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쓱길이
6살 딸아이와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다 보면 동네 아이들이 하나둘씩 모인다. 시간이 지나 귀가할 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아쉬워하며 내일은 놀이터에 몇 시에 나오는지 내게 물어본다. 그렇다. 나는 우리 동네 놀이터 인싸(아빠)다. 동네 엄마들 사이에 청일점으로 단톡방을 파고 공동 육아까지 하고 있는 내가 보장하는 놀이터 인싸 아빠의 유산소 운동법을 공개한다.
# 놀이터에서 함께 논다? 유산소 운동한다!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6살 딸아이의 하원 담당은 나다. 특별한 일이 있지 않은 이상 등원은 아내가 하원은 내가 맡는다. 집에서 가까운 위치에 유치원이 있기 때문에 따로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집에 오는 동안 거치는 3개의 놀이터는 아이에게 하원 필수 코스가 됐다.
딸아이는 나를 닮아서인지 절대 가만히 앉아 노는 법이 없다. 항상 뭐가 그리 바쁜지 뛰어다니고, 놀이터에서도 미끄럼틀이나 그네를 타기보단 친구들과 뛰어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렇게 한 참을 친구들과 뛰어놀다 보면 꼭 나에게 같이 놀자고 애교를 부리는 시간이 찾아온다. 놀이터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아빠(또는 엄마)들이 “그냥 친구들하고 놀아”라는 말로 아이들을 돌려세우는 것을 본다. 하지만 바로 이 순간부터 나의 유산소 운동은 시작이다.
물론 새벽 운동과 회사 업무를 마치고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생각을 살짝 바꿔보자. 시간 내서 힘들게 운동도 하는데 놀이터에서 아이와 놀면서 살까지 뺄 수 있다면? 놀이터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이와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모두에게 최고의 시간이 될 수 있다.
#1. 타바타 잡아잡아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잡기 놀이를 유산소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얼음 땡은 안된다. 아이가 얼음!을 외치는 순간 유산소 운동도 끝이 나기 때문이다. 맹목적으로 아이에게 나 잡아 봐라 하면서 잔뜩 약을 올리며 도망가는 것이 포인트다.
동네 놀이터마다 규모가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놀이터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전력을 다해 놀이터 한 바퀴를 돌고 적당한 템포로 다시 한 바퀴를 돈다. 그리고 한 바퀴는 빠른 걸음으로 걸으며 돈다. 이렇게 총 세 바퀴를 다른 템포로 도는 것이 1회. 총 10회 정도를 반복해 주면 생각보다 많은 땀 방울이 맺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2. 악어떼 계단 오르기 놀이
잡아잡아 놀이의 변형된 버전으로 약간 큰 규모의 미끄럼틀이 있는 놀이터가 필요하다. 물론 작은 미끄럼틀이어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아이들은 미끄럼틀 위에서만 도망 다니는 것을 규칙으로 정하고, 나는 한 마리의 악어가 되어 미끄럼틀 아래에서 아이들을 위협하며 돌아다닌다. 그리고 적당한 타이밍에 미끄럼틀 계단을 빠르게 올라갔다 내려온다. 마치 아이를 잡을까 말까 하는 적당한 긴장감을 주면서 오르락 내리락을 1회로 총 10회 반복한다. 이 10회 반복이 1세트로 놀이 중 할 수 있는 만큼 세트를 반복해 주면 터질 듯한 하체로부터 느껴지는 운동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3. 유산소 꽃이 피었습니다
모두가 아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운동 버전이다. 아이가 술래가 되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데 정지 동작에서 플랭크 자세와 기마자세로 정지한다. 거리가 멀면 멀수록 플랭크와 기마 자세를 저 많이 반복할 수 있다. 술래 역할을 하고 있는 아이를 터치하고 도망갈 때 역시 전력 질주로 도망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