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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예 Sep 10. 2015

[가제]True or false

prologue

이야기의 시작.



[톡..토도독..쏴아아..]


조금은 낡은듯한 목조로 된 거실 안

지나온 세월을 말해주는듯 눈 부신 백발의 노부인이

한켠에 놓여진 안락의자에 몸을 기대어  한 쪽 팔이 없는

특이한 모양의 옷을 바느질 하고 있다.


"이런 때 아닌 시기에 비라니..에이아가 심통이 잔뜩 나겠구나"


창문을 바라보는 그녀의 보라빛 눈동자에는

느닷없이 찾아온 불청객으로 인해 잔뜩 흐려진 

하늘이 가득 담겨있었다.


[벌컥! 다다다다닷]


"아이 참! 데메의 계절에 이런 소나기라니! 홀딱 젖어버렸잖아

 옷도 약속도 모두 엉망이 되어버렸어!!"


때마침 당사자의 심경이 가득 담긴듯 날카롭게 열린 문에서

 새벽 이슬을 잔뜩 머금은 한떨기 꽃과 같은 싱그러움을 띈 

보기 드문 칠흑같은 머릿결에 신비로운 보라빛 눈동자를 가진

앳된 소녀가 울상을 한채 들어왔다.


"우리 귀염둥이 꽃처럼 어여쁘게 차려입고 아침 일찍 나서더니

꼬마기사님을 만나지 못하게되어 속상했구나"


그녀가 건네는 장난어린 말에 소녀는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목에 걸린 달문양의 은빛 팬던트가 세차게 흔들릴정도로 고개를 흔들며


"할머니! 기..기사님이라뇨!! 아이참! 그냥 친구가 없어보여 제가 놀아주는 바보일 뿐이라니까요"


"후후.. 어쩜 그럼 네가 좋아하는 체리파이를 먹지 못했을때처럼 울상을 짓고있는걸까?"


"그...그건... "


그녀는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손녀의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말을 했다.


"에이아. 원래 아름답고 진실된 사랑엔 사랑의신이 내린 시련이 함께하는 거란다. 그들의 앞날을 위해

담금질을 해준달까?"


소녀가 화색을 띄며 되물었다.


"정말요? 그래서 이 시기에 비가 내린걸까요!?"


"그럼그럼 정말이지. 우리 꼬마공주님이 어린줄만 알았는데 벌써 사랑에 빠진 숙녀가되다니

소낙비로 엉망이된 하루를 이 할미가 빛나는 사랑을 했던 한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로 그득하게 채워줄테니

기분을 풀려무나"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에 쥔 외팔의 옷을 한켠에 놓아둔채 서재에서 손 때가 가득 묻어난

책을한 권과 비에 젖은 손녀의 몸을 데워줄 따스한 레몬차를 가져와

자리에 앉으며 운을 떼었다.



"옛날 옛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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