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츠신의 "삼체 2부: 암흑의 숲"은 작가가 만든 가설인 '암흑의 숲' 이론을 바탕으로, 책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약 200년에 걸친 혼돈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소설의 전반적인 내용은 우주적 생존의 딜레마인 '암흑의 숲' 이론을 통해 극적으로 묘사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서로를 신뢰할 수 없는 문명들로 가득 찬 어두운 숲과 같아서 각 문명은 생존을 위해 다른 문명을 발견하는 즉시 곧바로 공격해야 한다.
비록 '암흑의 숲' 이론은 작가가 만들어낸 가설이지만, 이는 현대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불신과 경계의 심리를 극대화한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불신이 얼마나 깊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문명의 생존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소설 내내 생생하게 묘사한다. "삼체 2부"는 SF 소설이기보다는 철학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생존을 위해 다른 문명을 먼저 제거해야 하는 상황들은 책을 읽는 나로 하여금 여러 도덕적 고민을 하게 만든다. 선제공격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그러한 상황에서 도덕적 판단이 어떻게 변형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이는 우리 인간의 본성과 도덕적 기준이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깊게 생각해보게 한다.
각 문명이 생존을 위해 자신의 존재를 숨기는 모습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행동들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생존을 위한 침묵과 은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문명 간의 소통 부재가 필연적으로 폭력을 초래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또한, 소설은 인류 내부의 갈등과 협력, 그리고 삼체 문명과의 충돌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인류는 외부의 위협에 직면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끝없는 갈등과 배신을 반복한다. 공동의 생존을 위해 협력해야 할 상황에서조차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모습들은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묘사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