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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Mar 23. 2021

살 빼는 약의 효과와 부작용

by 배뚱뚱이

<현대 의학으로도 내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 2화>


살을 빼는 약은 양날의 칼과 같다

뇌의 조절 능력을 건드리는 약제들


지난 글에서 보여드린 건기식과 일반 의약품의 경우는 말 그대로 체중 감소 ‘보조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면 오늘 다루게 될 약제들, 특히 전문의약품는 비교 연구를 시행한 정말 증거가 있는 약제들입니다. 그렇지만 위에 소제목에 적은 것처럼 정말 양날의 칼과 같은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약제인 것이 사실입니다. 뭐 사실 다이어트를 위한 전문의약품뿐만 아니라 모든 전문의약품들이 의사의 처방을 꼭 받아야 하는 이유는, 그만큼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코로나 백신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도 허가 임상에 대한 지식이 높아졌습니다. 전문의약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randomized 즉, 무작위로 가짜약과 진짜약 환자를 나눠서 두 군에서 확실하게 효과를 비교한 임상시험을 통해서 효과를 증명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런 전문의약품는 정말 체중감소에 효과적인지 비교 분석한 자료가 있다는 것이죠.

이런 전문의약품의 또다른 특징은 그만큼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무작위 연구에서 부작용에 대한 관찰도 함께 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작용이 크다면 아무리 살을 빼는 효과가 좋다 하더라도 약제의 승인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또는 추가적으로 출시 이후에라도 부작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나타난다고 하면 허가가 취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뒤에 잠깐 말씀드릴 시부트라민이라는 약제가 그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이 약제는 모두 복용해야 하는 대상이 정해져 있습니다. 정상체중의 사람들이 더 예뻐지기 위해 사용하는 건 허가 외(제약회사에서 off-label) 사용입니다. 허가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적절한 체중감량요법(식이요법 및/또는 운동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초기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 BMI)가 30 kg/m2 이상, 또는 다른 위험인자(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가 있는 BMI 27 kg/m2 이상인 외인성 비만 환자에서 운동, 행동 수정 및 칼로리 제한을 기본으로 하는 체중감량요법의 단기간 보조요법> 


제가 키가 174cm이니 제 키로 90kg 정도가 BMI 30입니다. 제가 고혈압이 있으니 81kg까지는 이 약들을 이용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만약 키가 160cm 정도라면 76kg 정도가 되어야 (BMI 30 기준) 약을 쓸 수 있다는 점은 미리 말씀드립니다. 


현재 전문의약품으로 나와있는 약제는 크게 3가지, 뇌의 식욕 중추를 건드리는 약제, 그리고 식욕중추에 관련된 성분을 주사하는 약제 마지막으로 흡수를 방해하는 제재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 향정신성의약품 군

네, 우리가 흔히 마약이라고 말하는 향정신성의약품 맞습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사람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하는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물질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이러한 약제들은 쓸 수 있는 기간이 제한되어있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시면, 우리 뇌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주름이 잡힌 대뇌 영역, 그리고 노란색으로 되어있는 뇌간, 뇌교, 뇌궁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참고로 노란색으로 되어있는 부분의 경우, 대부분의 척추동물이 가지고 있는 부분, 즉 먹고 / 자고 / 움직이고 / 2세를 만드는 이러한 기본적인 기능을 담당합니다. 지능이 발달한 동물, 대표적으로 사람의 경우는 이 부분 위에 있는 대뇌가 점점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를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뇌에서 식욕을 담당하는 부분은 주로 시상하부 (hypothalamus), 그리고 변연계 (Limbic system) 부분입니다.  (그림의 노란 부분에 있는 구조에 해당합니다) 여기에서 몸에서 나오는 호르몬들의 변화를 감시해 ‘아~ 배고프다’ ‘아~ 그만 먹자’의 신호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 신호와 관련된 약제들이 바로 향정신성의약품 카테고리의 다이어트약제입니다. 


대표적으로는 펜터민, 펜트리마진 등의 약제가 있는데 무려 ‘중추신경 흥분제’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4주 이상은 사용하지 않도록 권장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시장에서의 인기가 다소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로카세린이라는 약제가 조금 더 길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효과가 같은 기간의 펜터민 계열에 비해서 조금 작다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하나의 약제는 부프로피온+날트렉손 인데, 사실 부프로피온이나 날트렉손 모두 오랫동안 사용되었던 약제이다 보니 12주까지는 치료를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최근 이쪽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제는 위의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를 병합한 약제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투약 기간이 앞의 약제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약을 할 수 있다는 점이고, 그럼에도 부프로피온+날트렉손에 비해서는 효과가 길다는 장점까지 있다 보니, 가장 선호되는 약제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약제를 포함한 향정신성약제는 약을 먹다가 함부로 끊어서도 안되고, 서서히 양을 줄어야 한다는 제한점도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약제의 경우 주의사항에 보면 향정신성 약물이 가지는 살벌한 부작용들이 그대로 다 존재합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쓰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고 또 제일 중요한 것은 ‘운동, 행동 수정 및 칼로리 제한을 기본으로 하는 체중감량 요법의 단기간 보조요법’ 이것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살 빠지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이지, 똑같이 살아도 약만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것이 아닌 것을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리라글루티드 

현재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약제라고 생각됩니다. 이 약은 본인이 본인의 배에 직접 주사를 찔러서 투약하는 어마어마한(?) 기전입니다. 처음 이 약이 국내에 들어올 때에는 주사제란 한계 때문에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대한민국의 사람들은 살을 빼기 위해서는 내 배에 내가 직접 주사를 놓는 것을 불사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약의 기전은 GLP-1 유사체로, GLP-1이 오랫동안 작용하도록 해주는 기전입니다. 이 GLP-1은 위에 말한 시상하부에 작용해서 식욕을 감퇴시키고, 위장관 운동을 저하시켜서 음식이 천천히 사라지게 합니다. 이런 기전을 통해 식사를 덜하도록 만들죠. 이 약은 확실히 식욕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문제는 눈앞의 음식이 먹기 싫어질 정도까지는 식욕이 조절되지는 않기에 회식 자리를 피하는 등의 노력은 해주셔야 한다고 합니다. 역시 운동 등의 조절 요법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3.직접 흡수 억제제

매우 직관적인 약제입니다. 지방을 먹었는데, 지방이 흡수가 안되고, 그래서 지방이 대변으로 나오게 하는 직관적인 기전의 약제입니다. 지방을 많이 먹을 것이 예상되는 식사 직전에 먹으면 효과가 가장 좋다고 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식사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보다는 탄수화물 과다 섭취가 주 비만 기전인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사실 그렇게 인기 있지는 않습니다. 


사실 인기가 있지 않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위에 말한 지방변 때문입니다. 지방 성분은 배변을 관장하는 항문의 기능과 무관하게 스스로 새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가만히 앉아 있거나 걷고 있는데 지방 성분이 새 나오는 현상 때문입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오히려 우리나라에서는 큰 인기가 없었던 약제입니다. 

실제로 위에 제시된 세 가지 기전 모두 추가적인 약제 개발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적절한 체중감량 요법(식이요법 및/또는 운동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초기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 BMI)가 30 kg/m2 이상, 또는 다른 위험인자(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가 있는 BMI 27 kg/m2 이상인 외인성 비만 환자>


이 조건은 아마도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냥 살을 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을 해도 안 되는 사람들에 제한하여 처방하는 것을 지정하고 있으며 <운동, 행동 수정 및 칼로리 제한을 기본으로 하는 체중감량 요법의 단기간 보조요법>이란 가장 중요한 대전제 또한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다이어트라는 것은, 1편에서 말씀드린 대로,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process이다 보니 노력이 분명 필요한 process입니다. 결국 1편에서 말씀드린 방법, 2편에서 말씀드린 방법 모두 ‘도움을 받는’것이지, 가만히 먹고 싶은 것 다 먹어도, 빼주는 약제는 없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너무도 많은 체중을 줄여야 할 경우라 하더라도, 1~2kg 감량 같은 작은 성공으로 시작하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조금이라도 빠지기 시작하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재미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모두 저와 함께 힘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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