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으로 그림을 그리라는 것이 뭔지 알 듯 말 듯한 시기가 벌써 몇 개월째 지속되었다.
‘우리가 연필을 도화지에 그으면, 선으로 나오는데 이걸 면으로 표현한다고?’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싶었다.
이 무렵, 새로운 드로잉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 분은, 우리 세상은 선으로 생긴 것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사물은 대부분 두께감이 있기 때문에, 면으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이다. 가령, 컴퓨터 모니터의 경우 여러개의 면이 모여 형태를 이루고 있다고 하였다.
이 말은 머릿속으로는 이해가 되었지만, 정작 내가 그림을 그릴 때에는 선으로 물체의 아웃라인을 잡으며 그려나갔다. 면으로 그리는 것이 무엇인지 와닿지 않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물체가 면으로 이루어진 것까지는 알겠는데, 표현을 그렇게 하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은 모든 것을 와이어로 표현했다.
이렇게, 3D 입체감이 있도록 표현하는 것을 연습해보라고 하셨다. 이런 와이어 표현은 귀를 표현할 때, 가장 두드러진다.
출처: https://www.shutterstock.com/ko/image-vector/wireframe-model-human-ear-side-view-1933074692
와이어가 촘촘히 이어져 있는 곳은, 면이 많이 꺾이는 부분이기 때문에 명암 대비가 크다. (주로 어둡게 표현이 된다)
실제 귀 사진을 보고, 3D 와이어도 참고하며 귀를 묘사해보면 확실히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나 역시 이 과정을 통해 면으로 그리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귀를 묘사할 때, 주의점은 귀에 해당하는 모든 부분은 색이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완전한 하얀색은 없다. 귀 역시 빛에 반사되어 밝게 빛나는 부분이 존재하더라도 아주 미세하게나마 톤을 넣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연필로 톤을 채워주는 작업을 거치며 꺾이는 부분을 묘사한다면, 면으로 그리는 행위가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조소를 같이 배우면 도움이 많이 된다. 직접 찰흙으로 귀를 만들어보면, 귀가 어떤 형태로 이루어졌는지 몸으로 익혀진다. 그 후에 2D 도화지에 스케치를 그려보면 좀 더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