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한독의약박물관
쓰러진 시민 목격…심폐소생술로 살려낸 새내기 버스기사
쉬는 날 운동하다 쓰러진 시민 구한 소방관
생명을 구하는 4분의 기적, 심폐소생술을 말합니다. 요즘 심폐소생술을 비롯해 위급상황을 대처하기 위한 응급처치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사고의 영향도 있을 테죠. 예나지금이나 응급처치의 중요성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1900년대에도 응급처치 방법을 적은 가정용 안내 책자가 있었죠. 오늘은 한독의약박물관의 소장품, 『정선가정구급방』을 소개합니다. 구한말(대한제국: 1897 ~ 1910), 일반 백성들이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급법에 대한 책입니다.
대한제국은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며 병원과 의학교를 설립하는 등 근대적 의료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서양의학의 구급법에 관한 책이 본격적으로 간행되기 시작하는데, 그 대표적인 서적이 바로 『정선가정구급방』입니다. 『정선가정구급방』은 의학교 교관 출신인 박용남이 『동서의약방』 중에서 서양의법에 의한 구급방을 찬술했습니다.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응급 시 대처를 몰라 목숨을 잃는 백성들의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 집필했죠.
책은 총 9장과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장 내과질환의 구급법, 제2장 중독, 제3장 이물의 적출법, 제4장 화상 및 동상, 제5장 지혈법, 제6장 실기 및 가사, 제7장 인공호흡법, 제8장 외상, 제9장 교상입니다. 그리고 부록으로 임신 중 주의법과 신생아를 다루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 말미에 가정에서 반드시 구비해야 할 약품 등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5장 지혈법과 8장 인공호흡법은 더욱 중요하게 다뤄 삽화를 통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혈법>
출혈은 경중을 따지지 않고 주의해야 하니 사지의 출혈에는 관절을 강하게 굽히거나 손으로 출혈부의 상부 압박이 필요하다. 또, 팔꿈치에서 손목 부위 출혈은 제2도와 같이 결박해야 한다.
머리의 출혈은 매우 곤란한데, 그 방법은 경부 기관의 외측, 흉쇄유취근의 안쪽을 강하게 눌러 척추로 향하게 제5도와 같이 손가락으로 강하게 압박하며, 어깨의 출혈은 제6도와 같이 손가락으로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
<인공호흡법>
먼저 가사자의 의대를 탈착하고 그 탈착한 의대를 말아 베개처럼 만들어 허리 아래에 놓고 바르게 눕힌다. 제7도와 제8도와 같이 시술자는 가사자의 위에 걸터 앉아 양손을 열어 양흉(유방 아래)에 두고 십분의 힘을 가하여 가슴을 압박하고 다음에 손을 놓아 종전과 같이 가슴을 압박하고, 다음으로 손을 놓고 1분 간에 15회 정도를 반복하여 호흡이 돌아올 때까지 실시한다.
『정선가정구급방』 맨 끝에는 가정에 필요한 약품 목록과 사용법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약품은 상처에 바르는 연고, 설사약, 위장약 등 오늘날의 상비약과 비슷합니다.
<석탄산>
살균방부약으로 창상면을 씻을 때에는 1~5%의 용액을 사용한다. 보통 석탄산 2분에 물 100분을 가하여 잘 섞은 후에 면에 적셔서 창면을 세척하여야 한다.
<굴리설림(글리세린)>
완화약으로 피부병, 화상, 단독, 표피박탈 등에 도포하면 효과가 있다.
<유산마굴열시아>
설사약으로 1회에 15.0g ~ 30.0g을 중탄산수에 용해해 1일 3회 나누어 복용하고 준하제에는 1회 30.0g을 사용한다.
<중탄산나독유모>
위장약으로 1회에 0.5g ~ 1.0g을 사용한다.
『정선가정구급방』은 구급 요법에 관한 지식을 일반 백성들에게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론보다는 증상과 치료법, 약물 등을 간결하게 기록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쉬운 내용과 구성을 통해 일상과 가정생활에서 매우 실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