붙일 수 있다.


"운동으로 생기를 얻은 사람은
빛, 카리스마, 아우라를 발산한다. "

"아름다운 몸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은
경박한 욕심이 아니라 자기 존중의 문제다."

 -도미니크 로로 [심플하게 산다.] 중에서


이제 생기가 쪼금 생긴 것 같다.

빛과 자기 존중을 향해 가보기로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중요한 건 배고프지 않은 식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