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3주차다. 드디어 중기! 드디어 4개월째!
이제 나름 안정적으로 아기가 자리를 잡아서, 유산 걱정이 많이 줄었다. 임신하면서 하혈을 한 번도 안해서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지만, 나름 13주가 주는 안정감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오늘은 두통이 조금 있었다. 최근 들어 조금씩 있었는데, 철분제를 섭취하면 머리가 덜 아프다고 했다. 다만.. 이제 임신 중기 영양제를 먹으니 소화가 잘 안되는 (철분제..!) 성분이 좀 들어있어서인지 입덧이 더 심해졌다. 괴롭다.
예전에 잘 때 발이 답답한 증상이 있어서 병원에 갔는데, 그 때 철분제를 처방해주셨던 적이 있다. 답답한것은 나았지만 소화가 잘 안되는게 더 싫어서 철분을 아주 가끔씩 먹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속이 안좋음에 취약한 시기니 얼마나 그 고통이 큰지... 자고 일어나면 바닥에 엎어져야할것처럼 심하게 어지러운걸 보면 아가를 위해서 철분을 꼭 먹어야겠다 생각은 들지만 철분과 함께 살기란 참 어렵다.
오늘 갑자기 이메일로 업무 폭탄이 날아와서 당황했다. 내일 병원가면 의사선생님께 소견서나 진단서를 부탁할까 고민을 많이 하던 터였다.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이 쉬었지만서도, 또 내 몸이 아프니 더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반반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회사를 나가면 죽을 것 같아!'는 아니지만, 하루하루 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자꾸 회사에 안나올 궁리를 하고, 힘들어하는 것이 내 몸이 정말 힘들어서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은 건강검진과 내분비내과에 볼일이 있었다.
다만 예약이 어중간해서, 4시간의 간격이 있었다.
그래서 프렌차이즈 카페에 왔다.
저번에 주문하려다 품절이어서 못 마셨던 주스를 주문했다.
카페인이 있냐고 물으니 당황하셨다. 잘 모른다.
꽤 오래 카페에 있어야해서 중간사이즈를 시켰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도 음료가 줄지를 않는다.
다음부터는 스몰 시켜야겠다. 배가 작아진듯..
오랜만에 카페에 앉아있으니 좋다.
사람들 구경을 하는데, 점심시간쯤이 되자 갑자기 북적거리는게 참 신기하다.
회사에서 시간보내면서 앉아있는게 싫었어서 이번에도 집에 가야하나 고민을 했는데, 오랜만에 카페에 와있는 것 자체가 힐링이다.
어제 엄마랑 통화하는데, 엄마는 사는게 참 즐겁다고 한다.
최근엔 벚꽃도 역대급으로 많이 펴서 너무 좋았고, 새소리도 좋고, 사람들이랑 힐링하고 좋다고 한다.
선웅이도 하루하루 충만함을 느끼며 산다.
나 혼자만 신경이 날카로워져있는건가 싶다.
심심하고 자유로우니 친구에게 전화가 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결혼식을 하며 결혼식때 오기는 커녕 축의금도 안보냈던 친구 절반과 손절했다.
(사실 나도 결혼식에 안가면 밥을 안 먹으니 축의금도 안줘도 된다고 생각하던 주의였다. 결혼식에 안 갈정도면 엄청 친한 사이도 아니고.. 그랬는데 막상 아무 말도 없으니 섭섭했다. 특히 내가 올해 축의금 줬던 애들이 셋 있는데, 그 중 한 명만 나에게 축의금을 줬다. 나머지 두 명은 잠수를 탔다.)
결혼식 때 연락이 되어 그나마 친구로 남아있는 사람들은 일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나와 가장 친한 친구인 엄마도 회사에서는 매일 바쁘기때문에 전화할수없다.
남편은 열심히 공부중이기에 방해하고 싶지 않다.
연락할 곳이 없어서 슬픈건가 싶었다.
입덧이 완화되어야 할 시기인데 입덧이 더 심해진 것 같다.
아마 갑상선 문제 때문인 것 같다.
머리가 살짝 아프면 철분을 먹어주면 많은 확률로 낫는다.
음식을 일정량 이상 먹으면 질려서 못 먹는다.
질린다는 말이 토할것 같다는 말이다.
내가 예전에 먹던 양의 반 정도만 섭취하게 되는 것 같다.
배가 자주 고파서 자주 먹는데, 금방 또 배가 부르다.
임신 몇주차 되었을 때 부터 몸이 간지러웠다.
건조해서 그런거라고 했지만 믿지 않았다.
지금은 믿는다. 건조해서 그런거라고. (보습을 잘 해주는데도 간지럽다. ㅠㅠ)
오늘은 손발이 건조한 느낌+목이 말라서 새벽에 일어났다.
최근 입덧이 더 심해졌다.
끊임없는 두통과 메스꺼움이 있었다.
철분제로 해결이 안되어서 큰일이다 싶었다.
내가 탈수인가 싶어서 물을 마셔주니 증상이 가라앉는다.
어제는 딱 100일 차, 14주 2일째 되는 날이었다.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기도 하고 천천히 흐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매번 입덧 때문에 힘들다며,
할머니가 말해주신 '죽지 않으면 사는거'라는 명언을 되새겼다.
나는 여전히 강아지를 잘 안고 있다.
다만, 날이 따뜻해져서인지 예전처럼 포근하고 좋은 느낌은 덜하다.
강아지도 내가 임신한걸 아는걸까?
그냥 좀 더 지켜줘야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걸까?
내가 목욕을 하고 있으면 화장실 앞에 누워있는다.
평소에는 가지도 않았고, 임신 전에도 내가 목욕을 하던 말던 상관하지 않았는데,
약간씩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일주일 병가는 결국 냈다.
상태가 점점 심각해져서, 지금 쉬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리하고 싶지 않아서, 아주 아프기 전에 병가를 신청했다. 오늘이 병가의 마지막 날이다.
그래도 (병가 와중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잡혀있던 회의에 들어가고, 회의 준비를 위한 문서 작업도 했다.
남편이 놀랬다. 전형적인 MZ세대의 표본인 내가 회사를 위한 행동을 한다는게,,
나도 내가 왜 그랬나 모르겠다.
하여튼, 임신 관련 유튜브를 보는데,
임신 후반에 가면 더 고통스럽고,
아이를 낳을 때 더 아프다는 말을 들으니 무서워졌다.
이래서 사람들이 아이를 안 낳으려고 하는가 싶었다.
나는 세상 많은 여성들이 겪는거라, 그냥 무심코 임신을 원했지만
겪어보니 세상 힘들다...
만약 내가 일하는 곳이 상식적인 배려 (일하는 시간 줄여주고, 태아 검진 휴가 10일 주고, 출산 휴가 주는 상식이 각박한 세상에선 통하지 않기도 한다. 사실 나도 사업을 할 때, 임신 근로자가 있으면 어쩌나 걱정이 들기도 한다.)를 해주지 않는 곳이었다면 나는 진작에 그만 뒀을것이다.
나는 14주치고 배가 나오지 않은 편인 것 같다.
예전에 배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는땐 와 신기하다, 임신 한 것 같다며 놀랬는데,
이제는 좀 평범해졌는지 그냥 똥배있는 사람같이 보이기도 한다. (이정도의 똥배는 있었던 적이 없었지만)(강조)
병원에 간지 꽤 되어서, 아가가 잘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하혈을 하지 않은 채로 입덧이 있는 것을 보면 잘 있는 것 같긴하다만..
평생동안 30살 이전에 아기를 낳고싶다고 생각했었고,
딱 내 생일이 되기 한 달 전, 아기를 낳을 것 같다만
오늘은 이상하게 '내가 너무 빨리 아기를 가졌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아주 이른 출산은 아님에도 (나이먹고 아기 낳을 수록 힘들다고 한다) 불구하고 그런 생각이 드는게,
청춘은 아무리 즐겨도 부족하지 않나 싶다.
요즘은 여행을 그렇게 가고 싶다.
코로나로 오랫동안 못가기도 했고,
2019년 2월, 코로나가 이슈화 될 무렵에 무심코 취소했던 호주행 비행기가 마지막 해외여행 티켓이 될줄은... 몰랐다.
홍콩쪽을 돌아다니는 크루즈나 알래스카 크루즈 여행도 다니고 싶고,
싱가포르나 홍콩에 가서 먹방투어를 하거나,
(싱가포르 친구들도 보고싶다. 이제 모이자고 하면 다들 사는게 바빠서 많이 나오지 못할 것 같다. ㅠㅠ
내가 결혼식 할 때만 하더라도 싱가포르에서 한 번 더 결혼식을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친구가 소중했는데, 세월은 내 맘대로 흘러주지 않는다.)
일본 료칸에 가서 낭만 데이트를 하고 싶기도 하다.
호오.. 그래도 가까운 나라들이 떠오르는걸로 봐서, 몸 상태가 이런 상상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 먼나라를 생각하니 남미의 소고기는 정말 맛있다.
라트비아 음식도 너무 맛있고.
습,,,,
다음 해외 여행 기회가 있으면 어딜 가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