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종종 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곤 한다. 엄마는 나를 동기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말들이 내 마음에 깊은 상처를 준다.
내가 처음 기억하는 엄마의 비교는 나와 같은 반 남자아이였다. 동네 이웃으로 같은 반인 그 아이와 나는 친하지 않았지만, 엄마들끼리는 친해서 자주 교류를 했던 집이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엄마는 그 집에 다녀올 때마다 “그 애는 지금 공부를 하던데 넌 TV를 보고 있는 거야?” “그 애는 이번에 반에서 몇 등 했다던데” 심지어는 “이번에 그 애는 몸무게를 10kg를 뺐다는데 넌 도대체…” 같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비교는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엄마는 분명 나를 사랑하는데, 왜 항상 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걸까? 나는 내가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고 믿고 싶지만, 엄마의 말은 그 믿음을 끊임없이 흔들어 놓았다. 나의 성취와 노력이 항상 다른 사람과 비교될 때마다, 나는 내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엄마의 말이 들릴 때마다, 나는 마음속 깊이 상처를 받았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엄마에게는 항상 부족한 딸일 것만 같았다. 반에서 몇 등을 하든, 체중을 감량하든, 엄마의 칭찬은 항상 다른 사람과의 비교 속에서만 존재했다.
어제도 엄마와 통화하는데, 엄마가 다른 사촌을 이야기하면서 “걔네는 똑똑하다, 박사 학위를 받았다더라”, “집이 xx 억이 넘는다더라” 하셨다. 엄마는 그냥 이야기하신 것일지도 모르지만, 내 마음속에는 아직도 여린 마음이 있어서 마음의 유리창에 금이 가는 게 느껴졌다.
내가 기억하는 나의 10대, 20대 시절은 자신감이 없는 아이였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누구보다 신경 쓰는 사람이 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꾹꾹 참고, 다른 사람들이 듣기 좋아하는 말을 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보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신경 쓰며 살았다. 나에 대한 엄마의 기대감이 너무 커서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그런 엄마에게 반발심을 느끼기도 했다. 어쩌겠는가, 이게 나인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이런 내 모습은 엄마의 비교와 비판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애썼다. 내 감정과 생각은 항상 뒤로 미뤄졌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의해 내 가치는 결정되었다.
하지만 30대부터는 나 스스로를 사랑해 주기로 다짐하고, 가끔 엄마가 저런 이야기를 해도 애써 덤덤하게 넘기려고 노력했다. 한창 마음이 힘들 때는 엄마가 나를 일부러 상처 주려는가라는 생각까지 했지만, 엄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기에 스스로를 다독이며 그냥 넘기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스스로를 사랑하는 연습을 하다 보니 이제는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스스로를 인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40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가끔씩 내 마음의 유리창에 금이 가는 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다시금 내가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인지를 상기하려고 애쓴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될 필요가 없으며, 나만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면 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엄마의 말에 상처받지 않고, 나의 가치를 스스로 찾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나는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이며, 내 삶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