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사는데 경제적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by 박모카

매일 하고 싶은 것 리스트

- 요가

- 신문 읽기

- 책 읽기

- 잡지 읽기

- 미술하기

- 운동하기

- 돈 벌 궁리

- 스페인어 공부

- 집에 안쓰는 물건 쓰거나 버리기

- 집 청소

- 부동산 스터디

- 취업 준비

- 명상

- 아기 잘 키우는 법 알아보기

- 일기쓰기

- 주 3회 인스타툰 올리기


헉헉. 하고 싶은게 너무 많다. 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치즈덕 짤

예를 들어, 신문 읽기는 몇 달간 꾸준히 하고 있으나 지겹기도 하다. 왜 이걸 그만하지 못하느냐고? 육아맘으로서 엔터테인먼트의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심심해서라도 신문을 읽고 있다. 반강제라고 보면 된다. 확실히 내가 관심있는 분야 (경제)의 신문을 계속 읽으니, 시야가 넓어지고 세상 어떤 일이 돌아가는지 알 수 있어 좋다.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 단점은, 매일 쳇바퀴를 돌리듯이 똑같은 행위를 반복하니 지겹다는 것이다. 아기랑 함께 집에 갇혀있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더라면 신문을 이렇게 지속적으로 읽지 않았을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하고 싶고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어느 하나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붕 떠있는 느낌.


육아를 하면서 아기에게 집중하느라 집중력결핍장애가 온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내가 지금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가 육아 때문이라고 이유를 돌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나는 원래 이렇게 한 우물을 판다기 보다는, 여러가지 하고 싶은 것이 많았고 이것을 욕심내서 하는 편이었다.


이래서인지, 성과가 있었던 적은 손에 꼽는다. 인스타툰의 경우 꾸준히 업로드를 하고 있는데, 이게 처음이 아니다. 예전에 페이스북 페이지를, 인스타 계정을, 브런치를, 블로그 글, 유튜브 영상을 꾸준하게 업로드를 했지만 구독자가 1,000명을 넘어본 적이 없다. 특히 블로그의 경우 화장품 리뷰를 하는데, 10년은 된 것 같다. 아직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일기장으로만 남아있을 뿐, 이걸로 구독자를 늘리거나 돈벌이를 한 적은 없다.


문제는 퀄리티에 있다. 성과를 보이고 싶다면, 나같은 유형의 사람에게는 내가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충분히 고민하고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이 필요하다. 내가 기록하고 싶은 글 보다는, '어떤 컨텐츠를 사람들이 보고 싶어할까?'를 고민하고, '이걸 어떻게 보여줄까?'의 접근법이 필요했던 것이다.


번아웃이 오는 이유가 있었다. 여태 쉴 틈 없이 달려왔는데, 정작 성과는 미미한 것 때문이었다. 평소에 그렇게 열심히 뭔가를 사부작거리지 않아도 괜찮았다. 행동을 하기 보다는 생각이 더 필요했다. 오늘 하루의 목표를 정해놓고, (오늘은 아기와 잘 놀아보겠어!라는 소소한 목표가 적당하다. '오늘은 이걸 제출해야지'라는 큰 목표는 아주 가끔만 있어야 한다.) 목표를 달성하면 초과하여 일하지 않는 패턴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나는 이것이 어려운 사람이다. 제출하고 싶은 서류가 생기면 밤새워 빨리 준비해버리는 성격이다. 나중으로 미루다가는, 지금 떠오른 생각을 까먹어서 내용이 엉성해지거나 제출 자체를 못해버릴까봐 초조한 느낌이다. 여태의 나는 이렇게 살았다. 그래서 타협안을 가지고 왔다. 생각이 떠오르면 그것을 당장 해버리는 행위는 피할 수 없어도(까먹을까봐 불안한 것이 싫다), 제출일을 며칠 후로 미뤄놓는 지혜를 발휘하자는 것이다.

매일 하고 싶은 리스트가 많은데, 이것 역시 하루에 하나씩만 해보는 도전을 시도해도 좋을 것 같다.


힘빼기. 힘빼기. 기억하자. 힘빼기.


아! 예전에 나와 비슷한 사람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사람을 보면서 내 자신을 반성했던 적이 있다. 이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이 분은 실력은 있지만 남들과 비슷한 느낌이라, 딱히 이 사람의 컨텐츠를 찾을 이유가 없어 보인 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인 것 같았다. 컨셉과 메세지가 필요하다. 정형화된 템플릿을 쓰고, 말하기 주제를 정한 것으로 보아 나름 컨셉과 메세지를 잡아서 들어가긴 했지만, 이것이 필요한게 아니었다. 누가 봐도 '아! 이사람이 만든 내용이네!'라고 생각들 정도로, 나의 스타일이 담긴 컨텐츠가 필요했던 것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철학적 사유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포인트 강의처럼 알맹이만 전달해주면, 사람들에게는 이 내용만 얻고 나면 이 사람을 구독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었다. 이에 반해, 인기있는 사람의 경우 본질에 대한 것을 말하고, 이게 왜 독자에게 영향이 있는지 설득하는 모습이 보였다. 즉, 팩트만 전달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내 생각을 바꿔주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 분은 나도 구독을 눌렀는데, 계속해서 뭔가 얻을게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어령 박사님께서 말씀하셨다. 빈 공간을 만들어야, 새로운 것이 들어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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