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건강MAGAZINE
모르면 약이요 아는 게 병?
병 주고 약 주는 허당약사의 족집게 약 이야기
시골 장터에 가면 유독 웅성대는 무리가 눈에 띄곤 한다. 흙먼지 이는 무리의 중앙엔 어김없이 한 손에 이름 모를 뭔가를 들고 찰진 목소리로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내는 그분이 있다. 의심에 가득 찼던 호갱님은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며 쌈짓돈을 꺼내고 이름 모를 뭔가를 받아 들고서 호기롭게 돌아선다. 집 앞에 서면 한없이 약해지는 마음에 물건을 슬쩍 뒤춤으로 숨겨 보지만 마누라의 매서운 눈초리에 순순히 자백한다. 먹어도 못 보고 쓰레기통으로 직행한 그 약은 끝내 효과를 알 길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청산유수 말 잘하는 사람을 약장수 같다고 한다. 알고 보면 약장수에게 홀리고 마는 것은 이름 모를 약 때문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언변 때문인데 말이다.
맞는 말이지만, 이런 선입견 때문일까 치기 어린 시절의 허당약사는 이름 모를 ‘동네 약국 아줌마’로 불리는 게 싫었다.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찾으러 제약회사에서 시작해서 약국으로 장르를 바꿨다가 돌고 돌아 다시 회사에 둥지를 틀었다.
과연 허당약사는 파랑새를 찾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