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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Jan 14. 2021

약사는 OOO 영양제를 먹는다.

by 허당약사

Q1. 약국에서 약을 살 때 원하는 약이 아니면 바꿔달라고 하나요?

네, 저는 되도록이면 원하는 약을 구입합니다. 약은 기분 좋게 복용해야 정말 약이 되거든요.


오랫동안 약국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어 약의 성분과 적응증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제품을 지명 구매하는 편입니다. 사실은 저도 그렇고 지명 구매를 환영하는 약사는 드뭅니다. 제가 만일 약사가 아니라면 증상을 말하고 약을 구입하겠지만, 그러기엔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돌아가기 힘들어요.


간혹 약사님이 제가 원하지 않는 제품을 건네 줄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ㅇㅇ약이 있는지 물어보고 그 제품으로 구입하겠다고 정중히 부탁합니다. 만일 없다면 (잠깐) 고민합니다. 재빠르게 약사님과 약국의 분위기, 약의 보관상태 등을 스캔하여 신뢰가 가면 구입하고 영 아니다 싶으면 뒤통수가 따갑더라도 ‘죄송합니다’ 하고 나옵니다.


여기서, 노파심 발동한 허당약사가 구입 전에 꼭 확인해야 할 두 가지 포인트를 알려 드립니다. 


첫째는 제품의 사용기한입니다. 사용기한의 의미는 허가사항의 포장과 저장방법으로 보관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기한입니다. 이 기한을 경과하게 되면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꼭 확인해야 합니다. 집에 있는 약들도 사용기한을 확인하고 경과한 제품들은 근처 약국에 가져가서 폐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성분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최근에는 주성분뿐만 아니라 부형제를 포함한 전성분이 제품에 기재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미리 성분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입니다.


Q2.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으면 무슨 약인지 일일이 확인하고 복용하나요?

그럼요, 제일 먼저 처방전부터 확인합니다. 병원에 자주 가지는 않지만 진료 시에 몇 마디 대화하다 보면 의사 분이 저에게 이 계통에서 일하는지 물어봅니다. 굳이 숨길 일이 아니기에 그렇다고 하고 몇 개 아는 전문용어를 슬쩍 띄워 봅니다. 그러면 어떤 의사 선생님은 처방할 약의 종류와 처방 일수를 미리 알려주거나 약에 대해 제 의견을 묻기도 합니다.


가족이 처방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호자로 같이 가면 똑같은 상황이 생기고 미리 알고있는 처방을 받아 약국으로 갑니다. 약사님에게도 조제하기 전에 되도록 원래의 약통에 그대로 투약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의약품은  본래의 포장대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좀 까다로워 보이기는 하지만 내가 먹는 약이 어떤 약인지 알고 먹는 것은 중요합니다.그래야 복용시간, 복용방법을 잘 지키게 되고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하게 되지요.

Q3. 약국에 가면 약 종류가 엄청 많던데, 그 약 정보를 어떻게 다 알 수 있죠?

약사들의 암기력은 미스터리입니다. 약사는 약의 정보를 다 알 뿐 아니라 어느 구석 몇 번째 칸에 몇 개가 남아 있는지까지 기억하고 있어요. 더 놀라운 건 약국에서 고객의 눈에 보이는 일반약과 의약외품, 식품류가 전부가 아니라는 겁니다. 조제실에 들어서면 어마어마한 종류의 조제약들이 수납장뿐 아니라 안 보이는 서랍장마다 빼곡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저마다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해 진열을 하면서 머릿속에 제품 정보를 입력하고 동선도 확인합니다. 예를 들면, 일반약이나 건강식품은 질환별로 비치해서 고객도 약사도 바로 찾아 비교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처방약은 클리닉 별로 대략 약장을 구분해 놓은 후 빈번하게 나오는 처방약은 조제대 가까운 곳에 비치하고 나머지 약들은 한글 또는 알파벳 순서로 진열합니다. 아무리 약이 많아도 규칙이 있고 저마다 제자리가 있어요. 그래서 관리약사가 새로 와도 며칠 만에 약을 파악할 수 있답니다.


또, 저장방법에 따라 냉장보관, 상온 보관, 실온 보관, 사용기한 등을 확인하여 허가사항에 맞게 보관합니다. 약국은 한가해 보여도 그 안에서는 정말 할 일이 많아요.


더 중요한 것은 약국에 있는 약들의 제품명, 성분, 적응증, 성상, 용법, 부작용, 상호작용을 꼼꼼하게 기억한다는 겁니다. 같은 성분이라도 용량이나 제형에 따라 조제와 복약 방법이 달라지니 주의해야 합니다. 정제, 캡슐제, 시럽제, 과립제, 산제, 액제, 연고, 패치, 플라스타 등 제형마다 취급 방법도 다양합니다. 가끔 환자나 의사가 불쑥 정제 하나를 주면서 무슨 약인지 알아봐 달라고 할 때도 있어서 의약품의 성상도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예전에는 모든 약의 제품설명서를 모아 파일을 만들어 놓고 틈틈이 보곤 했는데, 요즘에는 의약품 검색사이트에서 바로 검색이 가능하니 참 편해졌습니다. 특히 의약품 안심서비스(Drug Utilization Review)라는 처방조제시스템이 있어 더욱 안전한 조제와 복약지도가 가능해졌습니다.

Q4. 약사가 먹는 영양제는 뭐가 있나요?

약사 개인의 취향과 성격에 맞게 건강을 관리합니다. 약보다는 운동이나 음식으로 관리하기도 하고, 신제품이 나오면 먼저 먹어보는 약사도 있고, 밥보다 약을 더 많이 먹는 약사도 있습니다.


한 가지, 제가 보기에 공통적으로 약사들은 유행을 타지 않고 소신껏 영양제를 선택합니다. 보통은 종합비타민과 항산화 성분을 기본으로 신체 조건에 따라 특정 성분이 강화된 제품을 선호합니다. (예로, 비타민 B군, C, E, A, D, 철, 마그네슘, 칼슘 등) 식품류로는 홍삼가공식품, 유산균 제제, 커큐민 제제나 루테인 함유 제품 등을 챙깁니다.

Q5. 건강을 위해 올해 이것만은 지켜야겠다는 생활 수칙이 있다면?

예나 지금이나 제일 중요한 원칙은 돌아서면 손 씻기입니다. 손 씻기야말로 최고의 그리고 최선의 백신입니다. 우리 집 사람들은 손으로 물 베기를 합니다. 흐르는 물을 스치듯 베고는 물방울을 떨구며 방콕으로 직행합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모든 행동은 손에 의해 시작되고 끝납니다. 참으로 수고하는 손입니다. 동시에 가장 감염이 잘 되는 손입니다. 비누로 정성껏 거품을 내어 구석구석 닦고 깨끗한 수건으로 토닥토닥 두드리며 말려 줍니다. 짧고 향긋한 나만의 건강 챙기기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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