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배뚱뚱이
잠결에 제 이름을 부르는 낯선 목소리가 들렸어요. 일어나려는데 몸을 꼼짝할 수 없었죠
잠을 자고 있는데 머리를 풀어헤친 여자가 제 가슴팍에 서서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가위눌림은 매우 영적이고 뭔가 종교적, 비과학적인 범주의 현상 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의학에서도 이런 현상에 대해 연구를 한 것이 있습니다. (사실 이 계정의 대장님이 저에게 시키셨습니다. 알아보라고…) 저도 찾아보니 가위눌림을 설명하는 것이 ‘수면 마비(Sleep paralysis)’란 용어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다소 오싹한 경험일 수 있는 가위눌림, 수면 마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수면은 ‘전신 탈력(힘이 없어짐)과 의식의 각성(기억하고 의식이 있음)이 동시에 일어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가위눌림 현상은 의학적으로는 반드시 자는 동안에 일어나기 때문에 수면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선생님들이 수면 마비에 대해 연구를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가위눌림은 전조증상이 있다고 합니다. 대략 1~3kHz의 울리는 듯한 환청이 들립니다. 또, 강한 압박감을 동반하는 독특하고 불쾌한 전구 증상이 짧게는 몇 초, 길게는 몇 분 동안 나타납니다. 그리고 한 순간에 온몸의 수의 운동(의식적으로 조절이 가능한 운동)이 불가능해집니다.
수면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자주 들어보셨을 REM (Rapid Eye Movement) 수면은 수면 마비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REM 수면 기간에 꿈을 꿉니다. 그런데 REM 수면 동안에는 꿈 내용이 실제로 나타나는 것, 즉 꿈에 따라서 사림이 직접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무긴장증(Atonia) 상태가 됩니다. 예를 들어 길을 걷고 있는 꿈을 꾼다고 실제로 잠을 자면서 걷는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겠죠? 그래서 우리 몸은 호흡과 심장 박동 등을 제외하고 다른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킵니다. 가위눌림은 무긴장증(Atonia) 상태에서 꿈을 명확히 기억하는 건데, 근육은 무긴장증(Atonia) 상태지만 뇌는 이미 깨어있는 상태인 거죠. 그래서 꿈을 매우 실감 나게 느껴 도망가고 싶은데 근육이 움직이지 않으니 매우 무섭고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겁니다.
사실 우리는 꿈을 엄청 많이 꾸지만 실제로 기억하는 꿈은 주로 일어나기 전에 꾸는 꿈만을 기억한다고 합니다. 즉,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아주 깊은 밤에 더 무서운 꿈을 꿨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기억을 못 할 뿐이죠.
통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가위눌림 증상 자체는 30% 이상의 인구가 경험하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래서 간헐적으로 이런 일을 겪는다고 해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매일 이런 증상을 겪어 만성적인 현상이 됐다면, 수면의 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기에 적절한 진단과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가위눌림을 예방하기 위해서 머리맡에 식칼을 두고 자라는 미신도 있죠. 과학적 근거는 없다는 것은 말 안해도 알겠죠? (식칼을 두고 자는게 더 무섭고 위험하지 않을까요?) 예상했겠지만, 당연히 가위눌림에 대한 특별한 치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바다 건너 미국의 예시를 찾아보니 수면 습관(위생)을 개선하거나 필요할 경우 항우울제를 쓰라는 정도의 아주 기본적인 내용만 나와있습니다. (아니 그걸 누가 모른단 말입니까?)
그리고 옆으로 눕는게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사실 이는 통계적인 실험에 기인한 부분은 아닙니다. 잠을 잘 때 목젖이 기도를 막으면 호흡이 곤란해질 수 있는데, 옆으로 자면 이를 방지하고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해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다른 수면 관련 질환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환경에서 잠을 자는 것이 가위 눌림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가위 눌림이 너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은 분명 본인이 잠자는 환경 또는 시간 등, 잠을 자기 어려운 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만약 가위에 자주 눌린다면 먼저 잠자리 컨디션이 어떤지 먼저 확인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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