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OFFEE HISTORY Aug 04. 2022

8월 첫째 주 주간일기


7월의 마지막과 8월의 시작까지는 불운의 연속이었다.

평생 함께할 거라 생각했던 이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고 미련을 버려야만 했다.

불면증을 잊게 해줄 만큼 편안하고 좋았던 사람을 놓친 탓일까. 안 좋은 일은 함께 오는 것 같다.


평생 경찰서에 갈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차량 털이 절도를 크게 당했고, 다행히 며칠 전 범인을 검거해 구속수사 중이다. (그러나 피해 현금은 돌려받지 못할 것 같다. 덕분에 국과수 감식 후에 차량을 내부 세차를 맡겨야만 했다)  갑자기 안경을 잃어버리는가 하면, 몇년은 간다던 LED 전등이 나가고, 하나를 고치니 곧바로 다른  전등이 떨어지기도 하고. 멀쩡했던 아이패드 액정이 나가버리고. 무더운 날씨와 함께 이래저래 불운이 연이어 찾아왔던 다사다난했던 7월이다.


내 마음이 어두운 응달에 둥지를 틀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볕은 늘 찾아온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잊고 지냈던 좋은 사람들과 인연과 연락이 많이 닿아서 볼 수 있었다.

복잡했던 일도 하나씩 풀려 가고, 새로운 만남도 소개도 많이 생겨 몸은 고될것 같다.

당분간 만남을 피하려 했는데 이런 시기가 이 때 오는것 보면 사람의 연도 바란다고 되는게 아니라 물 흐르듯 가나보다.

그래서 8월의 커피는 불운과 미련을 털고 새로움을 맞이하는 산뜻하고 시원함으로 맞이했다.


지난 한주는 다양한 추출 법으로 마시기도 했다. 날씨가 더워 가정에서는 더치커피를 주로 마셨고,

다른 카페 매장이나 지인을 방문했을 때는 사이폰, 핸드드립(칼리타 + 하리오 V60)으로 추출해 마시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역시 강한 압력으로 내려 강한 바디감과 향미를 내뿜는 커피이다.

최근에는 반자동/자동 머신의 발전으로 고-오급 머신을 갖춘 카페를 가면 최상의 커피를 맛볼 수 있지만,

그래도 가끔은 클래식한 멋과 가변압추출이 주는 밸런스 때문인지 고-오급 IZZO 레버식 머신을 갖춘 매장을 찾게 된다.(물론 사장님의 팔뚝은 볼 때마다 더욱 두꺼워져만 간다.)


새로운 시작과 함께 8월 첫 주에 개인적으로 구매해 즐긴 원두는 이렇다.




1. (더치커피) 과테말라 안티구아 / 케냐 AA


개인적으로 더치커피라면 마일드한 싱글오리진 보다는 과테말라 안티구아나 케냐, 에티오피아 아리차를 좋아한다.

더치의 특성상 향미와 바디감이 많이 사라지기 때문에, 더욱 개성이 뚜렷한 원두를 좋아하는 편이다.

여름이 다가온 만큼 더치를 구입하기보다는 다시 더치 기구를 꺼내서 직접 커피를 내려봐야겠다.

더치는 더운 여름철 배송 과정에서 쉽게 식중독균이 쉽게 생길 수 있고, 커피의 맛도 쉽게 변화한다.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냉장 보관만 잘 해주면 어느 정도 상온에 두어도 변질이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괜찮은 원두를 블렌딩해 최적의 더치 밸런스로 내리고서 바로 냉장 보관하는 것이다.


2. 콜롬비아 미카바 게이샤


품종: 게이샤 new crop

농장: 미카바 산투아리오

프로세싱: Natural


사이폰으로 추출해 마셔본 미카바 게이샤.

오래 전 UCC커피 행사에서 게이샤를 사이폰으로 추출한 것을 맛본 후 '이거다' 싶었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쉽게 즐기기는 어려운 추출 방식이기도 하다. (가정에서 비치해 두기도 어렵기도 하지만, 일단 조립과 세척이 무척 귀찮다) 일반적이라면 침출 방식을 좋아하지 않지만 게이샤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미카바 게이샤는 일전에도 커핑해본 적이 있지만, 특히 이번 게이샤는 좀 더 볼드한 느낌이 있었다. 부드러운 floral향 보다는 무겁고 진득한 와인을 마시는 느낌이다.

다른 게이샤가 스파클링, 로제, 피노누아에 가깝다면 이것은 고급 진 까베르네 소비뇽같은 느낌이랄까.


3. 브라질 산타클라라


품종: Yellow Catucai

농장: 산타클라라

프로세싱: Natural


브라질 원두 가격만 생각하면 눈물이 날 지경이다. 커피 선물가격 안정과 최근의 수입 부가세 면제로 가격이 조금 안정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 감소, 환율 급등, 물류비 급등 등 여러 요인으로 몇 년 새 가격이 제법 올랐다. 그럼에도 가끔 브라질 원두만이 주는 마일드함이 좋다. 특히 산타클라라는 고소하면서도 크리미함이 매력적인 원두이다. 피넛과 초콜릿 노트가 베이스 같다.

200g 1만7천원








작가의 이전글 7월의 커피. 사람냄새, 커피향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