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와서 처음 연을 맺게 되었던 한인 숙박이 있다. 처음엔 관계가 좋았는데, 집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는 것을 보며 의아함을 느꼈다. 내가 나갈 때가 되니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갔다. 매번 허락받지도 않은 채 설치한 CCTV로 집을 감시하는 탓에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았다. 특히 그녀에게 문자가 오면 또 어떤 내용으로 나를 괴롭힐지 치가 떨릴 정도였다.
처음으로 일하게 되었던 한인 식당도 좋은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일할 당시, 계약서를 요구했던 적이 있다. 사장님은 양식이 없다고, 가지고 오면 사인해준다고 하셔서 가지고 갔다. 진짜로 가지고 가니, 그는 내 눈 앞에서 내가 없는 사람 취급하며 계약서에 사인하기를 거절했다. 증빙 자료로 꼭 필요한 서류였기에, 나를 이 기관에 연결해준 한국 에이전시에 협력 요청을 했다. 에이전시 측에서도 거절을 했다. 항상 계약서를 써오던 나는 꽤 황당한 느낌이었다.
참고로 외국친구에게 식당에서 계약서를 쓴 적이 있냐고 물으니, 없다고 했다. 한국에서 식당 일을 하던 사람에게 물어보니 계약서를 누가 쓰냐고 했다.
캐나다라고 모든 문화가 좋은 것은 아니었다. 특히 캐나다 '바'에서 일할 때에는, 손님이 왕인 경우가 종종 있는 듯 하다. 문 닫는 시간 5분 전에 손님이 와도, 술을 파는 것이 관습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손님이 1시간씩 머물면 좀 곤란하겠지만, 2-30분 정도는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실제로 내가 '바'에 갔을 때 보니, 문 닫기 5분 전에 여러 팀이 우르르 몰려와서 술을 시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현지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응대했다.
하지만 내가 정부 프로그램으로 캐나다에 오게 되었는데, 이렇게 꽤 모범생적인 절차를 밟았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발급 받을 수 있는 서류를 발급받지 못하는 현상을 마주하니 꽤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한인이라면 지긋지긋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기서는 같은 동료에게 더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을 종종 만나기 때문이다. 이것은 번외인데, 아무래도 외국에 나오면 돈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척박한 환경이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다기도 했다. 하지만 확실히 외국에서는 이상한 한국인을 만나는 확률이 한국에서 이상한 한국인을 만나는 확률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보며 꼭 그런 것만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리플리 증후군 환자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이곳 캐나다에서는 벌써 3명 정도는 본 것 같다. 자기에게 이득이 갈 것이 전혀 없는 데도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그들은 자기가 하는 말이 진실이라고 믿는 것 같았다. 외국에 나오면 정말 다양한 종류의 사람을 만나는 것 같다. 안 좋은 쪽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