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잘 피로해진다.
핸드폰이나 다른 화면을 보면 눈이 뻐근해지며 머리도 살짝 아파진다.
일해야하는데 큰일이다.
회사 사람들한테는 어떻게 말하나 고민이다.
어제까진 가습기를 안틀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마른 기침같이 목이 칼칼했고 콧물도 살짝 났었다.
가습기를 틀고 자니 상태가 조금 더 괜찮다.
임부바지를 샀는데 조금 꽉 조이는 것 같은 느낌이라 반품해야할지 애매하다.
이제부터는 먹는 것도 테이크아웃이 아닌, 좋은 밥을 먹어야할텐데 뭘 먹나 고민이다. 플라스틱에 담기지 않은 것을 찾아보니 먹을게 없다.
잠이 오는 날이었다.
특히 오전에 회사 가기위해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었다.
회사에 가서도 밥 먹기 전까지 계속 멍하다가, 밥이 들어가니까 (배가 안고픈데도 잠을 깨기 위해 점심을 먹었다) 조금 정신이 들었다.
회사에 가면 여러 방면으로 머리도 굴려보고,
사람들도 만나고,
걸어다니면서 운동도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고 싶을 때 자지 못한다는 큰 단점이 있다.
아기 척추가 생기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하니 잠이 오면 바로 자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다.
오죽하면, 내 긴 머리가 (어깨 조금 넘는 길이) 아기 영양분 뺏어갈까봐 머리카락을 자르느냐,, 혹은 미용실가면 맡을 화학약품 냄새가 더 몸에 안 좋느냐를 가지고 고민했다.
최근엔 귀찮은게 많아졌다.
착즙기를 사고 싶은데, 비교 검색하기 귀찮아서 고객센터에 전화해봤는데, 전화를 받지 않아서 그냥 안사기로 마음먹은 사건도 있다.
또, 인정하기 싫었지만 건망증도 생겼다.
단기적으로 '뭐 하려고 했더라?'라고 생각하는 타이밍이 많아진다.
회사 사람들 70%에게는 임신했다고 말했다.
같이 일하는 분들에게 좋은 소식일리 없지만 그래도 말씀 드리고 내가 양해를 받는 편이 더 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사 하자마자 (첫날만 출근하고 보름간 병가 및 재택근무 병행) 코로나에 걸려서 보름만에 두 번째 출근을 했는데, 그 다음 얼굴 봤을 때 듣는 소식이 임신이라니.. 독특한 케이스라고 신기해 하시는 분도 있었다.
튀지 않으려고 했는데 벌써 재택근무+병가+이젠 출산 휴가쟁이로 소문나겠다.
가만히 있다가 얻어 맞는 느낌이었다.
상사가 별 것 아닌걸로 호출해서 혼냈기 때문이다.
눈물이 핑 돌 뻔 했다.
확실히 감정기복이 심해진 것 같긴 하다.
저번에는 다른 상사 앞에서 임신 사실을 말하며,
'왜 그렇게 아팠는지 이해가 되더라구요'라고 할 때 울컥했다,,,,
(사람들한테 내가 꾀병 부린다고 오해받을 수 있던 상황이어서, 굉장히 억울했었다.)
얼마 전부터는 변비가 생겼다.
고등학생때 있었나.. 싶었던 변비가 생겼다.
충격적이었다. 배변 활동은 잘하기로 자신이 있던 나인데 변비가 생기다니...!
머리도 조금 아프고 무겁다. 27일에 일어나서도 몸이 무겁고 어깨가 땡기는 느낌이었다. 머리도 계속 살짝씩 무거운 느낌이었다.
최근에 감정선이 날카로워졌는지, 자주 화가 난다.
강아지 때문에 아침잠을 설치면 아기가 쑥쑥 자라는 것을 방해하는 것 같아서 짜증이 났고, 누가 답답해보이면 또 짜증나고.. 화가 날 일이 자꾸 생겼다.
요즘 며칠간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속이 안 좋았다. 공복에 엽산을 먹기 시작해서 그런가 싶어 아침을 간단히 먹고 엽산을 먹어도 더부룩한 느낌이다. 요즘 밥을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해서 소화가 더 안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밥은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변비는 없어진 것 같다가도 또 시원하게 안 나올 때도 있고, 자기 마음대로다. 녹색 식품과 유산균을 잘 먹어야 겠다.
오늘 출근하고 보니 계속 속이 더부룩하다. 아까 점심 후에 양치할 때는 몇 번이고 토할 위기를 넘겼다. 나는 단축근무가 가능해서 다행이고, 또 출근을 언제하든 신경쓰지 않는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불가능했던 예전이었으면 임신이 정말 커리어에 힘든 고비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일하는 내내 속이 안 좋아 고생 중이다. (사실 일도 지금은 재미가 없다.)
어제부터 힘들었던 날이 계속 된다. 하루종일 속이 안 좋았다. 오늘은 출근하자마자 '직장에서 퇴근하는 법'을 검색해보았다. 우리는 유연근무제라서 양심껏 일하면 되는 시스템이라, 사람들 눈치가 보여서 병원에 가지도 못했다.
내가 자리에 없는 이유야 어쨌든, 사람들이 볼 때에 나는 엄살쟁이일 것이다. 물건이나 자연현상보다 사람에 관심이 더 많은 나는, 괜히 미움받을 수 있는 여지를 남기게 되는 것 같아 괴로웠다.
다행히 회사가 단축근무를 수용해줬다. 하루에 2시간씩이나 단축해서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난 더 빨리 퇴근하고 싶다. 회사에 와서 아픈건지, 빨리 집에 가고 싶어서 아픈건지 모르겠다. 한가지는, 내 몸 컨디션이 더 괜찮았더라면이라던지, 일을 하느라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던지하는 가정을 그려보며 그걸 바란다는 것이다.
결국 토를 하고 말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빈 속에 영양제를 먹으면, 특히 엽산 성분은 더더욱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아침 조금만 먹고 영양제 먹어도 그렇다고 한다. 충분히 밥을 먹고 해야한다고!
오늘은 대망의 산부인과 가는 날이었다.
별 생각없이 본 아가 집이 10배 커져있었다. 조그마한 아가가 보이는데, 순간 울컥 했다.
결혼식때도 안 흘렸던 눈물이 날 뻔했다.
선웅이는 황홀했다고 한다.
산부인과에 가면서, 아가 심장이 안뛰면 어떻게 하지? 하며, 아프지만 말아달라고 걱정을 했었는데
아가 심장소리는 아주 규칙적으로 쿵쾅 잘 뛰고 있었다.
오늘 드디어 아기의 생존 여부를 확인했던 날이었다.
오히려, 생각치도 못했던 "아가는 매우 건강하다"는 말을 들었던 날이라 얼떨떨하고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