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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Feb 18. 2021

숨만 쉬어도
쓰레기, 쓰레기, 쓰레기

by 마흔살 어른이

결혼 10년 차. 주말이 되면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일주일 동안 모아둔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그런데 얼마 전, 여느 주말과 다름없이 분리수거를 위해 베란다 문을 열었는데 경악을 했다.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 나와 아내는 코로나 집콕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를 보복적 소비로 풀려했던 것은 아닌지 자책하며 다음 주는 정상적인(?) 소비 생활로 돌아가기로 다짐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분리수거를 위해 베란다 문을 연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사람은 숨만 쉬어도 쓰레기가 나오나 봐…” 

쓰레기 양은 지난주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우린 쓰레기를 꼼꼼히 살펴보기로 했다. 필요 없는 지출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며. 하지만 기대와 달리 특별한 쓰레기는 없었다.  아이가 있고 코로나 때문에 외식이 줄다 보니 식재료를 예전보다 많이 사긴 했다. 대부분의 쓰레기는 식재료 포장을 위한 비닐과 플라스틱, 보냉 스티로폼이었다. 그리고 생활 소모품들도 있었다. 굳이 불필요했던 쓰레기를 꼽으라면 맥주캔 정도? 


# 봉투는 괜찮습니다

사실 아직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찾아내지 못했다. (의도치 않게 홈술을 위한 술병들이 줄어든 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다만 몇 가지는 실천해 보기로 했다. 우선 장바구니! 아내는 예전부터 장바구니를 사용했다. 핑크색의 헬로키티 캐릭터가 그려진 예쁜 장바구니다. (이건 도저히 못쓰겠다) 그래서 아내에게 내가 쓸 수 있는 장바구니를 부탁했다. 가끔은 멋진 백팩을 이용하기도 한다.

우리 집의 일요일은 아빠가 요리사다. 주말이면 아빠의 특별(?) 요리를 만들기 위해 근처 마트나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곤 한다. 예전에는 마트에 가면 아무 생각 없이 마트에서 낱개로 판매하는 일반쓰레기 비닐봉지를 사서 담아오곤 했다. 또, 재래시장에 가면 검은 비닐봉지를 야채 종류마다 하나씩 담아 오곤 했는데, 이젠 계산할 때 자신 있게 말한다. “봉투는 괜찮습니다” 


# 쓰레기 총량을 줄이지 못한다면…

어차피 쓰레기를 줄이지 못한다면 분리수거를 좀 더 철저하게 하기로 했다. 우리 집이 대단지 아파트가 아니라서 그런지 최근 페트병 분리 배출이 시행되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색깔이 있는 페트병과 투명 페트병을 분리해서 버려야 하는 건데, 투명 페트병은 재활용을 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 재활용 가치가 크기 때문이라 한다. 먼저 페트병 안의 내용물은 깨끗하게 비워야 한다. 그리고 이물질이 없이 물로 깨끗하게 헹군다. 라벨이 붙어있다면 라벨도 제거해 압착한 후 버려야 한다. 


라벨 제거가 가장 번거로운 작업이긴 하다. 하지만 분리수거에서 라벨 분리는 꼭 필요한 작업이라 한다. 기껏 분리수거를 해도 라벨이 붙어있으면 재활용 가치가 떨어진다고 한다. 꼭 페트병만이 아니다. 라벨 작업이 된 음료 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요즘에는 라벨 분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절취선이 새겨진 병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일본인 아내는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라벨을 제거하고 분리수거하는 것이 생활화 됐다고 한다. 

라벨 중간에 절취선이 있어 쉽게 라벨 분리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요즘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경우가 많은데 일회용 식기에 묻어있는 음식물은 모두 깨끗이 설거지를 하고 분리수거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레기가 이렇게 계속해서 나오는 건 아직 미스터리다. 쓰레기 총량을 줄이는 고민은 앞으로 계속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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