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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Nov 15. 2022

숙취해소제를 먹는 Right Time

by 오늘부터 갓생

어느덧 올해의 끝이 보입니다! 곧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생각에 약간의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거리두기가 완화된 연말인 만큼 예년보다 송년회 약속이 많을 것 같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을 곱씹으며 술잔을 한 잔 두 잔 기울이다 보면 내일 아침 숙취 걱정, 출근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숙취해소를 위해 다음날 아침 해장국을 먹는 사람도, 아이스크림이나 초코우유와 같이 달콤한 간식을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 아침에 해장술로 반주를 하는 사람도 있죠. 저마다 숙취해소 법은 다르지만 오늘은 편의점이나 약국의 숙취해소제 효능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을 위한 정보를 준비했습니다. 

# 알코올 농도 몇 도부터 ‘독’주가 될까? 

보드카, 위스키, 진처럼 알코올 농도가 높은 술을 ‘독주’라고 하지요? 과연 알코올 농도 몇 도부터가 독주, 독이 되는 술일까요? 냉정하게 말하면 도수와 상관없이 모든 술은 식용 가능한 ‘독성 물질’입니다. 술을 들이켜면 식도를 지나 위장에서 흡수되어 혈관을 타고 전신을 돕니다.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량이 늘어나면서 기분이 좋아지죠.

그러다 간에 도착하면 술을 분해하는 효소인 ADH를 만나 분해됩니다. 하지만, 한방에 해독되는 것은 아니고 악명 높은 ‘아세트알데히드’란 물질이 되어버립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국제 암 연구센터(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며, 숙취를 일으키고 간을 손상시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를 괴롭게 하는 홍조, 구역, 구토, 어지러움, 두통 등 숙취 증상을 일으키는 녀석이죠. 


# ALDH가 번아웃되면 숙취가 발생해요

다행히 우리 몸은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도 있습니다. ALDH라는 효소인데, 이 효소를 통해 독성이 없는 ‘아세트산’이 됩니다. 아세트산은 식초의 주성분이에요. 아세트산은 이후에 또 다른 대사과정을 거쳐 에너지를 내는 데 쓰이기도 하고, 달갑지는 않지만 콜레스테롤과 지방산의 합성에 사용됩니다. 술을 적당히 마시면 ALDH가 아세트알데히드를 제때제때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음을 하면? ALDH라는 일꾼의 수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업무량이 과다해지는 겁니다. ALDH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축적되면서 숙취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숙취의 주요 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빨리 대사 시키면 숙취가 해소되겠지요? 아니면 아세트알데히드가 아예 적게 생성되게 하거나요. 시판되고 있는 숙취해소제는 직간접적으로 알코올 및 아세트알데히드 대사를 돕거나, 알코올 흡수를 억제하는 성분을 포함합니다. 여기에 술을 해독하느라 피로해진 간을 보호하고, 술과 음식으로 자극받은 위장 기능을 개선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을 더하기도 합니다. 한약제제, 천연물질 기반인 숙취해소제가 많습니다. 헛개나무, 커큐민(강황), 칡, 인삼, 오가피, 귤껍질, 꿀, 재첩 등이 있습니다. 


# 숙취해소제를 먹으면 술을 더 잘 마실 수 있을까? 

숙취해소제를 먹으면 소주 1병 마시던 사람이 2병을 마실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합니다. 하지만 숙취란 ‘술에 몹시 취한 뒤의 수면에서 깬 후에 두통, 속 쓰림 등의 불쾌감’을 말합니다. 숙취해소제 역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다음날 이런 숙취 증상을 줄여줄 수 있길 기대해야 합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알코올 흡수를 억제하고 신속히 대사 되게 한다면 취기가 늦게 올라오거나 취하더라도 빨리 깨겠죠. 하지만 숙취해소제의 대부분은 일반식품으로 그 효능이 의학적, 임상적으로 검증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숙취해소제의 효과를 맹신하고 과음을 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 러시아 스파이가 먹었다는 술 취하지 않는 약?

숙취해소제로 꽤 사랑받고 있는 알약 형태의 제품이 있어요. 카더라 통신에 따르면, 구 소련 KGB 요원들이 스파이 활동을 할 때 사용하려고 만들었다고 하는데 진실은 알 수 없다고 해요. (참고로 이 제품은 Made in USA입니다.) 이 제품은 비타민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됩니다. 재미있게도 ‘숙취해소’ 기능으로 허가받지 않았고, 포장 박스 어디에도 ‘숙취해소’란 단어는 없습니다. 주요 성분은 비타민 B2, 비타민 B6, 비타민C이며 소량의 글루코스, L-시스틴, 호박산, 푸마르산 등을 함유합니다. 비타민과 글루코스, L-시스틴은 간에서 일어나는 알코올 대사를 직간접적으로 도울 수 있고, 호박산과 푸마르산은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신속히 분해되도록 자극합니다. 그러나 각 성분들이 워낙 소량이라 다른 숙취해소제 보다 월등한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요?

# 숙취해소제는 술 먹기 전에? 후에? 

과학적인 임상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숙취해소의 원리(알코올 흡수를 억제하거나 알코올 대사를 돕는 것)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음주 전에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숙취 유발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축적되는 것을 막아 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과음하셨다면 음주 후에 한 번 더 복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숙취 전후로 나누어서 먹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존하는 최고의 숙취해소 방법은 ‘적당한 음주’입니다. 그 어떤 숙취해소제라도 과음으로 인한 숙취는 막을 수 없답니다. 

음주 팁을 몇 가지 드리면요. 1) 빈속에 술부터 마시지 마세요. 알코올이 아주 빠르게 흡수되어 금방 취합니다. 음식으로 어느정도 배를 채운 후에 음주를 시작하세요. 2) 음주 중, 음주 후에도 수시로 물을 마시세요. 알코올을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고 신진대사를 촉진하여 알코올 대사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알코올은 수분 재흡수를 억제해 체내 수분을 부족하게 하므로 물을 충분히 마셔 수분을 보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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