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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Jan 19. 2021

코로나 시대, 스키장 필수품

by 마흔살 어른이

“카톡~ 카톡~ 카톡~”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주르륵 흐르는 어느 무더운 여름이었다. 아내와 함께 카페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는데 쉬지 않고 카톡이 울려댄다. 바로 스노우보드 동호회의 단톡방. 카톡의 읽지 않은 메시지의 숫자와 함께, 아내의 의심 지수도 함께 올라간다.  


“여름인데 왜 스노우보드 동호회 카톡이 이렇게 요란하게 울려?”  


나는 태연하게 “우린 봄, 여름, 가을은 스노우보드 준비기간이라 항상 할 얘기가 많아~”라며 아내에게 카톡을 보여줬다. 아내는 내 카톡을 보고 조금 당황스러워했다. “어떻게 처음부터 끝까지 스노우보드야? 이렇게 더운 날에?”  

나는 자타공인 스노우보드 마니아다. 연차로 따지면 거의 20년이다. 결혼 후에도 겨울이면 매주 주말에 스키장을 가는 나를 보고 친구들은 ‘용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내게도 원칙이 있다. 주말 오전 한 타임만 타고 점심은 가급적 집에 돌아와서 가족과 함께 먹을 것! 사실 나이와 체력의 반비례 공식 때문에 오래 타지도 못한다. 하지만, 스키장의 차가운 공기가 좋고, 아름다운 설원의 풍경도 좋고, 라이딩을 할 때면 지난 일주일간 속세의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 버리는 기분이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스키/스노우보드 마니아들이 참 힘들다. 코로나 방역으로 2주간 전국 스키장을 폐쇄하기도 했고, 예년과 달리 차분해진(?) 스키장 분위기 때문이다. 이런 고된 역경을 뚫고 스키장을 가면, 스키/스노우보더들을 힘들게 하는 게 있으니 그건 바로 마스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는 스키장 폐쇄란 없다란 일념 하에 대부분의 스키/스노우보더들은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한다. 그리고 마스크는 바라클라바로 한번 더 덮는다. 이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글에 습기가 차고 마스크는 뜨거운 입김에 젖어 축축해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올해 만약 스키장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이런 불편함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몇 가지 아이템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마스크 가드

마스크를 쓰면 숨쉬기가 불편하다. 이 상태로 운동을 한다면? 얼마나 궁금한지 궁금하다면, 지금 마스크를 쓰고 있다면 자리에서 스쿼트 20개만 해 보길…… KF94 마스크는 기본적으로 숨쉬기 힘들다. 그럼 비말 차단 마스크는 괜찮을까? 운동 중 숨이 가빠지면 들숨일 때 마스크가 입에 달라붙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마치 누군가가 손수건으로 내 입을 틀어막는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평소에는 비말 차단 마스크를 사용하더라도, 스키장에서는 KF94를 사용한다. (KF94 마스크라 하더라도 입에 달라붙긴 한다.) 


인터넷 쇼핑 검색을 해보면 ‘마스크 가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치 배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악당 캐릭터 ‘베인’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인데, 마스크 안에 가드를 넣어주면 마스크가 입에 달라붙지 않아 숨쉬기가 수월하다. 마스크 가드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데 날숨의 방향을 아래쪽으로 만들어줘 고글 습기를 방지할 수도 있다. 온라인 쇼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1만 원에 10개 정도 들어있다.  


PS. 숨쉬기가 상대적으로 편해지는 것이니 마스크를 벗은 상태와 비교하면 안된다. 그리고 가끔 마스크 안팎의 온도차로 생기는 습기가 방울로 맺혀 흐를 수 있다. 침은 아닐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진출처: 에포트리스 홈페이지>

 

#2. 의료용 테이프

스키/스노우보드용 고글은 매우 중요하다. 눈 보호가 주요 기능이지만 내가 고글을 쓰는 이유는 몇 가지가 더 있다. 우선 고글을 쓰면 멋지다. 고글을 쓰면 자신감이 상승해 자신감 있는 라이딩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찬바람을 눈에 직접 받지 않아 속도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보다 쫄지 않고 과감한 라이딩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런 고글에 습기가 찬다면? 실제로 코로나 방역을 위한 마스크 착용으로 고글에 습기가 찬다고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앞서 소개한 마스크 가드도 어느 정도 습기 방지 효과가 있긴 하지만 부족하다. 그래서 “의료용 테이프”를 추천한다. 마스크 윗부분과 콧등에 테이프를 붙여 입김이 위로 올라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일회용 밴드, 하얀 반창고 등 몇 개를 붙여 봤는데 잘 떨어진다. 너무 길게 붙일 필요 없이 약 5cm 정도 크기로 잘라 붙이면 효과가 좋다. 난 3* 의료용 테이프가 좋았다.  


PS.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포스트잇 떼듯이 의료용 테이프가 떨어질 거란 기대는 하지 말자. 약간의 따가움이 있을 수 있다.  

<콧등에 약 5cm정도 마스크를 덮어 붙여도 효과를 볼 수 있다>


#3. 마스크 밴드

마스크를 오래 해서 귀가 아픈 경험 한두 번 있을 테다. 마스크 고무줄이 귀를 계속해서 당기기 때문인데, 스키장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귀로 5톤 트럭을 끄는 차력쇼를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면 다**의 마스크 밴드를 추천한다. 마스크 고무줄을 밴드에 걸어 뒤통수에 거는 방식이라 귀에 걸지 않아도 된다. 만약 헬멧을 쓴다면 바라클라바 위에 마스크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출처: 다이소 공식 블로그 - 다이소걸>

 이외에도 코로나 때문은 아니지만 스키장 갈 때 항상 챙기는 아이템들도 있다. 3년 전 일본 스키 원정을 갔다가 무릎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 그 이후 나이 때문인지, 재활이 부족했는지 스키장을 다녀오면 무릎이 아프다. 그래서 테이핑 형태의 무릎 보호대를 착용한다. 일반적인 무릎 보호대보다 탄성이 강해 무릎인대를 잘 잡아준다. 이 위에는 충격 방지를 위한 보호대도 필수다. 그리고 보호대 안에는 케토톱을 붙이곤 한다. 요즘엔 케토톱 핫이 새로 나와 부착 부위가 뜨끈뜨끈해져 추운 스키장에서 쓰기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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