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HEALT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건강 May 13. 2022

아이들 야외 활동 중, 흔한 부상은 무엇?

by 배뚱뚱이

안녕하세요 배뚱뚱이입니다. 배뚱뚱이가 그간 신변의 변화가 생겨 다시 환자를 보는 업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원래 저는 암환자를 치료하는 전공입니다. 그래서 아는 사람을 병원에서 환자로 보는 건 가능하면 피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저를 병원에서 환자와 의사로 뵙지 않고 늘 건강하길 기원하겠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아이들과 야외활동할 때 조심해야 할 부상>입니다. 정형외과를 개업한 친구는 코로나 거리두기 기간 동안 다치는 아이들이 엄청 줄었다고 말합니다. 야외활동이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5월부터 야외 인원 제한과 마스크 의무 착용이 없어지면서 야외활동이 많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야외 놀이공원의 엄청난 인파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이처럼 아이들이 야외에서 뛰어놀다 보면 필연적으로 다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소아 팔꿈치 탈구 
소아 팔꿈치 탈구가 이렇게 흔한 부상인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제가 야간 진료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한 10일 정도 근무하면 한 명 정도 봤던 부상입니다. 사실 영어로 보는 것이 더 직관적인데, Pulled elbow, 즉 뽑힌 팔꿈치입니다. 네이버 지식백과(서울대학교 병원 의학정보를 가져오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소스입니다)의 정의를 보면, ‘소아 팔꿈치 탈구 증후군이란 요골 두(頭)를 둘러싸고 있는 윤상 인대의 아탈구를 의미한다’라고 되어있습니다. 

소아 팔꿈치 탈구라지만, 사실 정확한 의미의 탈구는 아닌 팔꿈치 연골 부위의 인대 손상입니다. 소아 팔꿈치 탈구는 주로 만 2~3세의 아이에 흔하게 발생합니다. 팔꿈치 관절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는 7세 이후에는 드물게 발생합니다. 위의 그림처럼 아이의 팔꿈치를 편 상태에서 손/손목을 잡아당기면 팔꿈치 아래쪽의 두 개의 뼈 중에 엄지 쪽 뼈가 팔꿈치에서 약간 빠지게 됩니다. 흔히 비행기 태워주는 동작이나 아이가 말을 안 들어서 휙 끌고 갈 때 이런 부상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비행기 태워주는 동작은 소아 팔꿈치 탈구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이상하게 팔꿈치보다 한쪽 손목이 아프다고 합니다. 팔을 몸에 붙이려고 하는 동작을 보이면서 이상하게 아프다고 합니다. 이럴 경우 소아 팔꿈치 탈구를 의심할 수 있는데, 병원에 가면 매우 쉽게 고칠 수 있습니다. Pulled elbow reduction이라고 검색하시면 쉽게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전문가가 집에서 이런 처치를 시도하지는 말아주세요. 의사들이 별것 아닌 것으로 유난 떤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비슷한 증상이라도 소아 팔꿈치 탈구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뼈를 다쳤을 경우인데, 만약 팔꿈치 탈구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부상을 키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병원 접근성이 좋은 나라도 없죠. 소아청소년과나 정형외과를 가면 워낙 흔하게 치료하는 부상이라 선생님이 아이를 아프지 않게 해 줄 것입니다. 


# 벌에 쏘이거나 벌레에 물렸을 때 

최근 벌의 개체수가 감소했다는 뉴스를 보셨나요? 비록 개체수가 줄긴 했지만 야외 활동에서 벌은 여전히 무서운 존재입니다. 저도 어렸을 때 코 한복판을 벌에 쏘인 적이 있어서 벌을 정말 무서워합니다. 

사람은 벌보다 훨씬 큰 존재라 벌에 한번 쏘였다고 죽거나 하는 경우는 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결코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벌에 쏘인 것이 무서운 경우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벌에 쏘였을 때 급성 아나필락시스 반응 또는 과민성 쇼크가 나타나는 경우 그리고 다수의 벌에게 집단으로 쏘이는 경우입니다.


아나필락시스 또는 과민성 쇼크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코로나 백신을 맞아 아나필락시스 반응 또는 과민성 반응이란 말을 들어봤을 텐데요. 정확히는 모르더라도 대충 감은 잡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외부에서 신체에 무엇인가 들어왔을 때 갑자기 우리 몸이 호들갑 떨면서 피부가 부어오르는 등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단순히 피부만 부어오르면 괜찮은데 우리가 숨을 쉬는 목, 기도 또한 피부이다 보니 양쪽에서 기도가 두꺼워지면서 숨을 쉴 수 없도록 기도가 막히기 시작합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혼자서 뭘 하려고 하지 말고 매우 빠르게 119를 부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백신을 맞고 꼭 15~30분 병원에 앉아있다 가라는 이유는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병원 밖에서 일어나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의료진이 갖고 있는 약제를 주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그나마 가장 빠르게 이 주사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119입니다. 이런 과민성 쇼크는 벌뿐 아니라 개미 같은 다른 벌레에 물린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야외 활동 중 벌이나 벌레에게 물려 갑자기 피부가 벌게지고 숨이 차는 것 같으면 즉시 119나 의료진을 찾는 것을 권고합니다.


벌 무리에게 쏘일 경우

흔히 말벌에 쏘이게 될 경우에 발생합니다. 말벌은 꿀벌과 다르게 벌침을 쏘고 죽지 않고 여러 번 쏠 수 있습니다. 이런 말벌이 다수가 모이면 벌의 독소 그 자체로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벌에 쏘인 경우 우선 상처를 확인하고, 만약 침이 박혀 있다면 제거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하지만, 절대로 짜면 안 됩니다. 여드름 짜듯이 짜면 독을 체내에 짜내는 효과가 있을 수 있어 신용카드 등으로 긁어서 빼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무엇보다 본인이 과거 벌레 물림 등에 과민 반응 경험이 있다면 야외 활동 시 항히스타민제 약을 미리 사서 들고 다니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항히스타민제도 위의 1번과 같은 급성 과민 반응에는 효과가 미약합니다) 


# 소아 골절 

골절이라 하면 뼈가 뚝 부러지는 심각한 상태를 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경우 살짝 금이 가거나, X-ray에서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넘어지거나 삐끗할 때 대부분 단순 염좌, 즉 인대 정도만 손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골절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이유는 뼈만 다치는 것이 아니라 뼈가 자라는 성장판이 다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장판은 초등학생 이전까지는 X-ray로 잘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넘어지고 다칠 때마다 무조건 바로 몇 시간 안에 응급실이나 정형외과로 뛰어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저도 뼈가 부러져 봤는데 (정확하게는 손가락 끝 뼈가 산산조각 난 적이 있습니다.) 그 통증은 정말 차원이 다르게 아픕니다. 그리고 부어오르는 정도가 매우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딘가를 다쳤는데 이틀 넘게 지나도 손도 대지 못하게 아파하거나, 부어오르는 정도가 심상치 않으면 단순 염좌보다는 골절을 의심해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의사가 아닌 사람이 다친 부위를 손으로 만지작만지작하면서 원래 위치로 고정하려는 시도는 하지 말아 주세요. 명확히 골절이 의심되면 부목을 대는 것도 좋은데, 그대로 놔두고 최대한 빨리 119를 부르는 것이 더 좋습니다. 참고로 인대나 발목이 다치면 붓지 않게 얼음찜질을 하라고 합니다. 의사마다 의견 차이는 있지만, 얼음찜질은 다친 직후에만 효과가 있고 다친 지 2일 후에는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코로나 직전에 태어난 2019년생에게는 이제 새롭게 펼쳐진 야외 놀이가 정말 엄청난 즐거움일 것입니다. 또한 소아의 발달에 있어서도 적절한 야외 놀이와 육체 활동은 육체적 성장뿐만 아니라 정신적 성장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위에 제시한 내용들이 모쪼록 아이들이 즐겁게 밖에서 뛰어노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구급함 정리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