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오늘부터 갓생
올해 여름휴가는 다녀오셨나요? 저는 강원도 고성의 한적한 해변에서 더위도 식히고 머리도 식히고 왔답니다. 즐거운 여행을 위해 짐을 쌀 때 비상약을 꼭 챙기는데요. 소화제, 설사약, 진통제, 밴드... 그리고 여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모기 기피제’입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자연을 즐기기에 좋은 계절이지만,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때이기도 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여름이 점점 길어지는 탓에 모기의 활동기간도 함께 길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장마철에는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가 사는 물웅덩이가 많아지기 때문에 모기 수가 급증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모기에 물리면 안 되나?’
모기에 물린 부위를 손톱으로 찍어 X자 모양을 남기는 민간요법(?)을 사용할 수도 있고... 모기야 아주 쬐그만한 벌레이고 손바닥으로 쉽게 죽일 수 있으니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기는 질병을 옮길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곤충입니다. 말라리아, 일본뇌염, 황열병,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등의 질병을 전파하는데, 모기는 사람의 목숨을 가장 많이 앗아가는 동물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2억 명이 넘는 사람이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에 감염되고 이 중 40만 명 이상이 사망한다고 합니다.
모든 모기가 다 사람을 무는 것은 아닙니다. 암컷 모기가 알을 낳는 시기에 단백질 보충을 위해 피를 빨죠. 그런데 모기는 사람의 피 냄새를 맡고 날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모기는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 체열, 땀, 피부 분비물 냄새를 감지하죠 모기 기피제는 이런 냄새를 덮거나 냄새를 맡지 못하게 방해해 모기가 사람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모기 기피제 주성분으로는 (이름이 무척 어렵습니다만 가볍게 보고 넘어가세요~) 디에틸톨루아미드(DEET), 이카리딘, 에틸부틸아세틸아미노프로피오네이트(IR3535), 파라멘탄-3,8-디올(PMD)이 있어요. 모기향이나 살충제처럼 모기를 죽이지는 못하나, 한 번 뿌리면 4-5시간 정도 효과가 유지되기 때문에 야외활동 시 간편하게 사용하기 좋아요.
모기 기피제를 사려고 검색을 해보거나 약국에 가보면 종류가 다양합니다. 뿌려서 사용하는 에어로솔제, 분무형 액제도 있고, 발라서 사용하는 로션제, 액제, 겔제, 또 밴드, 클립 형태도 있어요. 한편 DEET나 이카리딘 같은 화학성분도 있고 계피, 정향유 같은 천연성분도 있는데요.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요?
첫째, 의약외품인지를 확인하세요
식약처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모기 기피제를 ‘의약외품’으로 허가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의약외품이란 질병을 치료, 경감, 예방하는 목적으로 사용하지만 인체에 약하게 또는 직접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제품을 말합니다. 모기 기피제가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는 기준은 ‘모기가 접근하지 않거나 피하는 효과가 95% 이상 최소 2시간 이상 지속되는가’입니다. 의약외품이 아닌 제품들은 효과가 이 보다는 약할 수 있으며, 안전성 또한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을 유념해 주세요. ‘의약외품’ 표시가 있는 제품을 추천합니다.
둘째, 아이가 사용할 거라면 사용 가능한 연령을 꼭 확인하세요
먼저 모든 모기 기피제는 6개월 미만의 영아에게 사용할 수 없어요! 대신 긴 옷을 입거나 모기장을 사용해 주세요. 모기 기피제 성분별 사용 가능한 나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사용 가능한 횟수도 다르므로 꼭 사용하는 제품의 제품설명서를 확인해 주세요.
-6개월 이상 사용 가능: 이카리딘, IR3535, 농도가 10% 이하인 DEET 성분 제품
-4세 이상: DMP
-12세 이상 사용 가능: 농도가 10~30%인 DEET 성분 제품
셋째, 진드기가 있는 장소로 여행한다면 높은 농도의 제품을 선택하세요.
모기 기피제는 동일한 성분이라도 보통 저농도에서는 모기에만 효과가 있고, 고농도에서는 모기뿐만 아니라 털진드기, 작은 소참진드기 기피 효과가 있습니다. 등산이나 농업활동을 할 때에는 진드기 퇴치 효과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 그러면 마지막으로, 모기 기피제의 올바른 사용 방법을 알아볼까요?
- 자외선차단제와 모기 기피제를 함께 쓰면 모기 기피제 성분이 피부로 더 많이 흡수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20~30분 후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세요
- 모기 기피제를 흡입하지 않도록 실내나 자동차 안 같은 밀폐된 공간이 아닌 개방된 공간에서 사용하세요
- 목, 팔, 다리 등 밖으로 드러난 피부와 신발, 양말, 옷에 뿌리세요. 단, 이카리딘 외 다른 성분들은 합성섬유나 플라스틱을 손상시킬 수 있어 의류, 신발에 사용 시 주의해야 해요
- 분사형 제품은 10~20cm 거리를 두고 분사해 주세요. 자극이 우려되는 눈과 입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만약 얼굴에 사용해야 한다면 손에 뿌린 후에 눈코입을 피해 바르세요
- 햇볕에 피부가 탄 부위, 상처, 염증 부위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 모기 기피제 사용 후 피부 붉어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거나 눈에 들어갔다면 즉시 물로 씻어내세요. 불편함이 계속된다면 의사의 진찰을 꼭 받으세요
- 모기 기피제는 4-5시간 동안 효과가 있으므로 너무 자주 뿌리실 필요는 없어요
- 외출 후 돌아오면 반드시 비누와 물로 깨끗이 씻고, 모기 기피제를 뿌린 옷이나 양말도 세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