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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별아star a Feb 12. 2019

여행의 의미-여행 중 공짜 여유가 생기는 일

유럽 배낭여행-인터라켄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 경유지: 베른/제네바


인터라켄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이동하는 날의 일정 및 경로이다.



인터라켄에서 베른 


인터라켄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후, 이른 아침식사 후 인터라켄 동역(Interlaken Ost)에서 스위스의 수도 베른(Bern)으로 가는 기차를 탄다. 스위스에서 스페인으로 이동하는 날, 베른에서 기차의 환승시간까지 30여분. 기차를 놓칠 리 없이 여유 있는 시간이지만, 베른을 둘러보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인터라켄에서 베른 가는 길 기차 안(사진 옥별아)


인터라켄에서 기차로 1시간, 베른에 도착한다. 30여분 남은 환승시간 동안 베른 역과 그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기로 한다. 역 주변을 둘러보니 분주한 사람들과 공사 중인 건물들과 도로 위, 수많은 자동차들과 자전거들이 눈에 들어온다.


역을 나오자마자 자전거 주차장이 보인다. 스위스의 다른 도시 바젤(Basel)과 인터라켄(Interlaken)은 자전거가 이렇게나 눈에 띄지는 않았다. 인터라켄에서 놀랐던 점 중에 하나는 인터라켄의 시내버스는 관광객들에게 요금을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터라켄 곳곳으로 가는 다양한 버스노선을 이용함에 있어 관광객들은 불편을 느낄 새가 없이 말이다.


베른에 오기 전 까지는 스위스는 '대중교통이 이렇게 편리하구나'라고만 느꼈었다.


베른에 와서 보니 스위스는 대중'교통'이 발달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대중'을 위한 서비스와 배려가 중심이 되어 제도가 운용되는 국가로 여겨진다.


베른 역을 나와 느껴지는 시내의 정취(사진 옥별아)
중세 시대 지어진 건물(사진 옥별아)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중세시대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이 보였다. 붉은 낙엽과 잘 어우러져 있는 아름다운 건물이었다. 가까이 가보니 누군가의 사유지인 듯 한 이곳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저 강 너머 구시가지에는 중세시대의 자취가 가득 남아있지만, 제네바 공항으로 향하는 기차 시간이 다가와 서둘러 기차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제네바 시내


제네바 공항으로 향하는 기차 안,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제네바 공항에서 출발하는 바르셀로나행 비행기가 연착되었다는 알림이다. 연착 예정 시간은 1시간 반. 1시간 반의 공짜 여유가 생긴 셈이다. 나는 제네바 공항 바로 전역인 제네바 시내 중앙역에서 내려본다.


제네바 시내 거리 풍경(사진 옥별아)


제네바 중앙역에서 내려 제네바의 대표적인 상점 거리인 몽블랑 거리(Rue du Mont-Blanc)를 따라 걷다 레만 호(Lac Leman)에 다다른다.


레만 호는 스위스와 프랑스의 국경에 있는 호수로 호수를 따라 스위스 도시들이 이어져 있는 스위의 대표적인 호수이다. 특히 제네바에 가장 큰 면적을 포함하고 있어 '제네바 호'라고도 불린다.


레만 호와 대 분수(사진 옥별아)



레만 호(Lac Leman)와 대 분수(Jet d'Eau)


레만 호를 처음 마주하면, 지금껏 마주한 강과 바다와는 다른 특별한 매력을 느낀다. 육지가 우묵하게 패어 물이 괴어 있는 호수는 강과 바다가 주는 광활하고 묵직한 이미지와는 다른 소박하고 단정한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만 호는 이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한동안 호수의 매력에 빠져들어 있으면 고개를 들어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는 일 조차 잊는다. 깊은 푸른빛의 호수로 두 눈과 마음마저 풍족해지면 하늘과 땅은 풍경이 되어 자연스레 물든다.



여행이 끝난 지금도 제네바의 이미지는 '파란색'이다. 청명하여 상쾌함까지 느껴지는 레만 호의 파란 물결이 주는 강렬함 때문이다.


레만 호에는 스위스에서 가장 높은 물분수인 대 분수(Jet d'Eau)가 있다. 대분수는 시속 200km의 속도로 최고 145m까지 물을 쏘아 올리는 분수다.


레만 호 다리에서부터 레만 호 분수에 이르는 길, 호수를 따라 많은 제네바 시민들이 가을의 하늘빛 아래에서 호수를 즐기고 있다. 낙엽마저 잘 어울리는 가을의 호수는 어느 계절이든, 어떤 날씨이건 사람들의 마음에 흡족할 만한 풍경을 줄 것 같다.


모두의 마음이 평온해지는 호수에서 여유롭게 레만 호 대분수의 시원한 물줄기를 감상해 본다. 길지 않은 시간을 충분하게 물 흐르듯 흘려보내 본다.



대 분수는 실제로 보면, 눈을 떼지 못할 만큼 장관이라고 할 수 있다. 경쾌한 소리마저 들리는 호수는 가까이 가볼수록 아쉬움이 느껴질 만큼 애틋한 감정을 준다.

이름과는 정반대의 아기자기함과 사랑스러움이 묻어나는 대 분수이다.

 


레만 호 대분수의 모습(사진 옥별아)


레만 호에서 흘려보내는 시간도 잠시, 서둘러 시간을 챙겨 제네바 중앙역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 UN 산하의 국제기구의 로고 간판이 거리 곳곳에서 눈에 띈다.


스위스는 세계 제1차 대전 전부터 중립을 고수해 온 국가로 현재도 중립외교를 표방하고 있는 국가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스위스는 세계 외교의 무대가 되어왔고, 특히 이 곳 제네바는 상당수의 국제기구의 본사가 자리 잡고 있으며 해마다 국제행사가 열린다.


국제적십자연맹, 세계보건기구와 국제노동기구 in 제네바


제네바 시내의 아름다운 정취를 뒤로, 제네바 공항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Spain Barcelona)



제네바 공항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비행기로 4시간, 바르셀로나 공항에 도착한다. 해가 저물어가는 시각이기에 서둘러 공항에서 지하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곳이자 바르셀로나 시내 중심에 있는 산츠역(Barcelona Sants)에서 내린다.


지하철역 계단을 올라와 바로 맞이하는 바르셀로나의 눈부신 시내. 저녁 9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유럽 그 어느 도시보다 밝은 도시의 기운이 느껴진다.


바르셀로나 공항과 공항철도 이용권


바르셀로나 시내는 어느 도시의 모습과 다르지 않게 큰 대로를 사이에 두고 양 옆으로는 끝없이 건물들이 늘어선 모습이다. 그러나 답답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도시의 정갈한 모습에 정이 간다.


10월 말, 조금은 쌀쌀할 법한 날씨이지만, 이동해 온 곳과는 확연히 다른 따듯한 날씨에 포근함마저 느껴지는 바르셀로나의 밤거리다.



늦은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식당 앞 야외 테라스에서 한가로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스페인은 저녁을 보통 9시쯤에 먹는다고 한다. 저녁시간이 늦은 이유는, 낮에는 평균 기온이 높고 해가 늦게 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시간은 한창 바르셀로나 주민들이 저녁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와있는 시간이었다. 늦은 시간의 이동으로 긴장하기도 잠시, 바르셀로나인들의 미소와 밝은 거리의 분위기는 고단한 관광객을 반겨주는 듯하다.


바르셀로나 시내 중심에 있던 숙소는 여행 중 어느 숙소보다 조식이 맛있었던 숙소로 기억된다. 여행을 하다 보면 같은 숙소에 묵는 사람들 중에서도 대화를 이어가게 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곳에선 호주에서 온 Sandara가 그러했다.


그녀는 베트남 국제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가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바르셀로나 여행을 하는 중이며 이 여행이 매우 즐겁다고 하였다.


바르셀로나 호스텔 Casa Gracia
깔끔하고 다양했던 숙소의 조식-숙소: Casa Gracia


우리는 시간이 맞아 조식을 함께 했는데, 그녀는 한국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내게 말해주고 싶어 했다. 그녀는 그녀가 베트남 국제학교에서 만난 한국 학생들이 얼마나 성실한지, 똑똑한지에 대해 에피소드를 쏟아내었다.


또한, 술을 좋아하는 그녀는 내게 '소주!', '소맥!'이라는 단어를 안다며, 나도 술을 좋아하는지 궁금해했다.


조금은 느긋함을 부리고 싶은 것이 바르셀로나라는 도시의 매력이기도 하였지만, 3일 동안의 바르셀로나 여행은 관광투어와 개인 일정으로 가득 다.


그녀와 더 대화를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던 여행길, 아쉬움이 남는 바르셀로나이다.





-가우디 건축 1편~3편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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