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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모카 Apr 29. 2020

세계여행 이후: 책을 내보겠어

[박모카] 속마음 소리지르기 -13

사소하게 가족에게 했던 말이 발단이 되어 브라질에 갔다.

가는 김에 미국도, 러시아도, 모로코도, 키르기스스탄도, 유럽도 들렸다가 천천히 귀국을 했다.


이 시기의 민지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황이었다.

일은 하고 싶지만 어느 시스템 속의 나사가 되어 명령을 받는 체계는 싫었다. 여행을 하며 운동선수, 작가, 미술가 등 예술인을 많이 만났다. 이들이 어떻게 현실에 적응해가는지 관찰했다.


글을 써야한다는 압박감은 없었다. 인상깊은 일이 있으면 일주일쯤 마음에 묵혀놨다가 정리가 되면 글로 기록을 했다. 물론 사건이 있었던 날의 메모는 빼곡히 있었고 기억을 되돌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글을 모두 묶어보니 신기하게도 책 한권의 분량이 나왔다. 내 책을 발간해보겠다는 로망에 '책을 만들꺼에요 뿌우뿌우' 외치고 다녔더니 주변 사람들의 기대가 높아졌다. 할수없이 책의 원고를 썼던 기간만큼의 수정기간을 거치며 인내의 시간을 보냈다.


주변에 도움도 많이 요청을 했다. 디자인좀 도와달라, 크라우드 펀딩은 어떻게 하는거냐, 마케팅에 대해 좀 알려달라 등등의 내용이었다. 불쌍해보였는지 많이들 도와주셨다. 도움을 받다보니 처음 내려고 했던 책이 너무 구리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판에 책 커버와 본문 레이아웃을 전면개정했다. (였다가 커버 디자인은 다시 원래대로 제자리걸음했다.)


펀딩 오픈 막바지에 다르자 신기하게도 마케팅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연을 찾았다. 한정 기간동안 단체에서 도와줄 만한 사람을 찾던 중 내가 펀딩을 진행하는 시기와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또, 샘플 책자를 인쇄하려는데 뜻하지 않은 도움도 받았다. 인쇄소에서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되는 본문 디자인 팁을 알려주셔서 조금 더 세련된 형태의 책을 준비할 수 있었다. 이렇게 누가 알아서 도와주는 것은 온라인 속 다른 사람들의 얘기 같았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현실이 되고 있었다. 그간 내가 무엇을 하려고 이렇게 땅을 파고 있냐며, 지금 하는 짓은 나중에 아무 의미도 못 찾고 사그러드는거 아니냐며 혼자 많이 심란해 했었다. 어제까지만해도, 이제쯤이면 삶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하는 시기인데 아무 변동도 대답도 없던  현실에 살고있었다. 하루 아침에 세상이 희망적으로 바뀌었다. 도와주겠다는 연락, 관심있다는 연락이 희망의 시작이었다. 앞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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