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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Dec 02. 2020

포항 사람이 말하는
과메기 주문 최적의 시간

by 마흔살 어른이

“어~ 춥다~ 조금만 기다리면 돼”
(며칠 뒤…) “오~ 춥네! 이제 진짜 겨울인가 봐!”

추운 날이 두 번? 그래, 이때다! 이제 OOO를 주문할 시간이다!

그리고 나는 5년째 애용하고 있는 포항의 한 가게에 전화를 걸어 과메기를 주문했다. 

과메기는 두 번 추위가 지난 다음에 주문해야 맛있어! 

포항 구룡포 근처에 살던 친구의 말이다. 그래야 먹고 나서 입술에 립글로즈를 잔뜩 바른 것처럼 기름이 줄줄 흐르는 과메기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이 말이 얼마나 믿을 만 한지는 나도 모른다. 그래도 서울 촌놈인 나보다는 포항 토박이의 말이 맞겠지… 라며 매년 과메기 주문 타이밍을 정하곤 한다. 하지만 과메기 제조 과정을 보면 이 말에 어느 정도 믿음은 간다. 과메기는 꽁치나 청어를 해풍을 쐬며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 그늘에 말려야 한다. 포항 토박이 친구의 말로는 추워지기 전에 주문한 과메기는 작년 상품이거나, 건조 과정이 완전치 않아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 비린내가 심할 것 같은 과메기, 누가 처음 먹었나?

과메기는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뜻으로 꿸 ’관(貫)’, 눈 ’목(目)’에서 유래했다.  ‘목’은 구룡포 방언으로 ‘메기’라고 발음하는데 관목 ▶ 관메기 ▶ 과메기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원래는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지만, 1960년 이후 청어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내 입은 꽁치 과메기의 맛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청어보다 꽁치 과메기가 좋다.  


비린내가 심할 것 같은 모습이지만 한번 맛을 보면 매년 겨울마다 생각나는 과메기. 누가 이런 걸 처음 만들어 먹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과메기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한 선비가 한양으로 과거를 가던 길에 배가 고파 바닷가 나뭇가지에 청아가 눈이 꿰인 채 얼린 상태로 말려있는 것을 먹었는데, 그 맛이 너무 좋아 겨울마다 청어의 눈을 꿰어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또, 뱃사람들이 배 지붕에 청어를 던져 놓았더니 바닷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저절로 과메기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유래가 어찌 됐든 겨울마다 찾게 되는 과메기를 발명? 발견? 한 선조들에게 감사하다. 


# 과메기,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이유

과메기는 바다향이 배어있는 쫄깃한 식감에, 반짝반짝 빛나는 고소한 기름의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자칫 느끼할 수도 있어 마늘, 쪽파, 양파 등을 미역이나 김에 싸서 초고추장과 함께 먹으면 좋다. 소주를 부르는 맛이다. (갑툭튀 광고: 술 마시기 전엔 맛있는 숙취해소, 레디큐~) 포항 친구한테 전수받은 노하우 중 하나인데, 과메기가 남았다면 간장과 마늘만 약간 넣고 조림을 하면 밥반찬으로도 제격이다. 이렇게 맛있는 과메기, 왜 겨울에만 먹을 수 있을까? 꽁치는 계절에 따라 지방 함유량이 달라지는 독특한 물고기다. 여름에는 지방이 10% 정도지만 겨울이 가까워지면 20%로 높아진다. 그래서 겨울에 그렇게 기름이 좔좔 흐르는 과메기를 먹을 수 있던 거였다. 

# 겨울철 혈관 건강 지킴이, 과메기

과메기는 오메가3를 함유하고 있다. 오메가3는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로도 많이 사용되는데,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중 지질을 낮추고 심근경색을 방지하는 등 효능이 있어 겨울철 건강 식재료도 제격이다. 또, 과메기의 살에 풍부하게 함유된 칼슘과 비타민D은 골다공증 예방과 어린이 성장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아스파라긴산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단백질 합성을 도와 피로 해소와 간세포를 보호하고 숙취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과메기를 먹으면 소주가 생각나는데, 넌 다 계획이 있는 거였구나?


<일상건강 Tip>

오메가3는 혈행 개선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최근에는 포화지방산이 없는 순도가 높은 알티지 오메가3를 사용하거나, 저온 초임계 공법으로 오메가3를 추출해 영양손실을 최소화한 제품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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