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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May 07. 2021

코로나 민간요법, 제발 그만~!

by 배뚱뚱이

의사들은 가서 뭐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아
한약 물어보면 무조건 먹지 말래, 일단 약만 줘

환자들이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하는 불평일 듯합니다. 특히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 환자들은 더하죠. 오랫동안 병을 앓다 보니 본인이 직접 이런저런 공부를 하는데, 의사의 처방보다 본인만의 치료 방법 (방법이라기 보다 치료 철학)을 확신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법들의 대부분은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민간요법들이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 정보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종편의 시청률 상위 프로그램에는 늘 ‘엄지의 제왕’, ‘나는 몸신이다’, ‘알토란’ 같은 건강 프로그램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물론 요즘은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상위를 모조리 차지하고 있긴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을 악용하는 사례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가 장기화되다 보니 인터넷에는 믿을 수 없는 민간요법들이 많이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민간요법에는 특정 판매처가 연계되어 있기도 하죠. 심지어 얼마 전에는 모 유제품 생산 업체에서, 특정 제품이 코로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체외 실험 연구결과로 학회를 여는 황당한 이벤트가 있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해당 업체 회장이 책임을 지고 사임을 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런 몇몇 코로나 예방 민간요법들의 실상을 파헤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1.항바이러스 식품으로 이겨내는 코로나19 

A.요오드가 많이 들어있는 다시마/미역을 먹으면 코로나 항균 효과가 있다. 

요오드 (최근에는 ‘아이오딘’이란 원소기호로 부르기로 했습니다)는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빨간약 (포비돈 아이오딘)의 구성 성분 중 하나입니다. 저용량 희석액은 가글 등에도 사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입니다. 당연히 다른 가글액과 마찬가지로 외출후에 가글을 하면 점막에 잔존하는 균에 대해서는 소독 효과가 있을 수 있겠죠.  


그런데 문제는 식품으로 섭취한 요오드도 소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요오드는 인체에 필요한 미량 원소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요오드는 갑상선에서만 그 작용을 합니다. 아마 중학교/고등학교 생물 시간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갑상선에서 소독 효과를 일으킨다는 얘기는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가 흔하게 쓰는 차아염소산나트륨, 즉 락스를 희석해서 섭취하는 것과 다를 것 하나 없죠. 요오드는 해조류를 통해 섭취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해조류 섭취가 다른 나라에 비해 엄청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요오드 부족은 절대 일어나지 않으니 코로나를 이겨내겠다고 다시마와 미역을 계속 드실 필요는 없습니다.   

B.마늘물/소금물로 이겨내는 코로나19

코로나가 창궐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네요, 혹시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1년 전 성남의 모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때 “입을 아 하고 안에 소금물을 분무기로 뿌려서 우리 교회는 코로나에 안전하다”는 목사의 말이 문제가 됐었죠. 제가 이 소금물에 대해서 뭐라 찾아보려고 했지만 아무런 근거가 없는 소독 방법이라 정말 드릴 말씀이 없었습니다. 다만 설령 적절한 소독약을 뿌린다 하더라도 이러한 방법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체내 침투를 막을 수 없습니다. 소독제는 현재 존재하는 일부 세균을 죽일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침투를 막는 방어막을 만들어 주지는 않기 때문이죠.  


비슷한 시기 인천시장을 역임하신 모 정치인이 “통마늘 7개 넣고 펄펄 끓인 물을 하루 3번 커피처럼 마시면 상당한 효과가 있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이 기사는 전 세계적으로 해악을 끼친 가짜 뉴스로 여겨져 WHO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공지를 내기도 했습니다.  

C.유산균 (a.k.a. 불XX스)으로 이겨내는 코로나19 

네 서두에 말씀드린 바로 그 식품입니다. 의사 입장에서 본다면 이건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에게 사용해서는 안될 측정법으로 사람의 신체가 아닌 다른 환경에서 실험이 진행되었다는 데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위의 다시마에서 요오드를 추출해서 포비돈 용액을 만들면 당연히 항균 효과가 있겠죠. 그렇다고 해서 다시마가 항균 음식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2.그 어떤 식품/영양제도 코로나 치료제로 인정받지 않습니다. 건강에 유익할 뿐입니다. 

실제 대부분의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할 때, 보조적으로 수액에 비타민 C를 넣거나 피검사 수치에 따라서 다른 비타민/미네랄을 보충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기본적인 치료가 잘 되게 해 주기 위한 보조적인 도구일 뿐이지 그 자체가 치료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건강한 일반인이 위에서 말한 비타민 C&D, 아연 등을 먹는 것은 질환 치료보다는 건강 증진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코로나는 예방이 최선입니다. 

다행히 코로나가 감염되었을 경우 그 자체로 사망하는 치명률은 우리나라에서는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위험한 이유는, 나는 괜찮아도 나와 같이 사는 가족이나 직장/학교 동료들 중에 나에게 전염된 사람들이 크게 아프거나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의 전파를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참고로 아래에는 WHO에서 서태평양(우리나라를 포함한) 지역에서 많이 나오는 질문을 바탕으로 정리한 Mythbusters (미신 쪼개기) 질의응답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COVID-19 mythbusters 

Q1.코로나바이러스는 덥고 습한 환경에서 죽지 않나요?

안 죽습니다. 


Q2.술을 마시면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지 않아요?

그렇지 않습니다. 술은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Q3. 대변을 통해서 코로나가 전파되나요?

이론적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대변에서 발견되지만, 감염 경로는 주로 직접 접촉/ 비말 감염에 의해서 감염됩니다.  


Q4.물을 자주 마시면 코로나로부터 막아주지 않나요?

건강에는 좋지만 코로나를 막아주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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