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은 직선으로 이루어진 형태다. 즉, 직선이 선의 형태 중 가장 심플한 형태라는 것이다.
그림을 그릴 때 직선을 이용해서 형태를 만든 후, 그것을 조금씩 다듬어서 곡선을 만들어 형태를 잡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처음부터 곡선을 그리는 것과 분명 차이가 있다고 하셨다. 미술이 결과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비싸다는 말도 해주셨다. 사람들은 결과만 보지만, 그림을 그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과정에 있어 수많은 선을 만들어보았다가 지웠다가 하기 때문이다. (나는 여태 이 말이 '화가는 끊임없이 연습하기 때문에 그 연습의 시간을 말하는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그림을 그릴 때 한 작품 속에 표현된 하나의 곡선은 수많은 직선이 지워진 결과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론으로는 그럴 듯 하지만, 마음으로는 어떤 느낌인지 전혀 와닿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도 100장정도 그림을 그리면 조금씩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셨다. 이런 깨달음은 누군가 알려줘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쌓이면서 저절로 깨닫게 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즉, 절대적인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분야가 예술이었다.
현재 내 과정에서 해볼 수 있는 것은, 마카로 과정을 그리고 흑백으로 뽑아보는 활동이었다. 뚜렷하게 선이 보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형태를 잡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사람'이라는 대상은 우리가 평소에 계속 마주치는 대상이며, 가장 익숙하게 느끼는 형상이기 때문에 조금만 어색하게 그려도 사람들이 대번 알아챌 수 있다. 다행인 것은, 눈, 코, 입만 잘 그려줘도 그럴듯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것을 잘 그린다는 것은 조금 더 붓이 손에 익었을 때 잘 그릴 수 있는 것 같았다. 선생님께서는 인물을 자주 그리는데, 책을 읽고 그 곳에 등장하는 배경과 인물을 같이 그려보는 것을 즐긴다고 하셨다. 나도 언젠가는 그런 상상을 통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