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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Dec 23. 2021

요즘 지방간은 '술'이 아닌 '이것' 때문!

by 배뚱뚱이

배뚱뚱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입니다. 봉사활동이란 것이 처음으로 생활기록부에 반영된다고 해서 다들 어떤 활동을 할까 고민을 했죠.  마침 학교에 온 헌혈차에서 헌혈을 하면 4시간 봉사활동을 준다 해서 저도 헌혈을 했습니다. 3주 정도가 지난 어느 날, 종례 시간에 담임선생님이 


배뚱뚱이, 너 술 먹냐?
아니 어떻게 고등학교 2학년이 간수치 이상 소견이 나오냐?
양호실 가봐!

양호실에 가보니 AST/ALT 즉, 간특이 피검사 수치가 정상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고등학생이? 너무 미심쩍어 그 길로 내과에 가서 검사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지방간 소견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원인은 당연히 술이 아니라 90kg를 초과하던 체중 때문이었습니다. 비알콜성 지방간(NAFLD: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이라 하죠.

# 세게 인구 1/4은 비알콜성 지방간?

지방간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간에 지방이 낀 것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간이 일반적으로 저장하는 에너지 중 중성지방(TG: triglyceride)이 과도하게 끼는 것입니다. 정상 간에도 5% 정도 중성지방이 있는데, 이보다 더 많으면 지방간입니다. 하지만 혈액 검사에서 중성지방 수치가 높다고 무조건 지방간이 있는 것은 아닙니00다. 간에 특이적으로 지방이 많은 상태인데, 초음파 검사를 하면 간이 더 하얗게 나옵니다. 

과거 지방간은 술에 의한 알콜성 지방간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식습관 변화로 인한, 술과 관계없는 지방간이 점차 문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인구의 1/4은 비알콜성 지방간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참고: https://www.clinicaloptions.com/hepatitis/ NAFLD/NASH 101: A resource for patients and caregivers)


# 비알콜성 지방간의 원인은 바로…

비알콜성 지방간의 원인은 뭘까? 간단합니다. 과체중,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관련이 있습니다. 살이 찌면 간도 살이 찌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드물지만 약물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스테로이드 제제가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입니다. 여성의 경우 피임약 장기 복용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을 기점으로 술과 관계없는 지방간이 알콜성 지방간보다 많아지고 있고 이 수치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럼 20세기에 이미 비알콜성 지방간을 겪은 저는 질병의 얼리어답터인가요?)


# 지방간은 시한폭탄! 지금은 괜찮지만…

간을 보는 선생님들이 늘 하는 말씀이 ‘간은 침묵의 장기다’입니다. 간에 문제가 생겨 내가 느낄 정도면 그땐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초음파 검사 소견으로 지방간을 발견했다 해도 대부분 증상은 없습니다. (가끔 불편감이나 둔한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는 하지만 정말 드문 경우입니다) 그래서 본인이 검사를 하지 않으면 지방간이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없습니다. 

지방간이 있는 환자들 대부분 대사 증후군이나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이 높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 지방간의 원인이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그리고 과도한 음주입니다. (보통 하루에 평균 4잔 이하의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서 생기는 지방간이 비알콜올성 지방간으로 정의합니다) 가장 우려되는 건, 간에 지방이 많으면 계속해서 간에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어느 순간에는 간이 회복 불가능한 손상 즉,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흔히 간경변은 간염이 있거나 술을 많이 먹어야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방간으로도 간경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간경변 치료는 간 이식을 받아야 하는, 생각보다 무서운 질환입니다. 


우리나라에는 B형 간염 보균자가 흔한데, B형 간염이 다시 활동을 할 때 지방간이 있으면 간암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홍콩에서 진행된 세계적인 연구에 따르면, 지방간이 동반된 만성 B형 간염은 지방간이 없는 B형 간염보다 간암 발생 위험이 7.3배 높았다고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Chan AW et al. J Gastroenterol Hepatol 2017).


# 간건강을 위한 식품들 글쎄… 생활습관 개선이 최선

유럽간학회(EASL:The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he Liver)와 미국 간학회(AASLD: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가 가장 큰 규모의 학회입니다. 여기에 가면 비알콜성 지방간(NAFLD/NASH)에 대한 세션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현재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들이 비알콜성 지방간을 타깃으로 하는 많은 약제들을 개발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비알콜성 지방간으로 미국 FDA의 허가를 받은 약제는 아직 없습니다. 

간 건강에 좋다는 보조식품, 우루데소옥시사이클린부터 밀크시슬까지 모두 효과는 아직 물음표입니다. 요즘 간 건강을 위해 밀크시슬을 찾는 사람도 많은데, 밀크시슬의 주성분인 실리마린은 사람의 간질환이나 암 질환의 개선 효과가 있다는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합니다. (출처: 약물학 13판,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약물학문과회, 2015) 물론, ‘효과가 없다’는 아니고 ‘효과를 알 수 없다’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지방간의 치료제로 쓰이기에는 근거가 없는 것은 확실합니다. 

결국 치료법은 체중감소, 식이요법, 운동요법, 즉 생활습관 개선과 건강한 식습관이 우선돼야 합니다. 또, 나도 모르게 먹고 있는 약 중 간에 무리가 되는 약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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