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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Feb 09. 2021

오메가3, 고지혈증에 효과 있을까?

by 허당약사

집에 오메가3가 있는데 고지혈증에 효과가 있나요?
울금가루가 관절에 좋다고 해서 샀는데 어떻게 복용하죠?
통증을 캐낸다는 파스 온라인에서 싸게 사고 싶어요

여느 아침처럼 HD(허당)은 빗발치는 문의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좀 이상합니다. 언뜻 들으면 맞는 말 같은데 가만 생각해 보면 앞뒤가 안 맞는 질문이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그리고 ‘식품(건강식품)’이 다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노파심 끝판왕 허당약사가 그냥 넘어갈 수 없겠죠. 지금부터 저와 함께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조목조목 짚어 보기로 해요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곰손이 그림 그리느라 힘들었어요.  

# 첫번째 의약품, 약 이야기부터, 

藥(약)은 草(풀초)와 樂(즐길락, 풍류악)이 합쳐진 글자로 ‘아픈 것을 낫게 해서 즐거움을 주는 약초’라고 풀이하기도 합니다. 저는 ‘藥’자를 보면 건강해진 사람이 덩실덩실 춤추는 모습이 떠올라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처럼 의약품은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목적으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품으로 크게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나누어집니다. 모든 의약품은 ‘약’이라고 부르며 약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일부 일반의약품은 몇 년 전부터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는 약으로 항생제, 고혈압약, 당뇨약 등이 있습니다. 일반의약품은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소화제, 진통제, 파스, 등이 있습니다. 


의약품에는 [전문의약품] 또는 [일반의약품]이라고 표기되어 있어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약의 경우 용량에 맞게 먹는 것을 특별히 ‘복용’이라고 합니다. 기억해 두세요. 잠시 후에 다시 나옵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다시 볼까요?  


“통증을 캐낸다는 파스 온라인에서 싸게 사고 싶어요” 


아쉽지만 진통소염제 파스 같은 의약품은 약국이 아닌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판매처에서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불편하더라도 건강과 안전을 위해 약국에서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 두 번째 건강기능식품 이야기로,  

건강기능식품은 외형 포장부터 정제나 캡슐 모양까지 의약품과 비슷해서 혼동하기 쉽습니다. 이제부터 약과 다른 점을 알아보겠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 원료를 사용해 만든 제품으로 건강유지 또는 증진에 도움을 주는 식품입니다. 식품이기 때문에 약국은 물론 온라인, 홈쇼핑 등 다양한 경로로 유통이 가능합니다. 대표적으로 홍삼, 비타민, 미네랄, 유산균, 오메가3, 루테인 함유 제품들이 있습니다. 포장을 살펴보면 특유의 마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건강기능식품 마크]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유지와 증진이 목적이므로 치료효과를 직접적으로 표시할 수 없고 ㅇㅇ에 도움을 준다는 문구를 씁니다. 앞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약은 ‘복용한다’라고 하는 반면, 식품은 ‘섭취한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건강기능식품에는 일일 섭취량과 섭취방법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자, 그러면 다음 질문도 보겠습니다. 

“집에 오메가3가 있는데 고지혈증에 효과가 있나요?”


건강기능식품인 EPA/DHA 함유 오메가3는 고지혈증에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평소 혈행 관리를 통해 건강한 생활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건강식품(식품) 이야기, 

건강식품은 통상적으로 몸에 좋다고 알려진 일반식품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홍삼 제품이라고 해도 인체에 도움이 될 정도의 성분이 들어가면 건강기능식품이고 성분이 적게 들어간 캔디류는 일반식품입니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종류가 다양한데 기억에 남을 만한 제품으로는 최근 이슈가 되었던 크릴오일도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입니다. 


마지막 질문은 어떨까요.


“울금가루가 관절에 좋다고 해서 샀는데 어떻게 복용하죠?”


울금가루는 원재료를 약간 가공한 일반식품이기 때문에 관절에 좋다고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없

어요. 그리고 건강기능식품과 달리 일반식품은 정확한 일일 섭취량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개인에 맞게 섭취량을 조절하시면 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놀라운 점이 있는데 많은 분들의 제품 선택 기준이 의사도 약사도 아닌 ‘지인의 소개’ 또는 ‘미디어 정보’ 라는 점입니다. 내 건강을 옆집 아주머니의 말에 맡기는 것과 다를 바 없지요. 몸과 환경이 다른데 제품이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서 똑같이 작용할 리가 없습니다. 


누구도 ‘약이 좋다 vs 식품이 좋다’ 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는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전문의약품을, 

치료와 예방이 필요한 환자는 의사, 약사와 상의하여 일반의약품을, 

일상 건강의 증진과 유지를 위해서는 건강기능식품을, 

밥 먹듯이 편하게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자 하는 분은 건강식품을 선택하면 됩니다.


당장 제품의 효과를 알려 달라고 호통치는 어르신께 엄청 에둘러 설명하느라 오늘도 허당약사 기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칩니다만, 진실을 알려 드려야 하기에 매번 이렇게 의약품과 식품의 차이를 이야기하고 수화기를 내려놓습니다. 잠시 정적이 흐르자 조용히 손을 뻗어 비타민 담뿍 정제와 목에 좋다는 차를 꿀꺽 삼킵니다. 다음 상담을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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